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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싱굥.. 써준 - 순천향병원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2012-04-10/짝재기양말
▶오전 8시, 똥 색깔이 아직까진 정상이다.
15일 전부터 지금까지 연짱 소주다.
새벽, 아침, 낮, 저녁, 밤까지 매일평균 5끼를 소주랑 안주로 먹이사냥을 해왔던 것!
▶오전11시, 똥 색깔이 마침내 검정색이다.
짜장곱배기에서 면만 골라먹고 난 듯 거창한 ‘설사성흑변’이다.
드뎌, 내장 안에 피가 터진 것인데 어디쯤일까?
또, 입원을 해야 하나 갈등을 때리다 용단을 내렸다.
그래, 병원가자! 아무런 자각증상은 없지만..
엄마랑 준비할 것들 챙기고 나란히 나가 택시잡고 한남동 순천향으로 달렸다.
일전의 사례와는 사뭇 다르게 여유자적 응급실에 들어섰다.
‘피똥을 쌌다’면서 이름과 주민번호를 댔더니
차트검색하고 바로 누워 검사를 한다.
일단, 위강 내부에 고인 핏물을 빼는데 그 고통이 장난이 아니다.
나온 시꺼먼 핏물 양은 1.8리터 패트병 2병 정도..
--- 더럽고, 혐오스럽고, 무섭고, 끔찍한, 핏물이 내 몸속에서..
이 만큼의 피가 나온 거고 아직도 나오는 상태.
외부출혈이 아닌 내출혈이고 혈소판이 없나? 지혈이 안 되는 상황..
이런 상태로 좀 지나면 과다출혈인데 그럼 어찌되나?
어질어질해지면서, 식은땀이 나면서, 정신이 흐릿해지면서, 때때로 오싹해진다.
좀 지나면 혼수상태가 되고 의식불명 그 이후 픽 죽을 수도..
▶절묘한 타임에 신속하게 딱 맞춰 입원한 것!
집에서 꾸물거리다 오후 언제쯤 됐으면 급속히 악화되어 죽었을지도 모른다.
몇 시간만 늦었으면.. 생사의 갈림길을 섬뜩하게 체험한 것..
응급실에서도 위급 환자로 판단하고 신속하게 검사하며 응급처치를 재빠르게 해주었다.
금방, 내시경실로 옮겨져 검사하더니 곧바로 중환자실로 들어갔다.
▶위 세척 후, 피 터진 부위 찾아내 봉합지혈.
위 내시경 검사시술 - http://hani.co.kr/arti/society/health/222288.html
사치스럽게 수면 그런 거 안하고 ‘내시경검사 응급수술’을 했다.
여기까지 모든 과정이 말똥말똥한 정신에 선연하다.
이전엔 정신이 혼미했거나 기절한 상태에서 이런 과정을 모르고 중환자실에 왔었다.
중환자실.. 여기만 벌써 3번째. 다신, 오고 싶지 않은 저주스런 곳.
난 마치, 중환자실 견학 온 건강한 정상인처럼,
죽어가는 수많은 환자들을 말짱한 정신으로 이틀 동안 구경했다.
보름이나 한달 넘게 생명만 간신히 붙어있는 환자들..
난 이들에 비하면 양반 중에 양반으로 ‘신이여 감사합니다.’가 저절로 나왔다.
죽어 마땅한 이 인간을 어찌 결정적 극적상황에서 살리는지..
1층 응급실에서, 3층 중환자실로 올라가고, 7층 일반병동으로 올라갔다.
죽었으면 지하 영안실에 그 옆 장례식장으로 내려가는 건데..
담당의사 주치의는 '장재영 교수'로 정해진 상태이다.
‘간’에 관한 한국 최고 실력자란 소문이다.
나보다 젊어 뵈는 의사로 씩씩하고 적극적이며 집요하고 예리하며 명랑하다.
토, 일 쉬는 주말에도 자신이 맡은 환자를 자유 회진한다.
언뜻, 장인정신이나 장모님정신으로 일하는 부지런한 의사로 보인다.
‘시간의 도둑은 게으름’이던가~ 무척 타이트한 움직임..
대개의 의사는 환자를 사무적이고 형식적으로 대한다.
환자 편에서 보다 의사 편 입장에서 권위적으로 지배하는듯 제왕적인 느낌..
회진할 때 별 말없이 눈길만 흘기고 가는 의사도 있으니까~
'넌 내가 하기에 따라 죽거나 살거나 평생 병신으로 살 수밖에 없는 입장이야~ 후후..'
그렇게만 해도 진단 진료비는 환자 모르게 퍽퍽 올라가는 현실..
의사를 잘 만나는 것은 1000만 다행스런 인연이다.
이 또한 신에게 무한한 감사를 할 수밖에..
‘순천향병원 소화기내과 의료진’하면 서울에선 최고라 한다.
서울대병원을 비롯 유수의 유명 대학병원 종합병원에서 인정하고 격찬을 한다는 것.
이런 병원이 내가 사는 곳에서 가까이 있는 건 또 하나의 복이다.
