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근대역사 100년 흔적길 여행"은 영도구청 사이트의 문화관광 페이지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다. 해설사와 함께하는 투어이기 때문에 영도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았기 때문에 신청하게 되었다. 시간대가 밥 먹고 산책하기 좋은 시간대였기 때문에 배를 채운뒤 산책하며 지식도 채우는 시간을 보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았다.
관광코스는 A코스 B코스 두 가지로 나눠져 있다. A 코스는 근대 상업거리로 영도의 근대 상업의 역사를 둘러볼 수 있는 코스다. B코스는 근대조선거리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조선업이 시작된 영도의 깡깡이예술마을 주위를 돌아보며 근대 조선업의 역사를 둘러볼 수 있는 코스다. 나는 이 B코스 근대조선거리를 투어했다.
투어를 하기 전 미리 전화해서 예약했다. 나는 혼자 투어를 해야 했기 때문에 미리 예약이 잡힌 두 분과 함께 투어를 하게 되었다. 함께 투어한 두 분은 형제로 한 분은 대구에서 오셨고 다른 한 분은 미국의 시애틀에서 오셨다고 했다. 현재 전국을 여행중이며 영도에 온 이유는 어릴 적 보았던 영도대교의 도개 모습을 두 눈에 담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때문에 원래 운영시간보다 한 시간 앞당긴 오후 한 시에 투어를 신청했다. 하지만 투어 했던 당시 국가 애도기간이었기 때문에 도개를 하지 않아서 투어가 끝난 뒤 영도대교의 도개는 보지 못했다. 투어는 영도관광안내센터에서 모여서 시작된다. 관광안내센터의 모습이 특이해서 기억에 남았는데 알고 보 니 이는 영도대교의 도개하는 모습을 본떠서 설계되었다고 한다.
깜깜이예술마을의 이름은 영도의 조선업과 관련이 있다. 조선업이 성행하던 당시 수리하던 배의 표면에 낀 녹이나 조개껍질 등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망치로 두드릴 때 들리는 '깡깡'하는 소리에서 유래되었다. 밤낮으로 들리는 깡깡이질 소리에 깡깡이마을이 되었고 현재는 예술마을로 지정되어 깡깡이예솔마을이 되었다.
사진 속 골목 사이로 보이는 아파트는 과거 석유회사가 있던 자리고 옆에 있는 사진의 아파트는 소금을 만드는 회사인 제염소가 있던 자리다. 길을 따라 이동하면 영도 대풍포 매축비가 보인다. 대풍포란 바람을 기 다리는 포구'라는 의미로 풍랑을 피하며 바람을 기다리는 장소였다. 이 기념비는 영도의 대풍포 앞바다의 매축을 기념하는 비이다. 그 옆에는 영도 근대역사 흔적길 종합안내판이 있다. 안내판에는 A코스 B코스의 대략적인 경로와 동판에 대한 설명이 있다.
길을 걷다 보면 건물 곳곳에 그려진 벽화가 눈에 뛸 것이다. 깡깡이예술마을은 나무나 자연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마을을 예술화 할 때 벽화와 조형물을 이용했다. 벽화는 조선업과 깡깡이예술마을과 영도에 대한 얘기 를 품고 있다. 먼저 벽화를 눈에 담고 다음으로 안내판을 읽으며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마을의 모든 벽화와 조형물에는 안내판이 함께 게시되어 있다.
깡깡이 안내센터 바로 옆을 보면 과거 영도의 도선장이 위치했다는 것 을 알 수 있다. 도선장이란 나룻배의 선착장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영도 대교가 없던 시절 사람들은 도선장의 배를 이용해 육지로 이동했다. 마을 을 둘러보다 보면 그림과 같은 동판을 자주 볼 수 있다. 사진 속 동판은 이곳이 과거 도선장이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도선장을 지나면 조선소가 보이는데 이는 다나카 조선소가 있던 자리며 일제강점기 당시 다나카 키요시라는 사람이 지은 조선소다. 그 옆의 벽면을 따라 가다 보면 마을의 거리박물관이 보인다. 이 박물관은 조선업의 역사를 간략하게 볼 수 있다. 이 박물관은 조선업에 실제로 사용되었던 부품을 활용했다.
길을 걷다 보면 특이한 전봇대를 발견할 수 있는데 바로 깡깡이예술마을을 배경으로 한 웹툰이 그려져 있다. 시간이 조금 촉박해 웹툰을 유심히 볼 수는 없었지만 기회가 된다면 차례대로 둘러보고 싶다. 설명을 듣지 않으면 무심코 지나갈 사소한 부분에서 찾는 마을의 이색적인 표현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둘러보다 보면 사진 속 지붕처럼 우리나라 가옥의 지붕과는 다른 지붕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 시절에 지어진 건물이기 때문이다. 나는 투어 당시 일본가옥 세 채를 볼 수 있었다. 이 또한 무심코 지나갈 수 있는 부분이지만 해설사와 함께 투어 하니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이까선착장이다. 이까(イカ)란 일본어로 오징어라는 뜻으로 과거 오징어배를 선박 해 두었던 선착장이다. 이까선착장을 따라서 걷다 보면 바닥에 작은 동판을 확인할 수 있다. 동판은 과거 근대시절 이 자리에 어떤 상업시설이 있었는지 알려 준다. 확인된 상업시설에만 동판을 설치했다. 이 동판에는 가게의 이름과 무엇을 판매했는지 알 수 있다. 사진 속 동판을 보면 식당과 쌀집이 있던 자리였던 것을 알 수 있다.
앞서 말한 깡깡이예술마을의 유래에 깡깡이아지매를 빼놓을 수 없다. 배의 표면에 있는 이물질을 제거하는 사람이 바로 깡깡이예술마을의 아줌마들이었다. 사진 속 아파트에 그림은 널관을 타고 올라가 매달려 깡깡 망치질을 하는 아줌마를 모티브 해서 그렸다. 작품의 이름은 '우리 모두의 어머니' 이며 위험하고 고된 노동을 하던 우리의 어머니를 작품화 했다.
마을의 곳곳에 배의 제품을 활용한 조형물을 볼 수 있다. 조수간만 차이를 이용해 해와 달을 표현한 조형물, 바람이 불면 바람개비처럼 돌아가는 조형물, 버스정류장의 의자까지 다양한 조형물을 만나볼 수 있다.
투어를 하는 끝물에 어느 골목길에 들어갔는데 그 골목을 처음 봤을 때의 놀람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다른 여느 길목과 다를 바 없는 길을 걷다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다채로운 색감의 벽화를 보면 누구나 놀랄 것이다. 사진 속 골목은 과거 이북 사람들이 모여서 살던 작은 마을이었다.
해설사의 말에 따르면 이 투어가 잘 알려져 있지 않아서 찾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고 한다. 영도에 살면서 혹은 여행하면서 점심을 먹고 산책하며 영도에 대한 역사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투어를 통해 지식이 배불러질 수 있는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 ※운영시간 금, 토, 일 14:00~15:30 ※대상 누구나(권장인원 2-5人) ※참가비 무료 전화신청 ※영도관광안내센터(051-419-4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