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3. 로고테라피
삶의 의미를 묻고, 삶에 흔하게 깃드는 고난의 의미를 알며, 우리가 살면서 일하는 의미도 묻고, 사랑하는 의미까지 알아가는 것을 실존분석이라 합니다. 실존분석적 의미치료(logotherapy)는 정신분석적 심리치료의 지평을 넘어서, 우리의 정신적 고통 뒤에 있는 진정한 병인(病因)인 영적인 몸부림을 돌보고 치유하는 것입니다. 영혼의 치유가 로고테라피이며, 빅터 프랭클이 그 문을 환하게 열어젖혔습니다.
빅터 프랭클은 유태인으로서 아우슈비츠 등 네 곳 수용소에 갇혀서도, 삶과 고난의 의미를 찾고 잃지 않았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인간 존엄성의 승리를 이룬 그는, 인간의 의미에 관한 독자적 실존분석 위에 로고테라피를 주창하였습니다. 법정스님은 1981년 춘천 성심여자대학교에서 “사람의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로고테라피로 삶의 모든 무상(無常)과 의미를 연결지었습니다.
[보충]
* 로고테라피의 ‘로고’는 ‘의미’를 뜻하는 희랍어 ‘로고스’에서 나왔습니다. 로고테라피의 실존분석은 ‘의미에의 의지(willing to meaning)’를 원동력으로 살아가는 인간을 선택할 자유와 그에 따른 책임을 가진 존재로 파악합니다.
* 로고테라피학파를 창시한 빅터 프랭클은 프로이트와 아들러의 영향을 동시에 받았으며, 대표작은 「죽음의 수용소에서」(1946)입니다. 법정스님의 상기 강연록은, 법정, 「진리와 자유의 길」(지식을만드는지식, 2021), 353-361쪽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