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겐빌리아(Bougainvillea glabra).
흔히 부겐베리아라 부르는 부겐빌리아는 이 식물의 최초발견자인
프랑스의 항해가 De Bougainville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남아메리카가 브라질 원산인 아열대식물이라 추위에 약하죠.
월동은 이곳 남쪽에서도 좀 곤란합니다.
보통 나무처럼 보이지만 실은 4~5m까지 자라는 분꽃과의 덩굴성관목이라죠.
포가 자줏빛이고 아름답기 때문에 꽃처럼 보이는데
그 안에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꽃이 들어있죠.
이 빨간 부분을 포, 화포 또는 '포엽'이라 하죠.
잎이 변하여 싹이나 꽃봉오리를 싸서 보호하는 잎인데
화포가 시들지 않은 채 동백꽃처럼 저렇게 통째 져요.
오래 된 나무에서 화려하게 필 때는 나비떼 같지만
질 때는 주변의 진동만으로도 툭 떨어져서 안타깝게 해요.
하지만 다시 피고 지면서 4월에서 11월까지 연중 이어가는 왕성한 식물이랍니다.
장미캄파눌라(Campanula poscharskyana).
'겹캄파눌라'라고도 하는 유통명이죠.
캄파눌라는 종 모양의 꽃이 달리는 덩굴성인데
이렇게 장미처럼 화려한 뽄새를 내기도 하여
우리의 봄을 유혹합니다.
보기완 다르게 겨울을 나는 야무진 꽃이라니 기대됩니다.
저는 봄이 오면 눈빛이 약간 흐려지면서 부쩍 말 수가 적어지다가
정처없이 차를 몰아 어느 커다란 비닐하우스 같은 데를 막 들어가서
이놈저놈 남의 화분들을 들고 나오는 이상한 병증이 도진답니다.
얼른 보면 몽유병과 흡사하고
환각, 와해된 언어, 망상장애 같아보이지만
ㅋ.. 바로 '삼월꽃병환각증후군'이랍니다.^^
원예종들을 즐겨하지 않던 토종 야생화주의자라
실은 화원에 갈 다른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죠.
목부작을 위한 풍란!
엊그제 집사람의 생일이었죠.
전날에는 내가 달력에 똥그라미를 그려놓고
가짜로라도 반기면서 기념하고 써프라이즈했던 것인데
인자 애들이 결혼한 뒤로는 그것이 확 줄었어요.
화원에 갔더니 아내가 저걸 품에 들어요.
다른 건 다 싼데 저건 2만원이니 새 품종값 하는 거죠.
저걸 가지고 생일선물이랄 수는 없지만
속으론 "그래, 당신 생일 선물이야." 했죠.
백화점을 쫄쫄 따라 댕겨도 그렇고 식당을 들어가도 그렇고
그 '기념'이라는 경계가 많이 흐려졌어요!!
아이리스.
이런 꽃들을 좋아하니 이것도 선물!
구근으로 되어 있어서 구근아이리스라 한답니다. 지어 붙인 유통명 이름들이죠.
실제로는 스페니쉬, 잉글리쉬, 덧치 이런 성씨들을 가졌다고도 하는데
하도 다양하고 금세 새로 나온 변종들인지라 인터넷 상에서도 뜸해요.
그냥 '구근 붓꽃'이라 불러줘도 되겠죠 뭐.
석곡을 동생네가 심다가 이사가면서 가져다주기도 하고
오데서 받은 화분이 예쁘다고 며느리가 갖고 오기도 하니
실내정원은 가득 차서 안에 살던 것이 밖으로 쫓겨나기도 해요.
그러면 또 아내의 화분에 심어져 겨울에 다시 방 하나를 점령하기도 하는바
화순 능주의 어떤 꽃아주미가 생각납니다.
아파트가 넘쳐나게 늘어난 꽃들을 어쩌지 못해
필경에 화원을 한나 차리게 된 사연 말이죠...
애완견이 늘면 아파트가 개집이 되는 꼴.
내 목적은 풍란이죠.
숲에서 줏어온 죽은 나무뿌랭이를 대충 다듬어놨더니
저 풍란을 붙여달라 외치는 것을 모른 척 할 수가 없었거든요.
'죽은 나무에서 산 꽃이 피는' 꽤 극적인 대비가 있죠.
저 관음죽 화분은 화원에서 공짜로 받았어요.
흔한 편이지만 그래도 없으면 아쉬운 식물이죠.
화원 주인이 수술대 위에 올려놓고 "요걸 버릴까 말까" 하는 소릴
들은 거지요. "버릴려면 나한테 버리쑈" 했더니 그러실라우? 그러면서
하기 싫었던 다듬기작업을 마무리하여 즐겁게 건네주는 겁니다. ㅎ
귀가 보밴지 입이 보밴지 주인이 보물인지...
셀라기넬라 왓소니아나
(Selaginella martensii 'Watsoniana).
우리꽃 부처손과 비슷하죠?
부처손과 비슷한 바위손은
제 집 현관정원에서 번식도 잘하길래 기대했었는데
이 친구는 같은 부처손과라고는 해도 열대식물이라서
월동온도는 10도 이상이어야 한대죠.
꽤 다루기 힘든 식물이란 것을 집에 와서야 알았답니다.
이 셀라기넬라는 아프리카가 자생지인 크라시우나와
멕시코가 자생지인 왓소니아나의 두 가지 종류가 있답니다.
드라세나고드세피아나(Dracaena godseffiana)
백합과 드라세나속의 상록활엽관목으로
열대아프리카 가나 북부가 원산지랍니다.
속명의 발음을 따라 갓세피아라거나 고드세피안,
곧세피아나, 골드세피아라고도 부릅니다.
잎이 댓잎을 닮았는데 줄기도 대나무를 닮았어요.
요걸 더 좀 사올걸 하며 삼삼하답니다...
행복한 봄날 가꾸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