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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도리(自己道理)
바른 몸가짐을 위해 마땅히 해야 할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自 : 스스로 자(自/0)
己 : 몸 기(己/0)
道 : 길 도(辶/10)
理 : 다스릴 리(王/7)
'자기(自己)'는 자신의 몸가짐이고 '도리(道理)'는 마땅히 해야 할 행위라고 '고려사(高麗史)'에 전한다.
남촌(南村) 이공수(李公遂)는 공민왕 때 문신으로 1340년에 감찰규정(監察糾正)이 되고, 그 후 문과에 급제하였다. 전교부령(典校副令)을 지낸 후 우부대언(右副代言)으로 왕을 시강(侍講)하였다.
1361년 공민왕 10년에 홍건적이 침입하여 평장사로 죽전(竹田)에 둔을 쳤으며, 개경을 압박하자 왕을 따라 남행(南幸) 하였다. 참의평리(參議平理)가 되어 원의 요청으로 일본 정벌을 위해 도사직을 제수하였으나 사양하였다.
1363년 원에서 공민왕을 폐위, 덕흥군을 세움으로 원에 진정표(陳情表)를 올려 복위를 꾀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원에 머물렀다. 공민왕이 복위되자 귀국하여 국학(國學)을 수리하는 것을 보고 기뻐 원나라 왕에게서 받은 금대를 풀어 비용에 충당하였다.
신돈이 들어서자 관직에서 물러나 덕수현에서 남촌선생(南村先生)으로 한가롭게 지냈다. 1365년 익산부원군(益山府院君)에 봉해지고 성품이 곧아 사리에 맞지 않는 것은 행하지 않았다. 품행이 공명정대하여 공민왕은 그를 칙사로 임명하여 원나라에 다녀오도록 하였다.
개경에서 출발하여 압록강 근처에 이르렀을 때 말이 지쳐서 더 이상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직도 갈 길은 먼데 사방을 둘러봐도 허허벌판이라 쉴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런데 멀지 감치 들판 저쪽에 조를 쌓아 놓은 낟가리가 보였다. 이를 보고 가지고 있던 자루에서 조 한 단 값에 해당하는 돈을 꺼내 그 사유를 적은 뒤, 이 돈을 낟가리에 찔러 넣고 조 한 단을 가져오게 하여 말을 먹였다.
그러자 심부름하는 사람이 말했다. "마소를 모는 사람이 지나가게 되면 보나마나 가축에게 조를 먹일 게 아닙니까? 그럼 낟 가리에 찔러 놓은 그 돈을 그냥 두겠습니까?"
그러자 칙사가 타이르듯이 말했다.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남의 소중한 곡식을 그냥 축낸다는 것은 도리가 아니지 않는가? 내가 감찰규정으로 있었다고 해서가 아니라, 그것은 땀 흘려 농사를 지은 밭 임자에게 아무 인사도 없이 먹인 나의 작은 도리야."
말을 마친 뒤에 혼잣말처럼 두런거렸다. "그냥가면 내 마음이 편치 않아. 이 조 한 단을 가꾸기 위해 봄부터 밭에 나가 일하고 이제야 겨우 가을걷이를 해 낟 가래를 쳤는데 공짜로 갖다 먹이면 내 마음이 용납지 않아."
"말씀을 들으니 이해가 됩니다. 허나 그 돈이 낟가리에 부디 꽂혀 있어야 할 텐데…."
"허허, 일이 어떻게 될지 나중 일은 걱정할 필요가 없네. 내 할 도리만 하면 되는 것이야. 우리는 흔히 자기의 행실을 '남은 그렇지 않다'고 핑계대면서 미루는데 그리되면 올바른 세상은 언제 오겠는가? 내 도리를 내가 다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렇게 한다면 그 세계는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네. 그러나 그 세계는 누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야. 알겠는가?"
모든 사람이 각기 '자기도리'를 다한다면 그 세계가 반드시 오고야 만다는 이공수는 1376년(우왕2) 공민왕 묘정에 배향되고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옛날 한 청년이 있었다. 어느 날 말을 타고 길을 가는데 마침 맞은편에서 가마를 타고 오는 노 정승과 마주쳤다. 마땅히 말에서 내려 인사를 드려야 할 것인데 마침 전날 내린 큰비로 땅이 질었다. 마침 노 정승은 절친한 친구의 아버지이고, 평소 소탈하신 모습이 크게 어려운 어른은 아니었다.
그런데 머뭇거림을 눈치챈 노 정승이 허허 웃으며, "땅이 이리 진데 옷 버리도록 굳이 내릴 필요가 있겠는가" 하며 먼저 말을 건네었다. 청년은 감사한 마음에 말 위에서 꾸벅 고개를 숙여, "감사합니다. 살펴 가십시오" 하고 인사를 올렸다.
그런데 정승은 그날 밤 집에 돌아와 아들을 불렀다. 그리고 청년을 만나, '오늘 일은 도리가 아니었다'고 전하라 하였다. 의아한 아들은 친구를 만나, 왜 그랬는지 물었다. 청년은 놀라고 억울하였다. 어르신께서 먼저 만류하시기에 따른 것 뿐인데, 이제 와 새삼 도리가 아니라 하심은 또 무슨 말씀이신가 하였다.
아들이 생각해 보니 말인즉 그렇다 싶다. 이에 돌아와 아버지께 여쭈었다. 정승이 답했다. "땅이 궂으니 내리지 말아라. 권하는 것이 내 도리이고, 그럼에도 내려서 예를 갖추는 것이 그의 도리니라."
