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SNAKE SENSE, 뱀의 남다른 감각
2025년은 을사년 푸른 뱀띠 해다. 뱀은 배腹와 움動이 합쳐진 말로, 배로 움직이는 동물이라는 뜻이다. 배로 기어가는 긴 형태와 독성 때문인지 뱀은 오랫동안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뱀을 보면 왠지 징그럽다.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에서 보듯, 간악한 이미지도 강하다. 반면 뱀에게는 숭상의 측면도 있다. 새끼를 많이 낳기에 풍요와 다산의 상징이며, 꿈에 뱀이 나오면 재물이나 자녀를 얻을 징조라고 해석한다. 치유력을 가진 존재여서 의술 관련한 상징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성서에도 "뱀처럼 지혜로워라"라는 표현이 있듯이, 뱀은 현명한 존재로 여겨져 왔다. 우리 문화에서 뱀은 재물을 지켜준다. 구렁이를 업이라고 부르며 집안의 부를 지켜주는 존재라고 믿었다. 이처럼 뱀은 이중적 존재다.
뱀은 환경 적응력이 뛰어난 동물이다. 자기 몸이 커지면 허물을 벗고, 날이 추워지면 동면을 한다. 구태를 미련 없이 버리고 떠난 자취를 보면, 뱀은 죽지 않고 영원히 살지도 모른다는 불사의 이미 지를 자연스럽게 갖게 된다. 이런 특성은 환경 변화가 상수가 된 현대사회를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트렌드가 격변하는 시대에 죽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환경 적응과 자기 혁신, 이 두 가지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즉, 껍질을 벗는 고통을 감수하고서라도 늘 성장해나가야 하고, 추워지면 추워지는 대로 더워지면 더위지는 대로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
적응과 혁신을 실천하기 위한 첫 단계는 환경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하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보기와 다르게 뱀은 매우 발달한 감각기관을 가지고 있다. 뱀은 후각이 예민하다. 혀를 날름거리는 이유는 먹이의 냄새를 수집하기 위한 것이다. 열을 감지할 수도 있고 미세한 땅의 진동이나 세밀한 공기의 흐름을 느껴 먹이의 존재를 파악할 수 도 있다. 뱀의 눈은 크고 무서운데 이 역시 어둠 속에서도 먹이를 잘 볼 수 있도록 눈동자가 발달한 탓이다. 한 마디로 감각기관을 총동원해 환경 변화를 감지하고 먹이를 찾아내는 능력이 뱀의 비범함이다.
우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대응이 어려운 격변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감각과 직관을 총동원해 변화를 감지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탐색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뱀이 가진 예민한 감각이 절대적 으로 필요하다. 녹록지 않은 2025년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뱀snake처럼 섬세한 감각sense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올해의 영문 키워드 두운은 'SNAKE SENSE'로 정했다. 뱀처럼 날카로운 감각으로, 새로운 기회를 잡아채자.
올해의 표지색은 초록과 오렌지의 '그라데이션'으로 골랐다.
'그라데이션K'라는 키워드가 있기도 하고, 뱀이 가진 공포와 숭상의 이중성은 상반된 특성의 공존을 의미하는 그라데이션과도 잘 맞았기 때문이다. 한쪽 끝의 초록은 우리가 감수성을 높여야 할 자연에서, 다른 쪽 끝의 오렌지는 귀엽고 무해한 것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트렌드 코리아 2025 서문 중에서
대표저자 김난도
첫댓글 뱀처럼 날카로운 감각으로, 새로운 기회를 잡아채자. 우리들에게 언제나 필요했던 자세였네요.
디자인과 경영, 혹은 강의 등.
이중고로 피로도가 높지만 현명하게 버티자구요!
상반된 특성의 공존
이중성의
그라데이션~
지난주 일요일 방화대교가 너무 아름다워 보여서, 찰칵!
@재미(8기 백경미)
@13기 최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