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6-14
태양아 머무르라 / 손상률 목사
모세로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은 여호수아에게 하나님은 "담대하라"고 말씀하시면서 힘을 실어 주셨습니다. 그는 이스라엘을 이끌고 요단강을 건넜고, 견고한 여리고성을 함락시키며 파죽지세로 가나안 전역을 향해 뻗어나가고 있었습니다.
가나안 족속들은 비상이 걸렸고, 기브온 족속들은 재빠르게 화친을 맺게 되었습니다.
기브온 족속이 이스라엘과 화친을 맺자 주변의 다른 왕들은 동맹을 하고 기브온을 공격했고, 다급한 기브온은 여호수아에게 도움을 청해왔습니다.
여호수아는 하나님께 묻고서 아모리 왕들과 대치했고 하나님께서는 우박을 내려 여호수아를 도우셨습니다. 한편 승전의 기선을 잡은 여호수아는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태양아 너는 기브온 위에 머무르라 달아 너도 아얄론 골짜기에 그리할지어다"고 하였습니다.
그 결과 본문 13절에 보면 "태양이 머물고 달이 그치기를 백성이 그 대적에게 원수를 갚도록 하였느니라", "여호와께서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신 이같은 날은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없었나니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싸우셨음이니라궛 하였습니다.
우리는 지금 「태양아 머무르라」고 한 여호수아의 기도를 통하여 신비로운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고자 합니다.
Ⅰ. 아모리 사람과의 전쟁
세상에서 하나님의 백성은 신령한 전투를 하는 자들입니다.
여호수아는 예수님과 같은 이름의 뜻을 가진 사람으로서 원수 마귀와 대결할 때 하나님의 군사를 이끄는 사령관입니다.
(1) 불신앙의 세력과 대결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끌어낸 것은 신정국(神政國) 이스라엘을 세우고자하는 계획이었습니다(출3:8). 그리고 이것은 여호수아에게 계승되었습니다.
여호수아와 대적하는 왕들, 특히 예루살렘 왕 아도니세덱은 하나님 나라를 방해하는 세력입니다. 이 성은 장차 완성될 하나님나라 천국의 모형이기 때문입니다(계21:2).
그러므로 이들을 격파하는 것은 예수님의 모형인 여호수아에 의해서 반드시 이겨야될 절체절명의 전투인 것입니다.
(2) 하나님의 도우심을 입은 것
성도가 선한목적을 위한 싸움을 할 때 하나님께서 이 일에 도움을 주십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자녀들이 죄와 마귀를 타도하기 위해서 투쟁을 할 때는 언제나 하나님이 그 뒤에서 받쳐주고 계신다는 것을 기억하여야 됩니다(롬8:37).
여호수아 10:10에 보면 여호와께서 크게 이기게 하신 일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3) 최후의 승리를 위하여
여호수아는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적을 크게 격파하였습니다. 하지만 여호수아는 끝까지 적을 섬멸하기를 원했습니다. 여호수아는 신령한 전투에 임하면서 하나님의 적극적인 도우심과 자연의 은택까지 자기 편이 되어지기를 희망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병사들은 최후까지 최선을 다하며 완전한 승리를 쟁취하여야 되기 때문입니다(딤후4:7-8).
Ⅱ. 태양을 머물게 한 기도
"태양아 너는 기브온 위에 머무르라" 이 말은 여호수아가 태양을 향하여 내뱉은 선언입니다. 그런 것은 오직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때때로 인간들 중에서 예수님처럼 이런 엄청난 말을 하고 그것이 이루어진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일은 모두 그리스도의 이름을 빌리거나 그의 능력을 힘입어서 행하게 된 신비입니다.
그러나 여기 여호수아의 경우는 그가 태양에 명령했다기 보다 오히려 하나님께 태양을 머물게 하여 달라고 기도하였던 것으로 보아야 옳을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태양을 멈추게 한 여호수아의 기도는 몇 가지 유의해 보아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1) 하나님의 의중을 읽었습니다.