우리는 보통 상대방이 할 도리를 하지 않음에 아주 민감하고, 그가 도리를 다하는 것은 당연히 여긴다. 그러나 그에 대하여 내가 할 도리가 있음은, 참으로 쉽게 잊는다. 손님은 왕이지만, 왕도 지켜야 할 도리가 있는 법인데 말이다.
■ 도리를 지키고 책임을 다하자
理旣亂而人物不亂, 未有其理也.
道其亡而家國不亡, 亦未有其道也.
이치가 이미 혼란한데도 사람과 사물이 혼란하지 않는 이치는 없으며, 도가 이미 망했는데도 집안과 나라가 망하지 않는 도리 또한 없다.
윗글은 인조 때 산림으로 꼽혔던 여헌(旅軒) 장현광이 임진왜란 시절 쓴 피란 일기에서 나라가 망하게 된 원인을 말한 것입니다. 임진왜란의 원인은 복합적일 것입니다. 그런데 조선이 임진왜란에 잘 대처하지 못한 까닭은 왜군이 전쟁으로 단련된 것 등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것들은 주변적인 것이고, 주된 원인은 스스로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장현광은 그 근본 원인을 우리나라가 이치[理]와 도리[道]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임진왜란 때 나라가 무너진 것은 임금부터 공경대부는 물론이고 백성까지 모두 자신의 직분을 내팽개쳤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치와 도리를 지켜야 할 임금과 관원들이 먼저 도망가는데 군대와 백성이 그 자리를 지킬 이치와 도리는 없습니다. 대포가 있고, 산성이 있고, 군대가 있어도 그것을 지킬 책임 있는 사람이 도망치면 모든 것이 와르르 무너질 뿐입니다.
사회, 국가라는 것도 결국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사람들의 모임은 눈에 보이는 규칙이나 보이지 않는 규칙에 의해서 유지됩니다. 그 사회의 규칙은 어떤 궁극적인 가치 기반 위에 있습니다. 장현광이 말하는 이치와 도리라는 것은 그 사회의 규칙과 그 규칙이 의지하는 가치 기반을 말합니다.
그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지키기를 바라고 지키리라 믿는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사람들 사이의 상호성입니다. 내가 이것을 지키면 저 사람도 이것을 지킬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그 믿음을 배신하면 이쪽도 더는 그 약속을 지키려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치라는 것도 그냥 무너지게 됩니다.
세월호 사고 때, 우리는 책임을 맡은 사람이 먼저 도망가 버린 것을 보았습니다. 그들을 믿고 자리를 지킨 사람들은 그대로 물속으로 가라앉았습니다. 그 뒤로 사고 수습과정에서 책임을 지고있는 공무원이 무책임으로 인해 제때 구조작업을 하지 못했고 또한 진상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이제는 믿음이 위태위태합니다.
지금 우리는 우리 시대의 임진왜란을 앞에 두고 있습니다. 자신의 책임으로부터 도망가지 않고, 직분을 다함으로써 이치와 도리를 지켜, 백성을 구하고 나라를 구하는 사람이 있기를 서로가 서로에게 바라고 있습니다. 모두가 이 시대의 충무공을 바랄 뿐입니다.
그러나 구세주를 바라기 보다는 우리 속에 들어 있는 망국의 원인을 없애야 할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 눈앞의 이익과 편리 때문에 불합리를 묵인하고 사람의 도리를 저버리지 않았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끝까지 이치를 따지고 도리를 지켜야 합니다. 이치와 도리가 없으면 결국 망할 뿐입니다. 그것은 40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진리인 것 같습니다.
■ 인간의 도리를 다하고 있는가?
인간의 도리란 무엇인가? 도리(道理)의 사전적인 의미는 '사람이 어떤 입장에서 마땅히 행하여야 할 바른 길이고, 어떤 일을 해 나갈 방도(方道)'이다.
사람이 지켜야 할 바른 길은 무엇일까.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신의를 지키고 염치를 아는 것이 그 으뜸이지 않을까 싶다. 또 받으면 스스럼없이 갚을 줄 아는 것이 인간의 도리가 아닐까 싶다.
세상살이라는 것이 늘 내 뜻대로만 할 수 없다. 우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면서도, 늘 스스로가 마음에 들지 않아 자신을 뒤돌아 보고 자신을 향한 '나는 지금 인간의 도리를 다하고 있는가?'란 물음에 왠지 대답은 시원스럽지 않고 마음이 아픈 것이다.
그래서 우리 인간은 동물과 다르다고 한다. 생각하고 자신의 삶에 대하여 후회하고 반성하며 인간의 도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인간이 인간의 도리를 잊고 산다면 어찌 동물과 다르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인간의 도리가 말로야 쉽지만, 그렇게 만만하거나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삶에 자신할 사람은 많지 않다고 본다.
우린 과연 사람의 도리를 다하고 사람냄새 나는 하루를 살고 있는가? 혹여 다른 사람의 눈에는 그렇게 보여도, 정작 그렇다고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자기 자신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간의 마음은 시시각각으로 잘 변하지만 변하지 않은 마음을 간직하는 것은 인간의 최대 도리이다. 하찮은 이해에 얽혀서 신의를 잃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인간의 도리를 다하지 않는 사회가 지속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주소에 마음이 아프다.
우리나라가 추구하는 민주주의 사회는 국민 각 개인이 서로 부당한 대우를 하지 않으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문화가 넘치는 사회를 말한다. 그러나 요즈음 우리사회에서 만연되는 갑질 논란을 보면서 인간의 도리에 대한 학교 교육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연말 연시를 맞아 핫 뉴스를 장식한 여러 사건들을 보면 경영진의 갑질 논란이 우리를 씁쓸하게 만들고 있다. 힘있는 사람들이 인간의 도리를 다 하였다면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은 먼저 자기자신을 알아야 한다. 세상을 모두 아는 것처럼 목에 힘을 주고 사는 사람도 나 자신을 모른다면 이와같은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게 된다.
