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메달도 세계신… 이틀째 ‘경이로운 트랙’
[도쿄올림픽]여자허들 매클로플린-무함마드, 400m서 0.08초 차 1, 2위 끊어
전날 남자 같은 종목과 ‘판박이’
눈뜨고 일어나면 또다시 새 역사가 튀어나오는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세계신기록을 경신하고도 은메달에 만족해야 하는 일이 이틀 연속 나왔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Greatest of All Time·GOAT)’ 경기로 여겨졌던 ‘번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은퇴)의 100m 세계신기록(9초58) 경기(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마저 위협할 정도다.
4일 2020 도쿄 올림픽 육상 여자 400m 허들에서는 시드니 매클로플린(22)과 다릴라 무함마드(31·이상 미국)가 세계 신기록을 동반 경신하며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눠 가졌다. 전날 같은 종목 남자 경기에서 1, 2위가 동시에 세계신기록을 경신한 놀라운 광경이 그대로 재현된 것.
매클로플린은 이날 마지막 40m 구간에서 무함마드를 제치고 51초46으로 피니시를 끊었다. 자신이 보유했던 종전 세계기록(51초90)을 0.44초나 줄였다. 마지막 허들 전까지 1위였던 무함마드 역시 세계기록을 깨고도 0.08초 차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각자의 성을 따 ‘M&M’으로 불리는 두 선수는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매클로플린은 무함마드와의 경쟁 관계에 대해 “강철이 강철을 강하게 한다. 우리 둘은 서로 최선의 결과를 내도록 밀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무함마드도 “시드니가 뭔가 보여줄 것을 알았다. 그렇게 강한 선수랑 함께하는 무대를 망칠 수 없다는 압박감이 크다.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다. 시드니에게 경의를 보낸다”고 했다.
하루 전 남자 400m 허들에서도 라이 벤저민(미국)은 기존 세계신기록(46초70)을 0.5초 넘게 단축시키고도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바로 옆 레인에서 세계기록 보유자인 카르스텐 바르홀름(노르웨이)이 45초94로 ‘마의 46초’ 벽마저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임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