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는 여자 나오는 얘기가 재미 있다.
나는 여자를 밝히는 편이었고 지금도 잘나가는 친구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인생 살아오면서 제아무리 멋진 학문이나 예술적 작품을 성취했다고 해도 한 여인을 사랑한 것에 비하면 하잘 것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내가 죽어 갈 때 내가 쓴 논문이 저명 해외 SCI 저널에 실렸던 일이 생각날까? 아니면 주변의 자연 환경? 아니면 내가 사랑했던 여인이 생각날까 하고 생각해 보면 미소 지으며 죽을 수 있는 것은 한가지 이다.
아가페 적이던 에로스 사랑이 었던지는 중요치 않다. 나는 남자가 여인을 사랑할 때는 몸과 마음이 하나이지 따로 분리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자들은 에로스 사랑을 경시하는 풍조가 있지만
내가 대학을 갓 졸업하고 운 좋게 공사를 입사했을 때 내 부서에는 사무직 할아버지 한분이 필경사로 재직하고 계셨고 정년을 2년 정도 남기고 계셨다. 당시에는 컴퓨터가 없었고 높은 관직에 업무보고 할 때에는 필경사가 커다란 모조지 전지 여러장에 보고할 내용을 붓글씨체로 쓰던 시절이었다. 지금도 공무원들에게 년말에 대통령 상장을 줄때는 총무처에 필경사가 있어 대통령 상장에 받을 사람 이름과 직책을 직접 쓴다.
당시 필경사 할아버지는 년말과 년초에 보고 자료가 많아 바쁘시고 그 외엔 한가하셨다. 나 또한 갓 입사한 쫄병이니 한가해서 할아버지와 자주 얘기를 나누었고 나를 무척 좋아하셨다.
할아버지는 2년 뒤 정년을 하시면서 정년 하루전 나를 따로 불러내 커피를 마시면서 내게 인생에 있어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얘기를 해 주셨다.
“이계장, 내가 이제 회사를 떠나니 자네에게 마지막으로 꼭 한 가지 인생 살아가면서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에 대해 얘기를 해주고 싶네, 자네한테만 말이야. 대신에 꼭 지켜야하네
음 ~~~ 앞으로 살아가면서 만일에 어떤 여자가 자네를 유혹하거든 절대로 거절하면 안되네
아니 왜요? 내가 싫으면 거절 해야지요
예끼 이런 못된 사람
남자는 여자가 좋으면 쉽게 얘기하지만 여자란 그렇지가 않아. 생각해보고 또 해보고 용기를 내어 남자에게 물어보는 것이거든, 그러니 절대로 거절해서는 안 되는 것이네, 못생긴 여자이건 뚱뚱한 여자이건 차별하면 절대 안되고 만일 자네가 거절하게 되면 여자에게는 큰 상처로 남게 되고 자네는 죽어서 염라대왕 앞에 가서 호된 벌을 받게 될 거야.
아이쿠 이 선생님 그런 걱정마세요 이제껏 내가 좋아하는 여자는 있었어도 나 좋다는 여자는 없었어요. 앞으로도 절대로 그런일 없을 거예요.
그래 그래 없으면 다행이지만 그런 일이 생기면 절대로 내 말을 잊지 말고 자네는 여자한테 넘어가야 하네.
그렇게 우리는 헤어지고 다시는 못 만났다. 할아버지는 젊어서 무슨 사연이 있으신 거 같았다. 정년하시면서 왜 하필 나에게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이상했지만 나는 곧 잊어버렸다.