가진 자들이 없는 자를 무시하고 학대하는 현상은 사회의 병리현상이라고 본다. 민주주의의 암적 존재는 사회에서 일시 격리하는 것이 마땅하다. 기본적인 인간의 행실에도 미치지 못하고 경영자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폭언과 폭행은 사과한다고 해결 될 일이 아니다. 사회가 강력하게 응징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남을 속이고 자신만을 위해 백년을 사는 것보다 바르게 하루를 사는 것이 더 보람있는 삶이 아닌가? 분수를 지킬 줄 아는 사람, 인간의 도리가 세상을 지배하는 사회가 되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 율곡 이이의 바른 몸가짐
배우는 자가 학문에 뜻을 두었다면 낡은 습관을 버리고 오로지 학문을 지향하여 몸가짐을 바로 해야 할 것이다. 격몽요결(擊蒙要訣)에 실려있는 글 중에 구용(九容)과 구사(九思)가 있다. 율곡(栗谷) 이이(李珥)는 이 글에서 몸과 마음가짐에 구용(九容)보다 간절한 것은 없고, 학문을 깊게 하고 지혜를 더하는 데는 구사(九思)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가르쳤다.
아홉 가지 태도 : 구용(九容)
1. 족용중(足容重) - 발의 용모는 무겁게 움직여야 한다. 즉, 경솔히 거동하지 않는다. 아무데나 돌아다니지 말 것이다.
2. 수용공(手容恭) - 손의 모양은 공손해야 한다. 즉, 아무 할 일이 없으면 마땅히 단정히 손을 맞잡을 것이며 쓸데없이 손을 놀리거나 물건을 만지작거리지 말 것이다.
3. 목용단(目容端) - 눈의 용모는 단정해야 한다. 즉, 눈매를 안정시켜서 똑바로 보는 습관을 가져야 하며 훑어보거나 곁눈질하지 말아야 한다. 대화할 때에는 진지하게 상대방을 바로 바라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4. 구용지(口容止) - 입의 용모는 신중하게 가져야 한다. 즉, 말을 할 때나 음식을 먹을 때가 아니면 함부로 입을 열지 말 것이다. 덕이 되지 않는 말은 삼갈 것이다.
5. 성용정(聲容靜) - 소리의 용모는 조용하게 해야 한다. 항상 조용한 목소리로 분명한 목소리를 내도록 할 것이다. 너무 크게 떠들거나 잘 들리지도 않게 귓속말을 하는 일을 삼갈 것이다.
6. 두용직(頭容直) - 머리모양은 똑바로 가져야 한다. 즉, 머리를 똑바르게 들고 항상 몸의 자세를 바르게 할 것이다. 머리를 이리 저리 돌리거나 한 편으로 기울게 하고 있지 말 것이다.
7. 기용숙(氣容肅) - 숨을 고르게 하고, 거친 숨을 쉬거나 한숨을 자주 쉬지 말 것이다.
8. 입용덕(立容德) - 서 있는 용모는 의젓하여야 한다. 즉, 중심을 세워 서 있기를 힘쓸 것이며 기대지 말고 엄연히 덕이 있는 기상을 가져야 한다.
9. 색용장(色容莊) - 얼굴의 모양은 항상 씩씩한 모습을 유지하도록 할 것이다. 즉, 얼굴빛을 바르게 하여 근심하는 기색이나 태만한 기색을 하지 말 것이다.
아홉 가지 생각 : 구사(九思)
1. 시사명(視思明) - 사물(事物)을 볼 때는 밝게 보기를 생각한다. 선입관을 가지고 사물을 보면 안 된다. 있는 그대로 뚜렷하게 봐야 한다. 사물(事物)을 밝히 분명하게 보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분명한 판단을 위해서이다.
2. 청사총(聽思聰) - 들을 때에는 똑똑히 들을 것을 생각한다. 남의 말을 흘려듣지 말 것이다. 밝히 듣기를 힘쓸 것이며, 혹 잘못 듣고 오해를 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
3. 색사온(色思溫) - 얼굴 빛은 온화하게 갖기를 생각한다. 얼굴 표정은 따뜻하게 편안하게 미소 띤 얼굴로 겸손하고 공손하게 가져야한다. 얼굴에서 찬바람이 불고 나쁜 인상을 남에게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4. 모사공(貌思恭) - 용모는 공손하기를 생각한다. 몸가짐은 항상 단정하고 깨끗해야 한다. 자기 식대로 무례하고 저돌적인 행동을 하고 있지 않는가를 항상 살필 것이다.
5. 언사충(言思忠) - 말을 할 떄는 성실함을 생각해야 한다. 즉, 한 마디의 말을 하더라도 성실하고 신의(信義) 있는 말을 할 것이다. 지나친 농담 또는 무책임한 말을 하고 있지나 않나 깊이 생각하면서 말해야 한다.
6. 사사경(事思敬) - 일에 있어서는 공경함을 생각해야 한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항상 조심스럽게 그리고 신중하고 성실하게 행할 것이다. 무례한 행동을 하면 화를 당한다. 언제나 자기를 누르고 예(禮)를 지켜야 한다.
