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봉산에서 바라볼 때에 삼태성[三台星]의 북두산과 필봉의 선암산은 길격의 안대[案對]를 이루고 있으며, 동쪽 끝 "한티재"로 멀경[П]자 형태로 두 줄기 산은 연결되어 그 사이는 마치 배의 안쪽과 같은 형태를 하고 있다. 두 산줄기 사이에 있는 길이 13km의 길은 현재 포장을 하고 있는 단계이나 내왕하는 교통이 드문 한적한 길이다. 하지만 사람의 두 다리가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던 시절, 이 고개는 과거길 또는 관로가 아닌 일반인들이 즐겨다니던 상로로 포항에서 상주방면으로 소금, 생선 등 바다의 산물을 내지로 옮겨주는"상포선"에 위치하였다. 상포선 길목에 위치하던 대동리는 조그마한 부락이면서도 상시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기에, "한티재"는 포항에서 안계로 향하던 건어물 장수가 쉬어가며 한숨을 내 쉬었다"하여 부르게 된 이름이다. 이처럼 붐비던 마을, 쉬지 않고 내왕객이 드나들다 지금은 한산해진 고갯길처럼 오고가는 이들이 없어 오솔길 상태로 남겨진 산길은 거칠게 여겨지기도 할 것이다.
"뱀산"이라는 특이한 산 이름으로 찾아드는 이들이 그간 가끔씩 있기는 하였다. 이후 전국 일천 명산을 선정하여 시로 오른 김은남 시인이 선암산과 뱀산을 방문 한 후에 산악잡지와
"일천산의 시탑"에 등재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역민의 요청으로 등산로 이정표가 설치되고 드나드는 길이 더나아졌으나 김은남
시인이 그의 시에서 표현하였듯 등고선이 제법 촘촘한 깊은 두메 청산을 찾아 몰려드는 등
산객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다 최근 매일신문에 13 년간 새로운 산을 찾아 오른 등산마
니아 송형익 대구대 교수가 1천여 개의 산을 오른 후 천산대학[千山大學]을 졸업하였다 하
여 그 기념으로 으뜸 산행지로 선암산을 추천하면서 산행하는 이들이 갑작스레 늘었다.
남북으로 마주한 선암산과 복두산 일대를 종주하면서 오르내려야 할 크고 작은 봉우리들은 수 없이 많다. 걸어야 할 거리가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높낮이가 그리 심하지 않기에 큰 무리가 없는 산행길이다. 한 여름 낯의 길이가 길때 이들 5개의 산들을 꼭히 종주할 것을 권한다. 솔향짙은 넉넉한 숲길, 하나의 능선으로 연결된 길을 걷노라면 찔레꽃 떨궈진 뿌연 오솔길 거쳐 종주케 되리라. 그러다 북두산 너머 빙계계곡을 건너면 - 신비한 빙혈로 주변에 위치한 내를 빙계, 마을의 이름을 빙계리, 계곡 내에 위치한 서원을 빙계서원이라 하듯 - 빙산이 있다. 북두산과 마루금을 잇고 있는 이 산은 신라시대 최치원[崔致遠] 선생이 해인사로 향하기 이전 경주 남산, 합천 청량사, 지리산 쌍계사, 함포 월영대, 동래 해운대, 남악 단석사 등과 더불어 음풍농월[吟風弄月] 하며 즐겨찾던 곳이다. 빙산에 있는 빙혈과 풍혈을 대하면 계절과는 달리 여름철에는 시원하고, 겨울철에는 훈훈하다. 따라서 북두산의 땡볕과 계곡의 시원한 바람으로 음양이 조화를 이룬다. (환경부 자료 일부 인용)
낙동정맥의 가지줄기 보현지맥은, 가사령에서 이어져오다 예재에서 2.1km쯤 지나서 다시 하나의 산줄기를 분기[分岐]한다. 바로 위천 북쪽 분수령을 이루며 큰골말냉까지 이어지는 길이 58.8km의 선암지맥이다. 큰골말냉에서 위천의 우안[右岸]으로 사라질 선암지맥을 따라 발걸음하면 매봉을 거쳐 두마재에 당도하게 된다. 신발끈을 고쳐묶고 된비알 오름길 한달음에 치달아 도착하여 마주한 능선길은 동과 서로 나뉘어져 이어지고 있다. 오른쪽 방향은 복두산, 북두산을 거쳐 빙산으로 향하는 길. 왼쪽 방향은 매봉산에서 한티재로 잠시 내려섰다, 뱀산과 선암산으로 이어지는 선암지맥이다. 하나의 산길로 묶을수 있는 이들 산들을 두고 옛날에는 모두 선암산이라 하였다. 그러나 맞은 편의 산을 복두산이라 하게 되었으며, 점차 여타 산들도 독자적 특성으로 저마다 이름들 갖게되면서 현재에는 5개나 되는 산들이 모두 이름을 갖게 되었다.
