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 항구에 배들이 들어오면 /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서스펜스의 소설은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다음 장면이 궁금해서
책장을 넘기는 순간에도 숨을 헉 하고 가끔은 심장이 쫄깃해지는 감동을 받는다.
어린시절에는 시드니 샐던의 소설에 깊이 빠져 들었다.
제목만으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소설적 즐거움에 기분이 좋았던 적이 있다.
이번에 읽은 소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모빌 항구에 배들이 들어오면은
그런 부분에서 그동안 읽었던 여러 소설이 오버랩된다.
동물을 안락사 시키는 클로로포름으로 남편을 살인 하는 제럴딘의 이야기의 초반은 마치
안톤체홉 소설속의 귀여운 여인의 주인공 올렌카처럼 순진 무구한 젊은 아가씨가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한없이 귀엽기만 하다. 물론 소설 초반에 남편을 동물을 안락사 시키는
약품을 이용해서 남편을 살해 하는데, 자신의 손목에 난 흉은 남편의 상습적인 구타와 학대의 흔적이다.
제럴린 자신은, 남편이 없는 곳으로 마치 여행을 떠나듯이
순진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제럴린의 과거의 행적을 통해서 남편인 클라크를 만나는 스타 호텔에서의 여정 까지
제럴린은 남편에서 뻬앗긴 자유를 찾기 위해, 남편을 살해 한다. 그녀가 남편을 죽이기로 마음 먹은 것은 그녀를 남편이 사랑해서가 아니라 증오 했고, 그들은 서로에게 애정이 없었다. 여자의 행복을 앗아간 남편 클라크
그리고 의처증에 사로 잡힌 남편에게서 벗어나고자 하는 제럴린의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이 복잡했다.
순종적인 여인으로 살아야 하는지, 아니면 남편 클라크를 만나기 전의 자유를 찾아 작은 새처럼 훨훨 날아 다니는
자신을 찾을 것인지...
그녀는 남편 클라크를 만나기전의, 발랄하고 흥미로운 곳을 좋아 하는 아가씨 제럴린
소설을 중반 이상을 읽고 나서 끝 부분에 이르러 제럴린의 남자 동창과 재회 하는 장면에서
작가는 어쩌면 예리하게, 젊은 여인의 심리를 교묘하게 파고 들어, 글을 썼는지 감탄 했다.
특히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은 '삶은 우리 두 사람 모두에게자국을 남겼구나' 사랑한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을 상처주고 자유를 침해 한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까
결국 마지막 부분에서 남편 클라크는 죽지 않았고, 아내인 제럴린을 찾기 위해 경찰에 끌려 가는데
제럴린이 남편에게 끌려가지 않기 위해 비명을 지르는 부분에서, 어린시절 읽었던, 고 김윤희 작가의 ' 잃어버린 너'가
떠오른것은 그당시 김윤희 작가의 작품을 읽고 너무나 많은 충격을 받았었기 때문이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작품은 서스펜스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남겨 준다.
작가의 극적인 연출이 너무나 뛰어나서, 어떻게 이럴수가 있을까 라고 혼자서 반문했다.
오랜만에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라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을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