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댐
1965년에 준공된 섬진강댐으로 생긴 호수가 옥정호이다. 총저수량 4억6600만㎥, 이 거대한 옥정호에 갇힌 섬진강 물은 유역변경을 당해 대부분 서해안 동진강 수계로 빠져나간다. 칠보발전소의 발전용수로 쓰인 다음 김제평야와 계화도 간척지의 관개용수로 공급되는 것이다.
▲섬진강댐, 전체 수량의 8%만 본래의 섬진강으로 흐른다.
정작 순창군 쪽, 본래의 섬진강으로 흐르게 되는 물은 전체 용량의 8%(하루 3만~7만톤에 불과)여서 거의 시냇물 수준이다. 이런 탓에 옥정호(섬진강댐) 하류에서 순창을 지나 곡성군 경계에 이를 때까지 섬진강은 제대로 된 강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요산공원
이 섬진강댐 건설로 18개 마을이 수몰되고 19,851명의 수몰민이 생겼다. 붕어섬 앞의 강정산 요산공원에는 수몰민들의 애환을 담은 망향탑이 세워져 있다.
고향을 잃은 이들의 마음도 안타깝겠지만 대부분의 섬진강물들도 제 길에서 쫓겨나 엉뚱한 동진강으로 흘러가야 하니 그들 또한 망향수(望鄕水) 신세가 아니겠는가.
▲옥정호 요산산공원의 망향탑
▲ 국사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외안날섬(모양이 붕어를 닮아 붕어섬이라 불린다)
진메마을
옥정호를 지난 물줄기는 일중리에서 회문산 줄기에서 흐른 구림천과 합쳐져 임실군 덕치면 장산리 앞을 지난다. ‘섬진강’ 연작시로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진메마을이다. 진메마을 명예이장 김도수씨의 노력으로 되살아나 당당히 제13회 풀꽃상을 받은 늙은 정자나무. 그 옆의 작은 정자나무는 30여 년 전에 김용택 시인이 직접 심은 나무라 들었다. 한 마을의 정자나무, 당산거리는 마을을 들고나며 지나야 하는 검문소이고, 마을의 회의장이고, 마을 축제의 제단이었다. 산이 아버지라먄 강은 어머니다. 덧난 상처를 씻어내고 헝크러진 마음을 맑고 푸르게 가라앉히는 어머니, 강,
▲쉼터를 마련해둔 진메마을 정자나무
▲ 뒷쪽의 작은나무가 30여 년 전에 김용택 시인이 심었다는 정자나무다.
징검다리
강 길을 따라 가다보면 징검다리를 자주 만나게 된다. 지금은 다리가 놓여 쓸 일이 별로 없지만 징검다리의 고마움을 잊지 못하는 마음들이 있어 징검다리를 지키고 있다. 진메마을 앞의 징검다리도 사라진 것을 다시 살려놓았다. 강 건너 산비탈 밭을 일궈야 하는 어머니를 따라 염소가 건넜고 쟁기를 진 아버지를 따라 누렁이가 건넜던 징검다리였으리라. 달빛이 건너고 골바람이 건너던 징검다리
▲진메마을 돌다리
천담마을
진메마을에서 강 따라 이어지는 천담마을까지 4km 구간은 김용택 시인이 예전 천담분교로 출·퇴근하던 길이다. 시인이 '이 십 리 길이야 말로 천국의 길'이라며 '눈곱만큼도 지루하지 않고 순간순간 계절계절이 즐거웠고 행복에 겨워 어쩔 줄을 몰랐다'고 했던 길이다.
천담마을까지 이어진 이 길은 '시인이 걷는 길'이란 이름으로 깨끗이 정비돼 있다. 비포장의 길로 걷기에도 좋지만 차로 천천히 달리기에도 무리가 없다.
강 건너에서 떼 지어 막 돋아나는 풀을 찾고 있는 까만 염소들, 섬진강변의 염소들의 모습은 어느 염소들보다 평안하고 윤기가 흘러 보인다.
▲진메에서 천담마을 가는 강변
세월이 가면 / 길가에 피는 꽃따라 / 나도 피어나고
바람이 불면 / 바람에 흔들릴라요
세월이 가면 / 길가에 지는 꽃따라 / 나도 질라요
강물이 흐르고 / 물처럼 가버린 / 그 흔한 세월
내 지나온 자리 / 뒤돌아다 보면 / 고운 바람결에
꽃피고지는 / 아름다운 강에서 / 많이도 살았다 많이도 살았어
바람에 흔들리며 / 강물이 모르지 가만히 /강물에 떨어져 나는 갈라요
-김용택 시 ‘천담 가는 길’ 전문
▲ 천담마을에서 구담마을 가는 길의 도보여행자들, 여러 팀이 눈에 띄인다.
아름다운 시절의 구담마을
천담마을에서 계속 강을 따라 달리면 구담마을이다. 마을의 느티나무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섬진강 풍경이 가히 일품이다. 자연스러운 물굽이가 굵은 느티나무 가지를 프레임 삼아 물도리동을 이루며 흘러가는 섬진강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영화 ‘아름다운 시절’을 통해 알려져 아름다운 풍경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구담마을은 임실군의 마지막 마을이다. 강을 건너면 전라북도 순창의 첫 마을인 동계면 회룡마을이다.
▲ 구담마을에서 바라본 회룡마을
▲ 아름다운시절 촬영장소 표시석
▲구담마을 안내
☞ 글+사진 : 섬진강 / 김인호
첫댓글 아~~~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저기를 걸어본 지가 언제인지~~~올 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갈 겁니다.ㅡ토끼풀 자운영 꽃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