"산을 유람하는 것은 술을 마시는 것과 같다. 그 깊이는 각자의 국량에 따라 정해지는데, 그 아취[雅趣]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얻는 것은 고작 산의 겉모양에 지나지 않는다. 산수를 보는 것은 미인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경험이 많은 자라 해도 이름만 듣고 실제로 보지 못했다면 약한 마음에 이끌리게 마련이다" 조선시대 장서가 이하곤[李夏坤]이 남긴 말이다. 유명한 화가이자 시인인 이인상[李麟祥]은 산에 노니는 것을 독서, 음주, 미인을 보는 것에 비유하고, 산수의 품격[品格]을 알려면 신령한 정신과 지혜의 눈을 갖춰야 한다고 하였다. 산행할 대상지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위하여 저마다의 산이 가진 유래와 사연을 알아보기로 한다.
건각[健脚]이라면 당일로 주파할 선암산 일대에는, 선암산 외에도 4개의
산으로 뱀산, 매봉산, 복두산, 북두산이 더있다. 그런데 선암산 인근 사람
들한테 "선암산이 어디에 있느냐" 하고 묻는다면 알아들을까 ?'하고 질문
한다면, '그런 질문이 어디있으냐' 하고서 반문할 지 모른다. 그러나 지리
적으로 가까이 있는 가음면 춘산면 사람들도 선뜻 알아듣지 못한다. 근처
사람들은 주로 배미[尾]산이라고 부르는 까닭이다. 이는 산 모습이 떠나
는 배의 후미 같다고 하여 주변의 사람들이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다. 산
이름에 얽힌 이야기가 다소 길어질 듯 싶다.
지도에는 "선암산"이라 기록되어 있으나, 주민들은 "배미산"이라 하듯 국토지리정보원 지명정보에 있어서도 선암산 지명에 대한 유래는 서로 다르다. 의성방면을 기준으로는 "산꼭대기에 큰 바위가 있으며, 그 모양이 배와 같이 생겼으므로 선암산이라 하였다"하였으며, 경계를 함께하는 군위군 의흥면 지호리를 기준하여서는 "산 대부분이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또한 산 모습이 큰 배[大船]가 떠나는 형상이라 하여 선암산이라 하였다"하고 정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선암산이라 하게된 유래는 바위나 산이 배와 닮아서 불리워진 것이 분명한데, 주변 지명들을 살펴보면 좀더 자세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선암산을 주산[主山]으로 뻗어내린 99골짜기[谷] 개울물의 집수지로 수원이 풍부하여 잠시내린 비만으로도 만수가 되는 순호지가 있다. 선암산 서쪽으로 약 4km 떨어진 마을이름을 두고 식용 물풀인 말이 다량으로 생산되는 인근 "순호지[蓴湖池]"라 하는 저수지로 인해 조선시대부터 "순호리"라 부르나, 예전에는 술모산 또는 탄호동[炭湖洞]이라 하였으며, 순호지 또한 숯못이라는 뜻의 탄지[炭池]라 하였다. 이는 순호리에서 선암산을 바라 볼 때이면, 산 모양이 배와 같이 생겼으므로 배의 기관실에 해당하는 곳에 있는 마을을 척화, 연료창고 격인 곳에 위치하고 있는 마을을 탄호동이라고 부른 까닭이다. 선암산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수태사[水泰寺] 또한 배처럼 생긴 선암산 아래에 위치하고 있기에 배[舟]하고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물과 연관지어 붙인 사찰 이름이다.