이해찬 총리 당시 총리는 러시아 연해주, 우크라이나, 우즈베케스탄, 카자흐, 키르키즈, 타지크스탄 으로 소위 구 쏘련에서 독립한 나라 이름 끝에 스탄이라고 붙은 나라들을 순방하면서 스탈린 정권 당시 러시아 연해주에서 스탄 국가로 강제 이주된 고려인들을 방문한 적이 있고 겨울철 강제이주로 반이상 고려인이 추위와 배고픔으로 돌아가시고 고생 끝에 대부분 농민으로 땅을 일구어 쏘련 농업 영웅칭호 받으며 크게 성공했지만 쏘련 붕괴로 또다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언론을 통하여 조명 한 적이 있다. 총리가 그렇게 매스컴을 타고 돌아오셔서 정부 각 부처 과장급들을 불러서 고려인 지원사업을 만들고 부처별로 보고를 하고 시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참고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손을 잘 써서 농업을 잘하지만 유럽이나 쏘련 사람들은 기계 아니면 손으로는 농사를 잘 못 짓기에 고려인들이 대부분 구쏘련 농업 영웅으로 훈장들을 타셨다.
나의 상관부서에서는 어쩌다가 바로 고시에 합격한 여자 과장이 차출되었고 S 대에서 데모 주동하던 운동권 여자로 결혼은 했고 딸 아이가 유치원, 나이는 35 정도 되는 예쁘장한 과장이었는데 업무라고는 데모 밖에 해 본 게 없는 지라 공사에서 해외사업 처장인 나를 불러 나에게 일을 시키고 자기는 얼굴 마담만 하기로 했다.
출장은 러시아 연해주로부터 총리가 방문했던 스탄 국가들을 그대로 방문하며 고려인들을 만나서 무엇이 가장 필요하냐고 물으며 도와 줄수 있는 사업을 찾아다녔다. 교뮥부, 법무부, 건설부, 농림부, 내부부, 외교부, 등등 각부처서 한명씩 총 20여명 정도 되었고 단장은 외교부 국장이신지라 외교부에서는 수하 5명 정도가 동참했는데 여자는 나의 상관부서 딱 한명 뿐이었다.
거의 한달간 바쁘게 여러 나라를 쫒아다니며 고려인들을 만나고 대사관 회의 등 정신 없이 지내다가 최종 우크라이나에서 출장을 종료하게 되었다.
편하게 술 한잔 못하며 강행한 후인지라 외교부 국장님 께서 오늘 저녁에는 만찬 후 회포를 풀어보자고 하셨다.
만찬을 식당에서 하고 호텔로 돌아온 후 저녁때 회포를 풀러 술 한잔 하러 간다며 여자 과장한테는 우리가 여자 접대부가 있는 술집을 갈 거니까 호텔에서 쉬시는게 어떻겠냐고 정중하게 외교부 과장이 부탁을 했다.
그러자 여자 과장은 아니요 저도 술을 좋아하니 참석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호텔로비에 미리 나와 기다리는 것이었다.
묘한 분위기가 흘렀다. 가끔 신문에 외국 주재 대사관 직원들 접대부 있는 술집에서 사진 찍혀 개망신 당하는 일이 있는지라 외교부에서 다시 한 번 부탁했지만 막무가내였고 가장 앞에서 버스에 올라 타는 것이었다. 술집은 만반의 예약이 된 상태이고 타부처 분들도 여자 과장이 골수 운동권 출신으로 고시 붙고 바로 취임했다는 정도는 다 알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어딘지도 모르는 룸싸롱으로 갔다. 당시는 큰 룸에 손님이 앉아 있으면 수십명의 아가씨들이 들어오고 한명씩 파트너를 고르는 형식이었다. 양주가 수없이 들어오고 쭉쭉 빵빵 아가씨들이 수십명 들어왔지만 여자 과장을 의식해서 아무도 파트너를 고르지 못하고 도로 다 내 보냈다.
분위기 싸한 상황에서 양주만 들이키며 노래도 흥 없이 부르고 두 시간 정도가 흐르면서 남자들이 여자 과장에게 양주잔을 마구 주면서 돌아가며 건배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판 이었다. 아무리 양주를 주어도 모두 마시는 여자 과장은 꼿꼿하게 앉아 있었다.