내방에도 왼쪽 옆엔 전남완도에서 올라온 농사꾼 환자,
오른쪽 창가에는 경남김해에서 올라온 환자,
건너편엔 전북무주 두메산골에서 올라온 농사꾼 환자가 검사치료를 받고 있다.
여기로 오기까지 얼마나 시간 잡아먹고 돈 깨지며 망가졌을지..
▶일반병동은 중환자실이란 병상감옥에 비하면 ‘낙원’이다.
중환자실은 병상침대에서 꼼짝 못하게 돼 있어
똥 오줌도 침대에서 해결해야만 한다.
생리 신호를 보내면 우르르 몰려온 서넛명 간호실들은 일단 커튼을 둘러쳐 가린다.
어른 기저귀에 똥 오줌을 제거하고 사타구니 주변을 닦는다.
똥구멍 언저리에 잠지랑 그 주변까지 아주 싹싹 닦아내고 새 기저귀를 채운 뒤 처치.. 땡~
첨엔 얼떨결에 엄청 어이없고 당황스럽고 아랑곳 했다.
간호사 아가씨들에게 마구 만져진 내 잠지..
그러거나 말거나 자연스레 일상적 간호업무 수행한 것처럼 아주 태연한 그녀들...
첨엔 그런걸 수10번 그러니 나도 아랑곳 안하는 경지가 됐다.
이거 중환자실만 아니면 무척이나 아랑곳 할 성적체험인데 때마다 공짜로.. 참, 나~
중환자실 누워있는 환자들은 살아있는 시체들이다.
침대에서 꼼짝 못하는 환경은 환자들이 죽어가는 저마다의 상태를 말해준다.
난 그들에 비하면 의식이 쌩쌩한 지극히 정상적인 환자다.
똥 오줌 마려울 때마다 특이한 이상하게 기분좋은 체험, 언제까지나~
그래도 중환자실은 저승사자가 인도한 지옥의 문턱이다.
환자에게 별짓을 다해줘야 하는 중환자실 간호사들은 특별하고 대단해 보인다.
하얀 고문실험실이나 같은 중환자실에 비하면..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지, 사막에 오아시스 같은 물도 먹을 수 있지,
때 되면 먹이도.. 담배까지도.. 제한적이나 자유롭다.
이틀 뒤, ‘역행성 경정맥 풍선폐쇄술’이란 시술을 한단다.
(balloon-occluded retrograde transvenous obliteration of gastric varices, BRTO)
이 무슨 해괴한 생소한 용어의 수술? 난생 첨 당하는 일이다.
쉽게 얘기해.. 간경화 합병증으로 간문맥 압력으로 인해
위 정맥류가 터질 위험성이 있다는데 출혈과다로 죽는 걸 막기 위한 시술이다.
배때기 할복하고 하는 거창한 ‘개복술’은 아니니 걱정 말라고. .
오른쪽 사타구니를 지나는 경정맥에 구멍을 뚫고 위로 통하는 정맥류에
‘시아노 아크릴 레이트 주입술’란 고형물질을 주입해 굳히는 시술이라고..
시술하기 전, 좆 주변 털을 면도기로 싹 깎았다.
세균감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시술은 첨단의학기기를 이용한 최고전문의 집중몰입으로 성공적으로 끝났다.
시술 전, 국소마취 여파로.. 시술 후, 걷잡을 수 없이 온종일 잤다.
내가 체험한 시술은 수술 축에도 못 낀다.
위내시경 수술은 시술도 아니고..
밥 먹고 똥싸가며 해대는 10시간짜리 엄청난 수술에 비하면.. ㅋㅎ..
어쨌든, 내 몸 밖에서 구멍이 뚫린 사건이다.
이거, 수술이야~ 시술이야~ 헷갈리게.. 병원 말로는 시술이 맞다는데..
이번처럼 검사 관찰한다며 메디컬 찍쇠들의 집중 재물이 된 적은 없다.
위내시경 4번, X레이 10번 이상, CT(컴퓨터단층촬영) 등..
참, 통제력 상실한 음주습관에 대한 응분의 댓가가 이처럼 엄청날 줄은 몰랐다.
그래도 정신 못 차리고 퇴원해 좀 지나면 또 요요현상 보이겠지..
--- 이제부터는 소주를 ‘농약’으로 취급하기로 했다.
작심 3일, 작심 38일, 작심45일까지 해봤지만 결국은 요요로 돌아왔다.
허나, 이번엔 진짜로 다르리라~ 진짜, 뭔가를 보이리라~
이번처럼 링거주사를 집중적으로 허벌라게 맞은 적도 없었다.
총 병원비중 주사비만 거의 100만원 정도 나왔으니..
1000ml 링거들.. 항생제들.. 영양제들.. 인슐린들..- 끝없이 체내로 들어오는 수액들..
거의 10일간, 수액주사를 달고 먹고 싸고 자고 살았다.
이게 너무 지겨워 하루쯤 쉬어가자 요청했다.
나의 이 가련한 요구사항이 어찌 OK되었는지 하루 주사바늘을 빼고 놀았다.
수액주사에 따라다니는 지지대 뽈대는 거대한 수갑이다.
수갑에서 풀려날 때 그 어떤 기묘한 해방감이란~ 자유, 바로 그것!