7. 의사문(疑思問) - 의심나는 것은 물을 것을 생각한다. 의심나는 일이 있으면 반드시 선각자(先覺者)에게 나아가 자세히 물을 것이고, 알지 못하는 것을 그대로 접어 두지 말아야 한다. 군자는 불치하문(不恥下問)이라 했다. 모르는 것을 묻는 것은 조금도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아이들에게서도 배울 것이 있다.
8. 분사난(忿思難) - 분할 적에는 곤란할 때를 생각한다. 즉, 분함이 있을 적에는 반드시 자신을 징계하고 이치로서 자신을 이겨야 한다. 전후 사정 안 살피고 쉽게 성을 내다보면 어려운 일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9. 견득사의(見得思義) - 이득이 생기거든 그것이 의로운 것인가 아닌가를 생각해야 한다. 불의한 이득을 좇다가 불명예를 겪는 일들이 너무나도 흔하다. 즉, 재물이 생기게 되면 그것이 혹 불의한 것이 아닌지 잘 살핀 후에 받아야 한다.
배움은 생각을 바르게 하려는 수단인데도 널리 배운 사람으로서 구사(九思)를 잊어버리고 있는 사람을 위하여 경각심을 깨우려는 것이 율곡(栗谷)의 본래 목적이다. 그러기에 격몽요결에서는 '구용'과 '구사'를 항상 마음속에 새겨 자기 몸을 살피고 잠시라도 그대로 내버려두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런 율곡의 지침을 집안에 써놓고 눈여겨보도록 권한 것이 바로 오늘날 가정의 '가훈'이다. 부모들은 이런 가훈을 통해 자녀들 속에 잠재한 인간 교육의 측면을 부각시켜줘야 할 책임이 있다. 바로 이 가훈의 실천을 통해 스스로의 바른 가치관을 확립하게 한다.
◼ 지도자는 바른 몸가짐으로 솔선수범해야 한다
政者, 正也. 其身正, 不令而行. 其身不正, 雖令不從.
정치는 바르고 반듯한 것이다. 지도자가 몸이 바르면 명령을 하지 않아도 행하여지지만, 몸이 바르지 않으면 명령을 하더라도 인민들이 따르지 않는다.
이 글귀는 시진핑 주석이 쓴 之江新語, 要用人格魅力管好自己란 글에 논어(論語) 안연(顏淵)과 논어 자로(子路)편에 나오는 공자(孔子)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시진핑은 줄곧 지도간부들이 바르고 깨끗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은 마르크스주의 정당의 성격이나 주지(主旨)에 비춰볼 때 내재적인 요구라고 제창해 왔다. 그는 지도간부들이 덕과 도덕을 바탕으로 한 정치를 펼칠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고, 앞장서 이끌어 나가도록 강조했다.
시진핑은 업무기풍 시정, 군중밀착과 관련한 8항 규정을 널리 실행하고, 좋은 기풍을 만들어 중앙이 솔선수범해 이끌어 나가면 위에서 하는 일을 아래에서 본받게 되고, 청신한 기풍을 진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역사에서 수많은 사상가들은 자신의 몸을 닦아 도덕을 세우는 것을 중시하고, 관리는 청렴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일단의 정직한 사대부들은 이런 도덕규범을 평생 관리로서의 준칙으로 삼아 지켜왔다. 시 주석은 여러 차례 선진(先秦) 시대의 청렴한 정치의 잠언을 인용해 지도간부들이 공정무사하고 몸소 모범을 보이는 언행일치의 우량 기풍을 진작시킬 것을 요구했다.
광대한 군중은 눈을 똑바로 뜨고 지도간부들이 어떻게 말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가를 지켜본다. 때문에 지도간부들이 군중으로부터 위신을 높이고,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자신 스스로가 모범적 구실을 하고, 인간적인 품격을 발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도간부들이 일 처리하는 데 인민들에게 영향력이 있고 호소력 있게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 속담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이 있다. 이는 지도간부들이 바른 몸가짐을 갖고 언행일치로 실천할 때 인민들의 사랑과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럴 때만이 지도간부들이 사업의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고, 국리민복의 정치를 펼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원전은 다음과 같다.
季康子問政于孔子. 孔子對曰: 政者, 正也. 子帥以正, 孰敢不正.
노魯 나라 대부 계강자가 공자에게 정치에 관해 물었다. 공자가 대답했다. '정(政)이란 정(正)입니다. 대부 자신이 바르게 처신한다면 누가 감히 부정한 행위를 하겠습니까?'
(논어/안연)
子曰: 其身正, 不令而行; 其身不正, 雖令不從.
공자가 말했다. "자세가 바르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행해지고, 태도가 바르지 않으면, 비록 명령을 해도 백성은 따라오지 않는다."
(논어/자로)
공자는 정치를 바른 것(正)으로 이름 지으며, 정치를 하는 사람들의 바르고 단정한 행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漢) 나라 때 불후의 명저 사기(史記)를 쓴 사마천(司馬遷)은 서한(西漢) 시대 흉노족과 70여 차례 싸워 흉노족으로 부터 비장군(飛將軍)이라고 불린 불우한 명장 이광(李廣)을 평가한 '사기 이장군 열전'에서 공자의 이 말을 인용했다.
사마천은 "말하건대 자세가 바르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행해지고, 태도가 바르지 않으면 비록 명령을 해도 백성은 따라오지 않는다(傳曰; 其身正, 不令而行, 其身不正, 雖令不從)"라면서 "그것은 이 장군을 일컬음이라(其李將軍之謂也)"고 이광을 높이 평가했다.
사마천은 "속담에 복숭아와 오얏은 말이 없으나, 그 나무 아래에는 저절로 길이 생긴다. 이 말의 뜻은 비록 작을지 모르지만 큰 의미가 있다(諺曰; 桃李不言, 下自成蹊. 此言雖小, 可以論大也)"고 말했다.