남자들도 취해서 화가 난 목소리로 나를 밖으로 불러냈다. 룸 밖에서 나를 마구 야단치셨다. 니 상관이니 니가 어떡하든지 여자 과장을 끌고 호텔로 가서 재우라는 것이었다. 자기들도 국장님 모시고 술 한 잔 먹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참 ~ 나 대머리 까지고 나이 먹은 내가 왜 이런 일까지 해야 하는지. 출세 못한 내가 원망스러웠다.
룸으로 다시 들어가 여자 과장한테 말을 했다. 과장님 지금 이 술집에서 두시간 술 드셨으니 하실 만큼 하신 겁니다.
나이 먹은 나를 봐서 이제 그만 호텔로 돌아 가시지요. 아니 내가 왜요, 나 아직 술 더 먹을 수 있어요.
세 네 번을 조르니 마지 못해 자리에서 일어난다.
모두들 박수를 치면서 한마디 한다. 이 처장님 싫다는 분을 왜 모시고 가세요? 모두 함께 끝을 보셔야지요.
택시로 돌아와 호텔방에 들여보내고 나는 내방에 들어와 누웠다.
잠시 후 내방 전화벨이 울린다.
여보세요 이처장님 나 이 과장인테요 담배 있으면 가지고 내방으로 오세요.
술 취한 목소리다 그래 그렇게 양주를 먹어대고 안취할 수야 없겠지
그냥 방 앞에서 벨을 누르고 담배만 주고 돌아가려고 했다.
그런데 구지 방안으로 들어오라는 것이다
들어가니까 침대위에 올라가 않아서 불을 붙여 달라고 했다.
침대위로 올라가 불을 붙여주는데 얇은 속옷이 속이 다 보이는 것이었다.
젊은 여자의 몸이 다 보였다.
순간 머릿속에 자갈이 굴러 다니기 시작 했다.
직속 상관부서 공무원이다,
잘 선택해서 행동해야 한다.
나도 한 대 피우란다.
50 평생 야심한 밤에 침대 위에서 거의 벗은 여자와 맞 담배는 처음이다.
만일 성사 못 하면 따구 싸대기 맞고 돌아가 회사 쫒겨나고 영원히 매장 될 수도 있다.
갑자기 필경사 말씀이 생각났다.
그런데 지금 여자가 내게 몸으로만 부탁 했지 말로는 안하지 않았는가?
그래 말로 안했으니까 거절해도 된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편히 주무시라는 인사를 하고 총총 걸음으로 재빨리 내 방으로 돌아 왔다.
잘 한 건인가 잘 못한 것인가 머릿속에 복잡한테
따르릉 ~~~ 다시 벨이 울린다.
담배 한 대 더 가져 오라고 한다.
또 그 방으로 갔다.
10여 분간 똑같은 정적 속에서 침대위에 마주 앉아 담배 한 대를 피면서 머릿속이 어지럽다.
이번에는 탐스러운 여자 몸이 거의 다 보인다,
허허 몸 좋다.
나를 테스트 하는 것인가?
내 나이 오십 줄이니 참지
10년만 젊었어도 저 걸 그냥 콱
난 죽으면 염라대왕님 한테 크게 야단 맞을 각오를 해고 있다.
첫댓글 그래 이 이야기 들은 적이 있어. 이것은 글로 읽을 것이 아니라 기철이가 말로 하는 것을 들어야 해. 설민석이 저리가라야. 우리 동기에는 말 잘하는 친구들이 유난히 많지만, 연기력까지 갖춘 구랏발은 아마 기철이가 최고일 듯. 그나저나 그 필경사 노인 참. 우리 집안에도 그런 가르침이 전수되고 있어. 조영감, 조르바 말이야.
믿어도 되~나~요 혼자 잤다는 그 말?? ㅋㅋ
여튼 어른 말씀은 잘 경청하고 따라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