여호수아가 아모리 왕들과 전쟁을 하게 된 배경은 먼저 그들이 기브온 거민들과 화친을 한데서 연유됩니다(수10:1).
기브온 백성이 살기 위하여 여호수아를 속였지만 여호수아 쪽에서는 그들과 화친을 체결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물어보고 했어야함에도 이를 무시해 버렸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인간의 실수를 간과(看過)하시고 오히려 그들의 싸움에 힘을 실어 주었습니다. 그것은 여호수아의 군대가 하나님의 대적들을 무찌르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2) 하나님의 거룩을 위한 기도입니다.
이스라엘은 기브온과의 잘못된 약속이후에도 취소할 수 없었습니다. 과정이야 잘못되었더라도 이미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한 것을 취소할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수9:19). 나아가서 기브온이 아모리 왕들의 침략을 받고 위기에 봉착했을 때 이들을 대신하여 싸움에 나섰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이름이 더럽혀져서는 안되겠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 전쟁에서 패전하게 되면 그곳 원주민들로부터 하나님의 이름이 멸시받게 될 것은 뻔합니다. 성도의 싸움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는 것이 되고 하나님의 거룩을 지키기 위한 것이어야만 됩니다(삼상17:45).
(3) 자기의 권리를 행사한 것입니다.
사람이 자기의 욕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기도를 한다거나 또는 공명심을 과시하고자 하나님의 이름을 빙자할 때 하나님의 노여움을 사게 됩니다(약4:3).
그러나 하나님이 주신 권리를 하나님의 뜻에 맞게 정당하게 행사하는 것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입니다. 여호수아가 태양을 멈추게 하여 달라는 것은 매우 신앙적인 기도요 또한 정당한 권리 행사입니다.
바울은 "만물이 다 너희 것이라"고 하였고, 이어서 "너희는 그리스도의 것이요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것이니라"고 하였습니다(고전3:21-23).
Ⅲ. 의(義)의 태양 예수 그리스도
마침내 태양이 기브온 상공에 멈추어 섰습니다. 이것은 분명히 이적입니다.
모든 천체와 자연에 이변이 일어나고 모든 질서에 혼란을 주는 재앙이 되는 현상입니다. 그러나 창조주 하나님의 질서 속에서는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아니하였습니다.
(1) 이적중의 이적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를 태양이라고 하였습니다(말4:2). 태양은 모든 빛의 근원이요 발광체(發光體)입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입니다(요1:4).
여호수아의 기도는 기브온 하늘에 태양을 묶어 두었습니다.
그곳에 밀려드는 어두움의 세력을 추방시키고 하나님의 백성에게 의의 빛 평화의 빛을 편만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랜 선지자들과 하나님의 백성들이 대망하던 대로 의의 태양되신 그리스도께서 사망의 그늘진 세상을 밝히기 위하여 이땅에 오셨습니다.
(2) 승리적 삶의 첩경입니다.
여호수아의 군대가 아모리 왕들을 쳐부수는 데는 기브온 하늘에 태양이 멈춰 있어야 되었습니다. 여기 여호수아와 대결하는 아모리 족속들은 죄와 마귀의 상징입니다. 어두움의 세력과 대결하여 승리하는 비결은 빛으로 싸우는 것입니다.
미디안과 싸우는 기드온에게는 횃불이 있었고, 어둠의 광야를 헤매는 출애굽의 여행에는 불기둥이 있었습니다.
(3) 예수 그리스도의 빛 아래서
시편 기자는 "여호와 하나님은 해요 방패시라"고 하였습니다(시84:11).
그리스도의 밝은 빛 아래 있는 사람에게는 은혜와 평강이 충만하게 되는 법입니다.
모세는 백성을 위하여 축원할 때 "여호와는 그 얼굴로 네게 비취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고 하였습니다(민6:25-26).
태양을 붙들어 놓고 싸우는 여호수아의 기도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적용됩니다.
태양을 멈추게하는 그 믿음은 지금도 효력이 상실되지 않았습니다.
의의 태양 예수 그리스도의 빛 아래서 사는 사람들의 밝은 삶이 이를 증거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