허나, 그 담날 다시 수갑이 채워지는 구속! 조까튼 기분..
말 나온 김에 이노무 링거주사 얘기 좀 하고 넘어가자.
예전엔 링거주사 맞을 때마다 살에 주사바늘 찔렀는데 획기적 발전을 이룩했다.
한번 찔러놓고 바늘 뒤쪽에 덧 찔러 주입하는 식으로 바뀐 것.
근데, 이것도 간호규정이라나 뭐라나 3일되면 빼서 위치를 바꾼다.
세균감염우려라나 뭐라나 보건위생에 철저한 척을 함서..
살에다 찌르는 링거주사바늘은 왕 바늘이랑 작은 바늘이랑 있는데 대개는 가는 걸로 찌른다.
근데, 문제는 바늘 찌르는 간호사 실력이 전부다 프로는 아니라는 것.
한번은 오른쪽팔등에서 왼쪽팔등으로 주사포지션을 옮겼는데,
몇 시간 지나자 살살 묵직한 통증에다가 점점 그 아픔이 심해져 나중엔 팔뚝이 왕창 부었다.
이런, 씨바~ 바늘이 잘못 들어간 것이라 보고 바로 간호사를 불렀다.
와서 보더니 금방 온다며 잠깐만 기다리라더니 감감 무소식-*
그 뒤로 거의 90분이 흘렀고 난 심한 아픔에 시달리다 못해 간호사스테이션으로 나갔다.
원래 폭탄인 내가 ‘급속환자폭탄’ 되어 고래고래 소릴 지르며 따졌다.
평소 마이크를 저주하며 통기타로 노래부르는 내목소리는
100m 밖에서도 또랑또랑 찌렁찌렁 울리는 지경이니 7층 병동 전체가 쾅쾅거렸다.
복도에서 한참 성기발랄하게 떠들었는데 올매나 시끄러웠던지..
거의 100여명에 가까운 환자랑 보호자들이 무슨 난리난 줄 알고 나왔는데..
사건의 발생을 조리 있고 논리적으로 따져 묻자 당황하며 사건 수습에 전전긍긍하는 간호사들..
주사바늘 잘못 꽂은 것이 문제였지만 금방이 90분 걸린 게 결정적 에러.
수면 없이 생으로 내시경 검사치료 할 때보다 몇 배나
심한고통을 임상적으로 내게 안겨준 걸 그 간호사에게 배상청구를 해야할 판인가~
그저 죄송함을 연발~ 주사 젤 잘 찌르는 간호사 대령하겠단다.
나와 구경하던 환자들 중에는 ‘그래, 이런 일은 짚고 넘어가야 돼!’
‘한따까리’의 당위성과 그 개연성까지 긍정하는 태도였다.
그러고 나니 병실을 드나드는 간호사들이 이전보다 무척 친절하고 조심스러워졌다.
망가진 인간들만 상대하는 간호사란 직업이 때론 안쓰럽게 느껴진다.
간호사들 일이 어떤 면에선.. 참, 못할 짓이라 생각된다.
가지가지.. 증세로, 갖가지.. 병세로, 몸뚱이 흠집 나 영혼이 까칠해진 인간 환자들..
이런 인간들만 오래 상대하면 심성이 거칠어지고 나빠질 듯..
순천향 본점에 이번처럼 오래 입원한 적은 없었다.
그간, 5~6년 동안 5~6번을 입원했는데 이번엔 11일간 지겹게 게긴 것.
따라서, 병원비도 630만 정도의 바가지를 뒤집어썼는데,
이번엔 유1하게 돈 걱정 그다지 안하면서 여유자적 입원하게 된 내막이 있었던 거다.
바로, 기초생활수급자 보호1종으로 정해져 의료수혜를 받은 것.
부담스럽게 거액의 병원비가 나왔지만 실제로 바치는 돈은 아주 적었다.
일반 의료보험 할인과는 비교 안 되는 파격적 혜택이 있다.
그래, 금전적 부담이란 걸림돌이 팍 낮아졌으니
별 망설임 없이 입원한 것이고 그 긴 시간동안 치료받을 것 다 받은 것.
이런 측면에선 이 나라 존나리 존 나라이기도 하다.
나처럼 날마다 국가와 민족을 걱정하는 인간에게
국가가 신경 써주는 건 당근 아니겠나~
http://kr.blog.yahoo.com/jjagida
http://www.otr.co.kr/column_board/index.htm?lsid=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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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글로 봐서는 환자 같지 않습니다.
쾌차 하시기를 바랍니다. -건강이최곰-
나이롱환자는 아닙니다.
간경화 2기로 식도정맥류가 터진 적이 있고 대장게실염도 있고 혈당치가 300~400까지 올라가는 당뇨병도 있어 입원한 것입니다.
소주 등 술만 안먹으면 괜찮습니다.
영욱아 아프지말라
걱정해줘서 고맙다. 넌, 건강하지? 병상에 여러번 있어보니 돈도 명예도 다 필요없단다. 죽으면 끝이니까~ 건강이 최고다! 건강하게 오래사는 것이 최고 덕목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