복숭아와 오얏은 말이 없으나, 그 나무 아래에는 저절로 길이 생긴다. 즉, 몸이 바르고 덕이 있는 사람은 스스로 자신은 내세우지 않아도 사람들이 따른다는 뜻이다. 그런 뜻에서 사마천의 '복숭아, 오얏나무' 비유는 '몸을 바르게 하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행하여진다(其身正, 不令而行)'의 멋진 해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공직자의 바른 몸가짐과 청렴한 마음
조선 후기 위대한 선각자(先覺者)인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이 목민심서(牧民心書) 48권을 1818년 봄 다산초당에서 완성한지 약 200년이 된다. 목민심서는 지방 관리들의 폐해를 없애고 지방행정을 쇄신하기 위해 지은 책으로 공직자가 공직을 수행함에 필요한 실천윤리라고 볼 수 있다.
목민심서 제2편인 율기(律己)는 자신을 가다듬는 일을 말한다. 율기(律己)에서는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가 자기의 행동을 바르게 하는 것을 근본으로 삼았고, 공직자 자신의 몸가짐을 가다듬는 일부터 은혜를 베푸는 일까지 6조로 나누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율기(律己)는 자신을 바로 하고 자기 자신을 단속하다라는 의미로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행동을 바르게 하라는 지침을 담고 있다.
율기육조(律己六條) 제1조 칙궁(飭躬; 몸가짐을 바로하라)
興居有節,, 冠帶整飭, 莅民以莊, 古之道也.
평소 절도 있는 생활을 해야 하고 옷은 단정히 입고, 백성을 대할 때는 의젓하고 바른 자세를 보여야 한다.
이는 공직자 뿐만이 아니라 일반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해당하는 말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면 가정과 사회생활에서 모든 사람들이 옷을 깨끗하고 단정하게 입고 절제되고 절도 있는 삶을 살아야 하고 사람을 대할 때는 너무 격의 없이 행동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毋多言, 毋暴努.
말을 많이 하지 말고 함부로 화를 내지도 마라.
이는 말을 많이 하면 말실수를 하게 되고, 신뢰 또한 잃게 될 것이고, 화를 자주 내면 주위 동료와 지역 주민들에게 두려움과 미움을 받게 된다는 뜻으로 말을 무겁게 하고 감정을 잘 조절하라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주민 민원을 대할때 불필요하고 지키지 못할 허황된 공언을 하지 않으며 공공연한 언쟁을 일삼지 말아야 한다.
循例省事, 務持大體, 亦或一道, 唯時淸俗淳, 位高名重者, 乃可爲也.
순례를 따라서 일을 살피고 그 요점만을 취하여 힘쓰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기는 하나 이는 시대의 풍속이 맑고 성품이 순하고 지위와 명망이 높은 자여만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똑 같은 선례라고 해도 그 시대에 따라 달리하라는 말이다. 어떤 때는 甲이라는 방식이 좋지만, 어떨 때는 乙의 방식이 좋을 수 있다. 이는 시대와 일의 흐름을 잘 알고, 어떤 방식이 좋은 일이며, 주민들에게 더 이로운 지를 신중히 검토를 해야 할 것이다.
공직자는 모든 일을 계획함에 짧게는 10년 길게는 100년 이상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민을 위한 결정을 흔들림 없이 추진 할 수 있어야 하며 그때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임시방편 혹은 미봉책 정책을 지양하고 옳고 바른 길은 있으나 인기에 영합하기 위한 곡학아세(曲學阿世)의 자세로 주민을 대하는 자세만큼은 갖지 말아야 한다.
위와 같이 목민심서 및 학술서적 등에 인용된 자료를 바탕으로 2편 율기 칙궁(飭躬)에 나와 있는 몇 구절을 보면 당시 시대와 비교해서 시간이 많이 흐르고 사회 전반적인 체제가 확연히 차이가 나지만 공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이 자세는 별 차이 없이 같다는 생각이 든다.
