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의 협객>을 보며 시네토크. 이 달의 상영작인 <7인의 협객(육자객)>은 정창화 감독 1971년작이다. 쇼브라더스와 안양영화사가 공동제작했다고 하지만 분명한 위장합작영화이다.
능운, 하범, 이려려, 남궁훈, 윤일봉, 진봉진 출연. 원제는 당시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자객'이란 단어가 들어가 '협객'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를 의식해 <7인의 협객>으로 정해졌다. 흥행성적은 기록이 남아있지 않으나 신통하지는 않았던 기억이다.
왜냐하면 감독의 전작인 1969년의 <천면마녀>나 1972년의 <철인(천하제일권/Five Fingers of Death)>에서 보여준 새로운 시도는 없었고 평범함으로 묻혀버린 느낌이다.
그러나 영화적으로는 우수한 느낌인데 전체적으로 영화스러웠다. 이는 감독의 능력이며 당대의 제작 시스템이 보여주는 홍콩 무협영화의 저력이다.
동시기 홍콩에서는 이소룡이 컴백하며 <당산대형>이 흥행기록을 경신했던 상황이고 장철 감독 역시도 현대 배경의 <권격>을 개봉하며 새로운 뉴 액션을 시도했던 시기이다. 정창화 감독으로서도 새로운 액션에 도전했어야 하며 그러한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정 감독은 결국 <철인>을 감독하며 영국, 미국 시장에서 흥행기록을 수립한다.
<7인의 협객>은 <여협매인두>와 <아랑곡의 혈투(아랑곡)> 이후 그러한 기로에서 만든 정통 무협영화로 우리에게 각인될 것이다. 이후 같은 해에 <래여풍>을 만들고 1972년 드디어 <철인>을 감독한다.
이 영화는 미국 주말박스오피스 흥행 1위의 기록을 갖고 있다. 정 감독은 홍콩 골든하베스트사로 옮겨 <흑야괴객>(1973) <염굴신탐>(1974) <파계>(1977) 등을 연출한다. 그리고 귀국하여 1979년 영화사 화풍흥업을 설립하여 운영하였고 1987년 은퇴하였다. 은퇴하며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다음은 정 감독의 관련 인터뷰이다.
"<천면마녀>를 만들고 나서 뭔가 나는 그래도 타국에서 온 감독이니까 중국감독보다는 월등한 점을 보여줘야 내 입지가 단단해질 거 아니냐 그래서 제가 생각했던 것이 중국감독들이 무협영화를 하는데 나라고 못할 수 있느냐. 그래서 제가 내 능력을 시도해보기로 해가지고 회사 런런쇼한테 말씀을 드렸죠. 나도 무협영화를 할 수 있으니까 기회를 달라 그랬더니 런런쇼가 웃으며 당신은 내가 필요한 게 현대물액션이 필요해서 당신을 영입한 거니까 현대물 액션을 만들어달라고, 그래서 당연히 그것은 내가 만드는데 나도 무협영화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 그러니까 런런쇼가 나를 믿고 무협영화를 맡기는데 그때 책을 런런쇼가 나한테 직접 제시한 게 <여협매인두>…. 그리고 사실 타이틀로 봐서 내가 하고 싶은 무협영화가 아닌데 그 런런쇼가 나를 믿고 내주는 책이니까 내가 그것을 받아가지고 무협영화를 첫 작품을 만들었죠. 주변에 홍콩감독이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한국감독이 와가자고 액션영화 한다는 자가 무협영화를 해. 속으로 달갑지도 않을 거고 과연 저 친구가 무협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완성을 해놓고 시사를 하니까 뜻밖에 자기들만큼의 수준의 영화를 만드니까 먼저 주변감독들은 물론이고 런런쇼가 놀란 거야. “역시 한국감독은 이런 점이 다르구나… 얘기를 해.” “나뿐만아니라 한국감독들은 그런 능력을 다 갖추고 있다 기회가 없으니까 못하는 거다.” 그렇게 얘기를 했어요. 그러고 나서 이제 런런쇼가 그럼 무협영화를 또 해라 그래가지고 그때 <아랑곡>이라는 영화, <아랑곡>이라는 영화를 만들었는데 무협영화라는 것이 남들이 무협영화는 다 할 수 있지만은 무협영화에도 뭔가 꿈이 있어야 되는 거 아니냐. 그래서 <아랑곡>에 내가 심어놓은 것은 어른들의 꿈과 상상을 실현시키는 환타지 같은 어른들의 꿈의 세계를 그린 <아랑곡>을 만들었죠. 그래서 이것 역시 완성이 되니까 물론 홍콩, 동남아 지역은 당연히 히트를 했고 불란서, 영국 같은데 수출이 됐고, 영국 같은 데서는 다른 무협영화와 다른 점이 있다 그것이 무엇이냐 어른들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그런 이야기에 뒷받침이 되었기 때문에 보기 편했다 이런 평이 들어와서 나도 기뻤어요. 내가 생각한대로 좋은 호응을 얻고 있구나. 그래서 그 다음에 <래여풍>이라는… 저… <여라이풍>인가… 하도 오래돼서 나도 헛갈리는데...