그런데 선암산과 바로 연접하여서 특별할 것 없는 "뱀산"이라는 또 다른 하나의 산이 위치하고 있다. 뱀산이라고 부른 유래 또한 선암산과 같이 저마다 바라보는 시각이 다소 틀리다. 의성쪽에서는 "산 모양이 큰뱀[大蛇]이 꽈리를 틀고 앉아있는 모양이라 하여 뱀산이라 하였다"하고 군위쪽에서는 "옛 전설에 상전벽해[桑田碧海]때 이 산 바위에 배를 맸다하여 선암산이라 부르던 것이 발음이 변하여 뱀산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 그것이다. 참으로 아리송하다. 이에 반해 귀천마을에서는 좀더 사실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마을 뒤산이 뱀이 은신할 곳이 많은 돌산[石山]으로서 험악하며, 여름철이면 땅꾼들이 수많은 산을 두고 꼭 이 산에 들러 많은 뱀을 잡아가는 뱀이 많은 산이여서 "뱀산"이라 불려졌다는 것이다. 실제 산 위로는 많은 돌 무더기들이 있으며, 남쪽 수태사에서 바라볼 때이면 선암산은 온통 바위 산으로 보이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비봉산, 청화산 같은 이름을 가진 산은 많다. 그러나 "뱀산"이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산은 없다. 이처럼 독특한 뱀산과 선암산은 지리적으로 너무나 가깝게 위치하여 있고, 두 산 사이에는 구분할 만한 것이 없어 독립된 산으로 보기가 어렵다. 더구나 땅꾼들의 남획으로 요즈음에는 뱀들과 마주할 일조차 없으니 특색조차 없어졌다. 배[船의 훈]와 암[岩의 음]을 합하고 보면, 선암산은 곧 배암산(뱀)이 된다. 대동여지도에서는 반암산[般岩山]이라 표기되어 너럭바위와 관련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너럭바위가 많아 뱀이 많이 살고, 산의 모습은 배와 닮았다"고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 이같은 내력에 의한 것인지 뱀을 만났을 때, 뱀이 사람한테 달려들지 않도록 방어하던 "뱀"이라는 제목의 민요가 부근 마을에 전해오고 있다 - "니 구녁 칼 뜨간다(들어간다). 니 구녁 불 뜨간다. 빨리 빨리 뜨가라. 니 구녁 불 뜨간다. 니 구녁 칼 뜨간다. 니 구녁 불 드간다. 빨리 빨리 뜨가라" 옛 배의 뒷모습이 어떤지 자세히 알아볼 일이나, 주변 마을들과 연관되어 살펴본 내력과는 달리 선암산이 배와 닮은 점이라곤 선암산 정상과 두 산 사이 배 내부처럼 움푹한 모습과 근육질처럼 쏟아난 지능선 모습이 앞에서 바라볼 때 삼각형으로 돛단배 같다는 것이다.
이외의 산으로 매봉산은 산 모습이 생기 활발한 매와 같다고 하여 붙인 것이며, 복
두산[福頭山]은 당초 산 모습이 복끈을 맨사람처럼 생겼다하여 복끈 복[僕]자, 복
두산[僕頭山] 이라 하였으나, 후세 산 이름으로 좋지 않다하여 복두산[福頭山]이
라고 산이름을 바꾼 것이다. 북두산은 옛날 어느 노인이 이 산에서 기도 드리기 위
해 산에 들어와보니 산 모습이 북두칠성처럼 생겨있어 북두산[北斗山]이라 칭하
였다 한다. (위의 글은 옮겨 온 것으로 재 편집 구성한 내용입니다)
첫댓글 죽어도 참석 해송,석류 & 승용차
살벌하군요. 그렇게까지는 각오를 않 다지셔도 되는데.... 제목만 거창할 뿐 그냥 긴 산책이라 생각하세요. 석류님께도 안부를 전합니다.^^
죄송합니다 저는 18일ㅇ시에 덕유산갑니다 즐거운 산행하세요 ....^^
무슨 말씀을... 좋은 산을 가시는군요. 멋진 눈 산행이 되시기 바랍니다.
잘다녀오세요
노아 참석!
흐르는 연주곡이나 감상하며 편안하게 집에 있어도 되는데....^^
참석합니다.
반갑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이사람도 참석요
그래 친구! 우리 함께 멋진 산행 한번 해보세나...^^
아 ~ 배경음악에만 푹 빠집니다 - 제가 너무도 좋아하는 - just for You - 결혼식이.. 주말 산행 따라 가고 싶은데 -마음뿐입니다 .. 안산하시구요 사진 많이 많이 올려주세요 -
그러시군요. 주옥같은 지오바니 마라디의 명반, 저 또한 가끔씩은 감상하는 곡이랍니다. 결혼식 잘 다녀오십시오. 감사합니다.
잘 다녀 오십시오. 언제 한번 따라갈 수 있으려나???
고맙습니다. 좋은 주말되십시오.
필~~~승!! 잘 다녀오세요.. 방범대 월례회라서 참석 못합니다. 아쉽네요..
사랑하는 가족을 보호하고 주민들의 안전까지 책임진 방범대장 은대령님~역시 필승이네요. 격려 감사합니다.
참석.
막차로군요. 마지막 탑승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