▶️ 自(스스로 자)는 ❶상형문자로 사람의 코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사람은 코를 가리켜 자기를 나타내므로 스스로란 뜻으로 삼고 또 혼자서 ~로 부터 따위의 뜻으로도 쓰인다. 나중에 코의 뜻에는 鼻(비)란 글자가 생겼다. ❷상형문자로 自자는 '스스로'나 '몸소', '자기'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自자는 사람의 코를 정면에서 그린 것으로 갑골문에서는 코와 콧구멍이 그대로 묘사되어 있었다. 그래서 自자의 본래 의미는 '코'였다. 코는 사람 얼굴의 중심이자 자신을 가리키는 위치이기도 하다. 우리는 보통 나 자신을 가리킬 때는 손가락이 얼굴을 향하게끔 한다. 이러한 의미가 확대되면서 自자는 점차 '자기'나 '스스로'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自자가 이렇게 자신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畀(줄 비)자를 더한 鼻(코 비)자가 '코'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自(자)는 어떤 명사(名詞) 앞에 쓰이어 ~부터, ~에서(~서)와 같은 뜻을 나타내는 한자어. 시간이나 공간에 관한 낱말 앞에 쓰임의 뜻으로 ①스스로, 몸소, 자기(自己) ②저절로, 자연히 ③~서 부터 ④써 ⑤진실로 ⑥본연(本然) ⑦처음, 시초(始初) ⑧출처(出處) ⑨코(비鼻의 고자古字) ⑩말미암다, ~부터 하다 ⑪좇다, 따르다 ⑫인하다(어떤 사실로 말미암다) ⑬사용하다, 쓰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몸 기(己), 몸 신(身),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다를 타(他)이다. 용례로는 제 몸을 자신(自身), 남의 구속을 받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함을 자유(自由), 제 몸 또는 그 자신을 자체(自體), 저절로 그렇게 되는 모양을 자연(自然), 제 몸이나 제 자신을 자기(自己), 자기 목숨을 스스로 끊어서 죽음을 자살(自殺), 스스로 자기의 감정과 욕심을 억누름을 자제(自制), 스스로 그러한 결과가 오게 함을 자초(自招), 스스로 움직임을 자동(自動), 제 스스로 배워서 익힘을 자습(自習), 자기 일을 자기 스스로 다스림을 자치(自治), 스스로의 힘으로 생계를 유지함을 자립(自立), 자기의 능력이나 가치를 확신함을 자신(自信), 남에게 굽히지 않고 자기 몸이나 마음을 스스로 높이는 마음을 자존심(自尊心), 어떤 일에 대하여 뜻한 대로 이루어 낼 수 있다고 스스로의 능력을 믿는 굳센 마음을 일컫는 말을 자신감(自信感), 스스로 나서서 하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자발적(自發的), 자기의 언행이 전후 모순되어 일치하지 않는다는 말을 자가당착(自家撞着), 자신을 스스로 해치고 버린다는 뜻으로 몸가짐이나 행동을 되는 대로 취한다는 말을 자포자기(自暴自棄), 스스로 힘을 쓰고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쉬지 아니한다는 말을 자강불식(自强不息), 자기가 그린 그림을 스스로 칭찬한다는 뜻으로 자기가 한 일을 자기 스스로 자랑함을 이르는 말을 자화자찬(自畫自讚), 자기가 일을 해놓고 그 일에 대하여 스스로 미흡하게 여기는 마음을 일컫는 말을 자격지심(自激之心), 물려받은 재산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일가를 이룸 곧 스스로의 힘으로 사업을 이룩하거나 큰 일을 이룸을 일컫는 말을 자수성가(自手成家), 자기의 줄로 자기를 묶다는 뜻으로 자기가 자기를 망치게 한다는 말이다. 즉 자기의 언행으로 인하여 자신이 꼼짝 못하게 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자승자박(自繩自縛), 잘못을 뉘우쳐 다시는 그런 잘못이 없도록 함을 이르는 말을 자원자애(自怨自艾), 처음부터 끝까지 이르는 동안 또는 그 사실을 일컫는 말을 자초지종(自初至終), 스스로 묻고 스스로 대답한다는 뜻으로 마음속으로 대화함을 이르는 말을 자문자답(自問自答), 제 뜻이 항상 옳은 줄로만 믿는 버릇이라는 뜻으로 편벽된 소견을 고집하는 버릇을 이르는 말을 자시지벽(自是之癖) 등에 쓰인다.
▶️ 己(몸 기)는 ❶상형문자이나 지사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본래 구불거리는 긴 끈의 모양을 본떴고, 굽은 것을 바로잡는 모양에서 일으키는 일의 뜻으로 쓰인다. 일으키다의 뜻은 나중에 起(기)로 쓰고, 己(기)는 천간(天干)의 여섯번째로 쓰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己자는 '몸'이나 '자기'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여기서 말하는 '몸'이란 '나 자신'을 뜻한다. 己자의 유래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일부에서는 사람이 몸을 구부린 모습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굽의 있는 새끼줄을 그린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런데 己자와 결합한 글자를 보면 새끼줄이 구부러져 있는 모습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다만 己자가 단독으로 쓰일 때는 여전히 '나 자신'이라는 뜻을 가지게 된다. 己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상용한자에서는 뜻과 관련된 글자가 없다. 다만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새끼줄이나 구부러진 모양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으니 상황에 따른 적절한 해석이 필요하다. 그래서 己(기)는 ①몸 ②자기(自己), 자아(自我) ③여섯째 천간(天干) ④사욕(私慾) ⑤어조사(語助辭) ⑥다스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육십갑자(六十甲子)의 여섯 번째를 기사(己巳), 열여섯째를 기묘(己卯), 스물여섯째를 기축(己丑), 서른여섯째를 기해(己亥), 마흔여섯째 기유(己酉), 쉰여섯째를 기미(己未)라 한다. 그리고 자기의 물건을 기물(己物), 자기 마음을 기심(己心), 자기가 낳은 자녀를 기출(己出), 자신의 의견이나 소견을 기견(己見), 자신의 초상을 기상(己喪), 자기의 소유를 기유(己有), 자기의 물건은 기물(己物), 제 몸이나 제 자신 또는 막연하게 사람을 가리키는 말을 자기(自己), 자기 이익만 꾀함을 이기(利己), 자신의 몸을 닦음을 수기(修己), 안색을 바로잡아 엄정히 함 또는 자기자신을 다스림을 율기(律己), 자기 몸을 깨끗이 함을 결기(潔己), 몸을 가지거나 행동하는 일을 행기(行己), 신분이나 지위가 자기와 같음을 유기(類己), 자기를 사랑함을 애기(愛己), 자기 한 몸을 일기(一己), 자기에게 필요함 또는 그 일을 절기(切己), 자기가 굶주리고 자기가 물에 빠진 듯이 생각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기의 고통으로 여겨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함을 일컫는 말을 기기기익(己飢己溺), 중종때 남곤 일파 조광조 등을 쫓아내어 죽인 사건을 일컫는 말을 기묘사화(己卯士禍), 기미년 3월1일 일제에 항거하여 일어난 한국의 독립운동을 일컫는 말을 기미독립운동(己未獨立運動), 자기 스스로를 돌이켜 봄을 일컫는 말을 자기관찰(自己觀察), 모든 사고와 판단과 행동을 자기 중심으로 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자기본위(自己本位), 자기의 이해와 쾌락과 주장을 중심으로 삼고 남의 처지를 돌보지 않는 주의를 일컫는 말을 애기주의(愛己主義), 자기 존재를 인정 받으려고 남에게 자기를 과시하는 심리적 경향을 일컫는 말을 자기과시(自己誇示), 스스로에게 황홀하게 빠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자기도취(自己陶醉), 자신의 생활은 검약하게 하고 남을 대접함에는 풍족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약기유물(約己裕物) 등에 쓰인다.