Q : <육자객> <래여풍> 이렇게 하셨고….
정 : <육자객>은 했고 그 저 거기서 내가 조금 관심을 갖고 만든게 <래여풍> 그것을 감독을 했어요. 그런데 거기에는 얘기가 의협심을 강조한 얘기지만 뭔가 낭만이 있는 영화 그것이 필요했기 때문에 거기에 나오는 등장인물도 색다르게 갔고 진한(金漢)같은 사람이 암행어사지만 거지행세를 하면서 방랑을 하고 비행을 조사하면서도 뭔가 보기 딱딱한 것보다는 낭만이 흐르는 속에서 자기가 임무수행 하는 얘기 같은 것을 거기에 설정해가지고 영화를 완성을 했어요. 그래서 그 나름대로 다 좋은 성과를 거뒀고 내 나름대로 그 영화는 내가 참 좋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거고 그리고 나서 무협영화는 다 만들었으니까 뭔가 새로운 것을 또 한 번 시도해 보고 싶었고 항상 내 하나의 병이라는 것은 똑같은 것은 안 하려는 하는 뭔가 새로운 것을 자꾸 시도하고 싶은… 그런 의욕이 있어가지고 그때 생각한 것이 무협영화와 현대물 액션에 중간지점이라는 것이 무엇이냐 이런 걸 한번 시도해보고 싶다. 그래서 그때 도서관, 책방으로 다니면서 외국인인 내가 볼 때 중국감독이 생각하지 않는 그러한 신비함이 있지 않느냐 중국 역사라는 것이 그런 게 굉장히 많았고 역사도 깊은 나라고 그래서 책을 보면서 생각해낸 것이 동물을 응용한 공격법이라든가 방어법, 이런 얘기 이것을 재밌게 스토리가 구성이 된다면 중국 관객보다도 외국시장에서 좀 더 좋은 성과를 거두지 않느냐? 이미 구라파 영국시장은 내 영화가 진출해가지고 좋은 성과를 거뒀으니까 좀더 시장을 넓혀서 해봐야 되겠다. 그래가지고 <죽음의 다섯손가락>을 만들었던 거죠. 그래 <죽음의 다섯손가락>에 물론 당연히 내 작품에는 스토리가 굉장히 단단하고 액션영화라는 것은 거의 다 액션위주로 영화를 만들지만은 우선 액션영화가 중요한 것은 스토리가 단단해야 된다는 것. 그리고 새로움이라든가 감독이 가지고 있는 자기의 작가정신, 메시지라든가 액션영화를 통해서도 감독은 이런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 작품에 상당히 심혈을 기울였고 그리고 그 작품을 시작을 할 때 장량이라는 작가를 통해서 그 책을 써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스토리가 단조로워서 이걸 좀 고쳐달라고 해서 그 사람이 한 20여 일 동안을 고친다고 가져가서 고쳐왔는데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내가 단독 책을 수정해야겠다. 그래서 거기에 많은 시추에이션을 내가 바꿔놓은 거죠. 예를 들어서 일본의 낭인 오카다 일행에 대한 설정이라든가, 그리고 김기주가 상대방을 도와주다다 돌아서서 주인공한테로 도움을 주는 그런 설정이라든가 그렇고 남석훈이가 배신을 거기다 인과응보라는 것이 어느 것이냐. 결국 그래가지고 장님이 되는 설정 그리고 남석훈이 장님이 되었지만은 결국은 그들한테 눈이 뺏겼으니까 복수를 해야겠다. 여인의 힘으로 눈을 뺀 그 집에 찾아가서 불을 꺼놓고 결투하는 장면 같은 것. 그러면서 거기에서 결투하는 장면에서도 자기가 상대방의 눈을 뽑은 것이 아니고 그의 아버지로 하여금 자기자식의 눈을 뽑게 만드는 그런 시추에이션. 그것이 결국 중국작가에서 나오지 않고 나한테서 나온 거고…. 마지막에 조지호 주인공이 오카다 하고 결투하는 장면 같은 것은 폭력의 미학이 무엇이냐 하는 것을 거기서 강조를 했던 거고 예를 들어서 카메라에서 일보도가 섬뜩하게 뻗쳐 들어오는 이야기라든가 그리고 결투하는데 장황한 결투가 아닌 상당히 간결하면서 현실감 있고 박력 있고 리얼한 결투 이런데 심혈을 많이 기울였고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인공이 살인을 하는 것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살인을 하고 번뇌하는 그런 주인공의 상을 이 작품엔 그렸죠. 이것이 생각대로 미국시장에 나가서도 미국… 전미흥행 박스오피스 1위를 했다. 뭐 1위를 했다하는 나로서는 즐거운 얘기지만 그래도 거기에서 미국 대작들을 누르고 이 작품이 박스오피스를 했다. 나는 상당히 기쁘게 보람을 느끼는 거고, 또 이 작품을 통해서 홍콩이나 한국영화가 미국시장이나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줬다. 거기에 자부심을 느끼는 겁니다."
7인의 협객
Seven Warrio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