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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s. 직접 투자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것이다. 빚을 내고자 하는 마음이 든다면 주식의 ‘주’자도 입 밖에 내지 말라. |
심: 이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드셨겠네요.
박: 당연하죠. 이 실패를 통해, 정말 내가 잘 아는 회사가 아니면 투자 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심: 저 같은 경우, 신입 사원 때 주변에서 그런 경우를 하도 많이 봐서, 아예 주식에는 신경도 쓰기 않기로 결심을 했었는데요.
박: 저의 경우, 기회는 가까운 곳에서 왔습니다. 제가 근무한 LG 카드에서 우리 사주를 직급에 따라 나누어 주었는데, 저는 사원으로 150에서 200 주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회사 재무 상태가 좋아지는 것이 너무 분명했지 때문에 맥시멈 200주를 주당 만원에 받았습니다. 2003년에 드디어 LG카드가 상장 되었고, 최대 10만원까지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저는 8 만원 선을 목표 주가로 생각하고, 8만원에서 주식을 팔았습니다. 200만원에 사서 1600만원에 팔았으니까, 시세 차익을 1400만원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심: 본인이 다니는 회사였기에 정확한 정보에 기초하여 투자를 하신 셈이네요.
박: 그렇게도 볼 수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회사를 잘 들어간 덕이죠.
심: 그럼, 계속 이런 정확한 정보에 기초한 투자를 하셨나요?
박: LG카드에서 수익을 올리고, 이번에는 삼성카드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삼성 카드도 상당한 수준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충분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당시 삼성 카드는 아직 상장되지 않은 상태로 장외 시장에서 거래 되고 있었습니다. 당시 PER가 5 정도 되었고, 가격은 주당 4만원 이었습니다. 500주를 2000만원에 매입했습니다. 이후, 주가가 8만원 되었을 때 매도해서, 2000만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심: 이제 어느 정도 감을 잡고, 투자에 자신감이 생겼겠네요.
박: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제가 장외 거래를 통해서 수익을 내고 있는 이야기를 당시 회사 선배나 동료들에게 이야기 했더니, 여러분이 자기도 투자하게 도와 달라고 하셔서, 몇 분을 도와 드렸습니다. 그중 한분은 1000주를 사셨는데, 아쉽게도 매도 타이밍을 놓쳐 오히려 손해를 보시더라고요.
심: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 한데요. 어떻게 봐야 할까요? 운이 없다고 해야 할지, 재복이 없다고 해야 할지요. 너무 욕심을 내서 그럴 걸까요?
박: 그러게 말입니다. 하여간 저는 이번 일을 통해, 한 가지 주식 투자에 있어서의 또 하나의 원칙을 세우게 됩니다.
심: 그게 무엇인가요?
박: “내가 투자하고 있는 종목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자.” 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내가 수익을 보고 있는 주에 다른 사람들이 못 들어오게 해서 나만 이익을 보자는 것은 아닙니다. 주가는 정말 귀신도 모른다고 하는 것이고, 언제 들어가서 언제 나오느냐의 분별력의 문제는 정말 자기 복의 문제이기 때문에, 개인대 개인 차원에서 다른 사람에게 어떤 종목을 추천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입니다.
심: 가치투자의 창시자 벤자민 그레이엄은 주식을 고르는 것은 결혼 배우자를 고르는 것과 같다고 했는데, 종목을 추천하는 것은 중매를 서는 것과 마찬가지 인 셈이네요. 중매는 잘하면 술이 석잔, 못하면 뺨이 석대라고 하잖아요. 종목 추천을 잘하면 술 한 잔 얻어먹지만, 못하면 완전히 인간관계를 망치는 결과가 되는 것 같습니다.
박: 네, 적절한 비유네요. 최근에 제가 다니는 대학원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또 있었습니다.
한 동기생이 자신이 최근에 분석한 벤처기업에 대해 발표를 했습니다. 발표를 너무 잘 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습니다. 저도 마음이 흔들릴 정도였습니다. 그분은 자신의 여유 자금 뿐 아니라, 아는 친척들 자금까지 끌어 들여 투자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주가 등락을 몇 번 반복하더니, 경영진의 횡령들이 겹쳐 결국 상장 폐지되고 말았습니다.
Tips. 직접 투자의 절대 원칙: 자신이 투자하고 있는 종목을 절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거나 추천하지 말라. |
심: 가지고 있던 모든 주식이 휴지 조각이 된 거네요.
박: 그렇죠. 그런데 문제는 이 분 뿐 아니라, 같이 수업을 들은 몇몇 PB들도 이 정보에 혹 해서 주식을 상당수 매입하고, 결국 피해를 같이 보게 되었습니다.
심: 그런데, 소장님도 어느 정도 마음이 흔들렸다고 하셨는데, 왜 투자 하시지는 않았나요?