▶️ 道(길 도)는 ❶회의문자로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首(수)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首(수)는 사람 머리와 같이 사물의 끝에 있는 것, 처음, 근거란 뜻을 나타낸다. 道(도)는 한 줄로 통하는 큰 길이다. 사람을 목적지에 인도하는 것도 길이지만 또 도덕적인 근거도 길이다. ❷회의문자로 道자는 '길'이나 '도리', '이치'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道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首(머리 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首자는 '머리'라는 뜻이 있다. 道자는 길을 뜻하는 辶자에 首자를 결합한 것으로 본래의 의미는 '인도하다'나 '이끌다'였다. 그러나 후에 '사람이 가야 할 올바른 바른길'이라는 의미가 확대되면서 '도리'나 '이치'를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여기에 寸(마디 촌)자를 더한 導(이끌 도)자가 '인도하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道(도)는 (1)우리나라의 지방 행정 구역의 하나. 예전에 8도이던 것을 고종(高宗) 33(1896)년에 13도로 고쳤고, 다시 대한민국 수립 후에 14도로 정함 (2)우리나라의 최고 지방자치단체 (3)도청 (4)중국 당(唐) 대의 최고 행정 단위. 당초에는 10도로 나누어 각 도마다 안찰사(按察使)를 두었으며 734년에 15도로 늘려 관찰사(觀察使)를 장관(長官)으로 두었음 (5)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6)종교 상으로, 교의에 깊이 통하여 알게 되는 이치, 또는 깊이 깨달은 지경 (7)기예(技藝)나 방술(方術), 무술(武術) 등에서의 방법 (8)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길 ②도리(道理), 이치(理致) ③재주 ④방법(方法), 술책(術策) ⑤근원(根源), 바탕 ⑥기능(機能), 작용(作用) ⑦주의(主義), 사상(思想) ⑧제도(制度) ⑨기예(技藝) ⑩불교(佛敎) ⑪승려(僧侶) ⑫도교(道敎) ⑬도사(道士) ⑭교설(敎說) ⑮~에서, ~부터 ⑯가다 ⑰가르치다 ⑱깨닫다 ⑲다스리다 ⑳따르다 ㉑말하다 ㉒완벽한 글 ㉓의존하다 ㉔이끌다, 인도하다 ㉕정통하다 ㉖통하다, 다니다 ㉗행정구역 단위 ㉘행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길 도(塗), 거리 항(巷), 거리 가(街), 네거리 구(衢), 길 로/노(路), 길 도(途), 길거리 규(逵), 모퉁이 우(隅)이다. 용례로는 사람이나 차가 다닐 수 있게 만든 길을 도로(道路),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바른 길을 도리(道理),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도덕(道德), 일에 쓰이는 여러 가지 연장을 도구(道具), 도를 닦는 사람을 도사(道士),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도덕 상의 의리를 도의(道義), 일반에게 알리는 새로운 소식을 보도(報道), 차가 지나다니는 길을 궤도(軌道), 부모를 잘 섬기는 도리를 효도(孝道), 사람이 행해야 할 바른 길을 정도(正道), 차가 다니도록 마련한 길을 차도(車道), 도를 닦음을 수도(修道), 임금이 마땅히 행해야 될 일을 왕도(王道), 바르지 못한 도리를 사도(邪道), 사람이 다니는 길을 보도(步道), 일에 대한 방법과 도리를 방도(方道), 길에 떨어진 것을 줍지 않는다는 뜻으로 나라가 잘 다스려져 백성의 풍속이 돈후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도불습유(道不拾遺), 길거리에서 들은 이야기를 곧 그 길에서 다른 사람에게 말한다는 뜻으로 거리에서 들은 것을 남에게 아는 체하며 말함 또는 깊이 생각 않고 예사로 듣고 말함을 일컫는 말을 도청도설(道聽塗說), 길가에 있는 쓴 자두 열매라는 뜻으로 남에게 버림받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도방고리(道傍苦李), 먼 길을 달린 후에야 천리마의 재능을 안다는 뜻으로 난세를 당해서야 비로소 그 인물의 진가를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도원지기(道遠知驥), 길에는 오르고 내림이 있다는 뜻으로 천도에는 크게 융성함과 쇠망함의 두 가지가 있다는 말을 도유승강(道有升降), 구차하고 궁색하면서도 그것에 구속되지 않고 평안하게 즐기는 마음으로 살아감을 일컫는 말을 안빈낙도(安貧樂道), 시장과 길거리에서 이루어지는 교제라는 뜻으로 이익이 있으면 서로 합하고 이익이 없으면 헤어지는 시정의 장사꾼과 같은 교제를 일컫는 말을 시도지교(市道之交), 청렴결백하고 가난하게 사는 것을 옳은 것으로 여김을 일컫는 말을 청빈낙도(淸貧樂道), 말할 길이 끊어졌다는 뜻으로 너무나 엄청나거나 기가 막혀서 말로써 나타낼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언어도단(言語道斷) 등에 쓰인다.
