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원지동의 한 비닐하우스. 김순옥(54)씨와 딸 주영씨(24)는 비닐과 합판, 신문지로얼기설기 엮은 이 집에서 18년째 살고 있다.
"남편 사업 실패로 모든 재산을 날리고, 이곳에 들어올 당시만 해도 희망이 있었습니다. 3년만 살다가 다시 나가려고 했는데…."
순옥씨는 말을 더 잇지 못했다. 이젠 희망이 없다. 딸을 생각하면 더 가슴이 아려온다. "나야 앞으로 이렇게 살아도 된다고 하지만 주영이는 앞날이 창창한데…."
주영씨는 태어날 때부터 척추수막염을 앓아 다리가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발이 안쪽으로 심하게 굽어, 발바닥이 아닌 복숭아뼈에 의지해 걷다 보니 아예 살이 파였다. 또 신장이 제대로 기능을 못해 일주일에 세번씩 혈액투석을 받고 있다. 몸 상태가 워낙 나빠 신장이식도 받을 수 없다. 학교도 초등학교밖에 다니지 못했다. 어릴 때부터 병원에서 살다시피한 탓이었다.
"아무 것도 해준 것이 없어 미안할 뿐입니다."
다리 수술만이라도 받게하고 싶었지만, 월 7~8만원 비닐하우스 임대료도 버거운 실정에서 수술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아빠는 사업실패 후 몇번이나 재기에 나섰지만 그때마다 빚만 눈덩이처럼 불었다. 이후 재기의욕을 완전히 상실한 아빠를 대신해 엄마가 팔을 걷고 나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파출부 등 허드렛일을 하며 생활비를 벌었지만 최근 허리디스크와 관절염이 발병, 지금은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들 정도다. 혈압도 높아 늘 몸조심을 해야 할 처지다.
"나와 남편이야 어떻게든 먹고 살겠지만, 이 아이 다리만 보면 기가 막힙니다. 우리 주영이 다리만이라도 고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엄마는 제대로 된 병원치료 한번 받지 못한 딸을 바라보며 오열했다. 주영씨 발 교정에 예상되는 치료비는 약 1000여만원.
"제대로 걸을 수만 있다면, 앞으로 세상 사람들과 함께 열심히 살아볼 생각입니다."
주영씨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있었다. 구김없이 자란 주영씨 얼굴에 환한 웃음이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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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광호 기자 kwangh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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