박: 예, 말씀드린 대로, 종목 분석도 너무 철저하게 잘했고, 당시 녹색 성장 테마주인 태양광 산업 업체였기에 저도 상당히 관심이 갔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을 들은 후 집에 와서 몇 가지 조사를 해 보았는데, 가장 눈여겨 본 부분이 그 회사 경영진입니다. 경영진에 대해 아는 대로 자료를 조사해 보니, 사장이 전에도 주가 조작과 연관 된 인물과 친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한 10년 동안 텐인텐 카페를 운영하며, 돈이나 이익과 관련해서 저를 찾아오는 많은 분들은 만나보며, 일종의 감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뭔가 수상한 느낌이 나더라고요.
심: 코스닥 쪽은 우회 상장이나 주가 조작, 경영진의 부도덕성으로 인해 복마전이 심하기 때문에 더욱 경영진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네요.
박: 하여간 이 사건을 보며, 다시 한 번 종목 추천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심: 그 이후 주식 투자는 어떻게 하셨나요?
박: 이렇게 몇 번의 성공을 하니까, 저도 인간인지라 교만한 마음이 들어오더라고요. “야 이렇게 하면 텐인텐이 아니라, Ten-in-Six, 즉 6년이면 10억 모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1년에 종자돈이 1억 정도 모였는데, 이런 식으로 매년 100% 수익을 내면 2005년 이면 충분히 10억을 넘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Tips. 주식에서의 잠깐의 성공은 사람을 교만하게 만들고, 분별력을 상실하게 만든다. 수익이 날수록 욕심을 줄이고, 10% 수익에 만족하는 마음의 수양을 쌓아야 한다. |
심: 그런데 현실은 어땠나요?
박: 제게 주식 투자를 통해 대박을 안겨준 LG 카드 우리사주가 이번에는 재앙으로 다가왔습니다. LG 카드가 상장하면서 다시 우리 사주를 배정받았는데, 아시다 시피 LG 카드가 2003년 5조 6천억의 적자를 내고,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들어갑니다. LG 그룹은 2004년부터 경영에서 손을 때고, 채권단의 관리를 받다가 결국 2007년에 신한카드로 통합됩니다. 이 과정에서 두 번의 감자를 거치며 제가 산 5000만원 어치 주식은 60만원까지 가치 하락합니다.
심: 그러면, 중간에 손절매(stop loss: 주가가 떨어질 때 손해를 보더라도 팔아 추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피하는 기법)하시지 그랬어요.
박: 우리 사주는 의무 예탁 기간이 있어서 중간에 팔수가 없습니다. 당시, LG 카드는 우리 사주로 인해 평사원들 평균 빚이 3000 만 원 정도 된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 후 경영 상태가 조금씩 개선되면서, 성과급이 나와 어느 정도 빚은 해결되었지만, 주식으로 인해 손해 본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심: 인생지사 새옹지마라고, 복덩이였던 우리사주가 이번에는 재앙이 되어서 돌아 왔네요.
박: 저는 오히려 2003년의 이런 경험이 제게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게 되었고, 마음공부에 다시 전념하게 되었으니까요.
심: 2003년 이후는 어떻게 주식 투자를 하셨나요?
박: 2004년 코스닥 가치주를 조금씩 매입하기 시작했습니다. 교통 카드 관련 업체였는데, 재무재표도 건전하고, 기술력도 있고, 경영진도 믿을 만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때 2만원까지 갔다가, 최악의 경우 2천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지금이 2010년이니까 7년 동안 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심: 7년이나요? 우리사주나 블루칩도 아니고, 시세 차익을 바라고 투자하는 것인데 7년이나 보유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일인데요.
박: 그렇습니다. 이 주식으로 인해 정말 제 마음에 근육이 생겼다고 할까요. 정말 인고의 시절을 보내야 했습니다. 7년 동안 투자된 금액은 1억 정도인데, 7년간 80%는 투자 총액 7000만 원 이하의 행보를 보였습니다. 최악의 경우 주당 2천원 까지 떨어졌다가 2009년부터 다시 회복되어 지금은 16,000원 대입니다. 목표 주가는 25,000을 보고 있습니다.
심: 그러면 지금은 어느 정도 만족하시겠네요.
박: 저는 원래 마음을 비웠었는데, 그 동안 제 아내가 많이 힘들어했고, 이 문제로 부부 싸움도 몇 번 했습니다.
심: 하여간, 가치주로 직접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박: 당연합니다. 저는 절대로 심선생님 같은 주식 초보자에게는 직접 투자를 권하지 않습니다.
심: 네 잘 알겠습니다. 저는 10년 전 회사 생활 할 때, 제 사수였던 과장님이 하신 “심정섭씨 너는 절대 주식 투자하지 말라”는 충고를 마음에 새긴 덕분에 주식으로 인해 마음 상하고, 힘들어 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펀드나 CMA 등을 활용하고, 절대 직접 투자는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Tips. 직접 투자의 절대 원칙: 주식 초보는 절대 직접 투자를 하지 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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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와.. 대단하시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좋은 강의가 있어 정리가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좀 더 많은 분들이 텐인텐의 건전한 가치관을 공유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