▶️ 理(다스릴 리/이)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구슬옥변(玉=玉, 玊; 구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里(리)가 합(合)하여 다스리다를 뜻한다. 음(音)을 나타내는 里(리)는 길이 가로 세로로 통하고 사람이 살고 있는 마을, 뜻이 갈라져서 사리(事理)가 바르다, 규칙 바르다의 뜻과 속, 속에 숨어 있다의 두 가지 뜻을 나타낸다. 玉(옥)은 중국의 서북에서 나는 보석, 理(리)는 옥의 원석(原石)속에 숨어 있는 고운 결을 갈아내는 일, 나중에 옥에 한한지 않고 일을 다스리다, 사리 따위의 뜻에 쓰인다. ❷형성문자로 理자는 '다스리다'나 '이치'를 뜻하는 글자이다. 理자는 玉(구슬 옥)자와 里(마을 리)가 결합한 모습이다. 里자는 '마을'이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理자는 본래 옥에 새겨 넣은 무늬를 뜻했었다. 단단한 옥을 깎아 무늬를 새겨 넣는 작업은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理자는 후에 간혹 실수로 구멍 낸 곳을 메운다는 의미에서 '메우다'나 '수선하다'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고 지금은 '(일을)처리한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理(다스릴 리/이)는 (1)용언(用言)이나 체언(體言) 술어의 어미(語尾) ~ㄹ 다음에 있다 없다 따위와 함께 쓰이어 까닭 이치(理致)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숫자 다음에서 이(浬)의 뜻으로 쓰는 말 (3)해리(海里) (4)사물 현상이 존재하는, 불변의 법칙(法則), 이치(理致), 도리(道理) (5)중국 철학에서 우주(宇宙)의 본체. 만물을 형성하는 정신적(精神的) 시원을 뜻함 (6)이학(理學) (7)이과(理科) 등의 뜻으로 ①다스리다 ②다스려지다 ③깁다(떨어지거나 해어진 곳을 꿰매다) ④수선(修繕)하다 ⑤깨닫다 ⑥의뢰하다 ⑦사리(事理) ⑧도리(道理) ⑨이치(理致) ⑩매개(媒介) ⑪거동(擧動) ⑫나무결 ⑬잔금 ⑭학문(學問), 과목(科目)의 약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다스릴 리(厘), 다스릴 발(撥), 다스릴 섭(攝), 다스릴 치(治), 간략할 략(略), 지날 경(經), 다스릴 할(轄), 다스릴 리(釐)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지러울 란(亂)이다. 용례로는 사리를 분별하여 해석함을 이해(理解), 이성에 의하여 얻어지는 최고의 개념을 이념(理念), 사물의 정당한 조리 또는 도리에 맞는 취지를 이치(理致), 이치에 따라 사리를 분별하는 성품을 이성(理性),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완전한 상태를 이상(理想), 옳음과 그름을 이비(理非), 머리털을 다듬어 깎음을 이발(理髮), 사람을 통제하고 지휘 감독하는 것을 관리(管理), 일을 다스려 치러 감을 처리(處理), 흐트러진 것을 가지런히 바로잡음을 정리(整理), 옳은 이치에 어그러짐을 비리(非理),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와 규범을 윤리(倫理), 사물이 근거하여 성립하는 근본 법칙을 원리(原理), 말이나 글에서의 짜임새나 갈피를 논리(論理),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바른 길을 도리(道理), 마음이 움직이는 상태를 심리(審理), 도리나 이치에 맞지 않음을 무리(無理), 마음이 움직이는 상태를 심리(心理), 좋은 도리를 발견하려고 이모저모 생각함을 궁리(窮理), 도리에 순종함을 순리(順理), 고장난 데나 허름한 데를 손보아 고침을 수리(修理), 말이나 글에서의 짜임새나 갈피를 논리(論理), 사물의 이치나 일의 도리를 사리(事理), 사람으로서 행해야 할 옳은 길을 의리(義理), 화목한 부부 또는 남녀 사이를 비유하는 말을 연리지(連理枝), 사람이 상상해 낸 이상적이며 완전한 곳을 이르는 말을 이상향(理想鄕), 사물의 이치나 일의 도리가 명백하다는 말을 사리명백(事理明白), 이판과 사판이 붙어서 된 말로 막다른 데 이르러 어찌할 수 없게 된 지경을 이르는 말을 이판사판(理判事判), 의논이나 언설이 사리에 잘 통하고 정연한 모양을 일컫는 말을 이로정연(理路整然), 비익조와 연리지의 뜻으로 부부의 사이가 썩 화목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연리비익(連理比翼), 헛된 이치와 논의란 뜻으로사실에 맞지 않은 이론과 실제와 동떨어진 논의를 일컫는 말을 공리공론(空理空論), 모든 문제를 흑이 아니면 백이나 선이 아니면 악이라는 방식의 두 가지로만 구분하려는 논리를 일컫는 말을 흑백논리(黑白論理), 소리를 듣고 그 거동을 살피니 조그마한 일이라도 주의하여야 함을 이르는 말을 영음찰리(聆音察理), 사물의 이치나 일의 도리가 명백함을 일컫는 말을 사리명백(事理明白), 모든 생물이 생기고 번식하는 자연의 이치를 일컫는 말을 생생지리(生生之理), 성하고 쇠하는 이치라는 뜻으로 끊임없이 도는 성쇠의 이치를 일컫는 말을 성쇠지리(盛衰之理)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