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도 깨끗한 편이었고 날씨도 참 맑았다.
에정대로 최승구형과 양태성형의 자가용 차량 봉사에 덕을 얻어 11시 30분에 모두
새로 단장하여 깨끗하고 산듯한 강화풍물시장 2층 만복정에 모였다.
일년만에 다시 모인 식객들을 푸짐한 웃음으로 반겨주는 주인 아주머니.
일년반전과 똑 같은 음식이자만,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았음에 고마움을 느낀다.
애피타이저 격으로 나오는 도로묵무침, 맑은선지국, 순무김치 등 몇가지 밑반찬에
오늘의 주인공, 밴댕이회, 밴댕이무침, 밴댕이구이.
모두 푸짐하고 맛있게 먹었다. 요즈음 이런 정식을 만오천에 먹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기만 하다. 내장이 적어 밴댕이 ( 말린 것은 디포리라고 한다 ) 소갈딱지라는
우스개 소라에 등장하지만, 맛은 먹어 본 사람만이 안다. 가을 전어와는 또 다른
입을 간지르는 맛이 있다.
점심후 첫번째 들린 곳은 성공회강화성당 ( Anglican Church ),
한옥을 2층으로 만들어 박공을 설차하여 내부채광을 도우며 성당 건물로 만든 독특한 건물.
천주성당이라는 교회현판이 현지 원주민의 민속으로 스며들어오려는 외래 종교의 노력으로 보여 기특하게 보인다.
새로 조성한 것인지, 전부터 있던 것인지 기억이 희미하지만, 경복궁 교태전 후원 아미산 계단식정원과 굴뚝을 재현해 놓은 것에 놀라기도 했다. 계단식 정원의 폭이 좁아져 경사가 급하게 보이고, 굴뚝이 원래의 것 보다 더 커진 것 같아 균형이 깨진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름답다. 꽃밭을 잘 꾸며 놓으면 명물이 될 것 같다.
성당 내부의 모습이 서양 고딕 양식 성당의 내부처럼 천장이 높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2층을 만들어 신비감이 어리는 장소로 만들려는 노력은 칭찬할 만 했다.
여기서 걸어서 강화읍성 북쪽의 외규장각으로 향했다. 고즈녁한 한국 전통 정원에 들어 간 느낌이다. 초여름 푸르름이 참 좋다.
아름드리 느티나무들이 세월의 힘을 보여주고, 밝은 햇살아래 밝게 반짝이는 건강한 잔디들이 늙어가는 육신에 청량한 가운을 불어 넣어준다. 이 곳은 여기 보관되어 있던 도서들, 지금은 루불박물관 지하창고에 쳐박혀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을 프랑스 군들이 불법으로 탈취해간 병인양요의 현장이다.
외규장각을 돌아보고 태성형의 안내로 고인돌을 찾아간다. 내 기억에는 이 곳 고인돌이 내가 본 중에 가장 큰 것이다. ( 우리나라에는 약 3만개 이상의 고인돌이 있는데, 지구상 고인돌의 절반 이상이 함경도 이남 한반도에 있으며, 그 중에서도 전라도에 2만개 이상이 있다고 한다. 강회도에는 현재 확실하게 식별되는 것만 156개 ).
그 다음은 백련사와 전등사, 신록을 벗어나 녹음으로 짙어져가는 숲이 이렇게 아름다운 것인가.
정성들여 가꾼 꽃밭과 이구석 저구석 살펴 만든 아기자가한 공간들이 한번쯤 돌아 볼만한 곳들이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한쪽에 들어 누워 오수라도 잠깐 누려보고 싶었지만.
또 한번 하루를 신선으로 보냈던 날. 차를 가지고 와 하루 종일 먼 길을 직접 운전해 준 태성형과 승구형에게 따듯한 마음을 느끼며 고마움을 표한다.
돌아오는 길, 퇴근 시간 지체는 어쩔 수 없는 것이었고, 당산역 근처 먹자골목을 두대의 자동차로 헤맨 일은 또 하나의 추억. 그래도 겨우겨우 자리를 마련한 설렁탕 집의 수육은 그런대로 근시한 마무리였다.
자연이 아름다운 날, 친구가 정다운 날이었다.
2022년 5월25일 강화도 출사
모인 사람들 : 김용규, 김병욱, 문기찬, 박찬홍, 최승구, 전영돈, 양태성, 노문덕
기금변동상황
전기 잔액 + 금회 모금 – 점심식사 – 저녁식사 - 당산역 주차비 = 잔 액
803,150 원 + 240,000원 – 136,000원 -152, 000원 - 28000 원 = 727,15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