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재회
서로를 아는듯한 둘의 반응. 그제서야 대충 눈치를 채는 소이.
그렇다. 둘은... 형제였던 것이다. 이런 제길쓴 .. -_-.
웬지 려노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였다는게 괜히 신경쓰여 시선을 딴 곳으로 돌리는 소이.
려노와 지노가 말없이 서로를 째리고 서있다. 도데체 무슨 사연인지 모르겠다.
설, 설마 삼각관계인거야? 혼자서 멋대로 상상을 하며 쿡쿡 웃는 소이를 려노가 잡아끈다.
" 소이야. 들어야 할 이야기가 있어. "
" ㅇ..어? "
그런 소이의 다른쪽 팔목을 잡아끄는 지노.
" 누나. 우리 형 말은 다 앵구라에요. 나랑 쇼핑하러가요. 네? "
서로에게 팔목을 잡혀 멍하니 서있는 소이. 정말 어이없는 상황이다.
그렇게 벙쪄있던 소이가 곧 정신을 차리고 단호하게 말한다. 아주 단호하게.
" 이거 놔. 나 돈벌러 가야돼 . 그리고 지노야. 키스값은 줘야지 . "
결국 지노에게서 돈을 받아들고 시내로 유유히 사라져버리는 소이.
그런 소이를 말없이 바라보는 지노와 려노.
" 하지노.. 너 이렇게 나오면 정말.. 곤란한거 알지? "
" 킥.. 그럼 형은? 내여자 뺏아가 놓고 그렇게 천연덕스럽게 다른여자랑 놀아날생각을 했어? "
" 내가 니여자를 뺏은거냐? 헛소리 작작해. 제발좀 상황좀 파악하란 말이야. "
알수없는 둘의 말다툼이 이어진다. 이 말다툼의 전말을 알고 싶으신 분은 면증이의 다음 소설도 꾸준히 읽어주길 바라는 바이다 -_-;[퍼억]
한편 소이. 지갑에 돈도 가득하겠다. 혼자서 쇼핑을 하러 돌아다니는 중이다.
맘에 드는 옷은 이것저것 다 고르고 , 맘에 드는 귀걸이 . 액세서리. 다 고르다 보니 어느새 해가 지고 어두컴컴한 저녁이다.
손에 가득한 쇼핑백을 들고 낑낑대며 집으로 향하는 소이. 빨리 집에 가야겠다 하는 생각에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큰길보다
사람들이 없고 으슥한 좁은길이긴 하지만 집으로 빨리가는 지름길인 골목길로 들어선다.
다른땐 기분나빠서 잘 이용하지 않는 길이었지만 오늘따라 괜시리 마음이 급해져서 뭐..별일이야 있겠어.. 하는 생각으로
골목길로 접어서는 소이이다.
하지만, 설마가 사람잡는다 하지 않았는가. 저 앞에서 사람들의 그림자가 몇명씩 보이더니 이내 대여섯명의 껄렁해 보이는
소이또래의 남학생들이 담배를 물고 골목길을 걸어오고 있다.
불량해 보이는 자세로 담배를 물고 있는 남학생들이 소이를 보더니 휘휘 휘파람을 불어댄다.
" 야 ㅡ . 새끈한 아가씨네? 이런 밤에 혼자서 뭐하시나? "
무방비상태인 소이가 맘에 들었는지 남학생들이 멈춰서서 소이의 앞을 막는다. 워낙 좁은 길이라 남학생들이 앞을 막자 앞으로 갈 길이 없어진다.
이런 제기랄. 소이가 속으로 오만가지 욕을 중얼거리며 서둘러 반대쪽으로 뛴다.
하지만. 높은 힐 구두에다 손에 가득히 들려있는 쇼핑백. 달리기를 잘 할수 있겠는가.
금방 넘어져버리고 마는 소이이다. 젠장. 젠장. 전소이 뭐해. 어서 일어나란 말이야.
늦어버렸다 . 소이를 둘러싸는 남학생들. 소이를 잡아끌더니 소이의 앞에서 담배연기를 후 하고 분다.
콜록거리는 소이를 보고 웃어대는 남학생들.
" 어딜 도망가 , ^-^ . 그러니까 더 귀엽네? 우리랑 오늘 놀까? "
에잇. 마지막 히든 카드다. 큰 눈을 치켜뜨고 위압적인 목소리로 . "꺼져. " 라고 소리치는 소이.
하지만.. 그것도 먹혀들지 않는다.
전소이. 여기서 인생 망칠수는 없다아아아. 하지만 소이의 간절한 바램과는 달리 소이를 향한 거리를 좁혀오는 남학생들.
그 남학생들중 제일 대가리인듯한 머리카락을 샛노랗게 물들인 남자가 느끼하게 소이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린다.
" 이름이 뭐야? 오늘 함 놀아보자니까? 차림새 보니깐.. 너도 그렇고 그런애 같은데.. "
" 틀렸어. 난 그렇게 함부로 놀아나는 애가 아니야. "
바들바들 떨면서도 당당함을 잃지 않는 그녀를 보고 약간 어이가 없는지 웃는 남학생들.
" 야야 . 말로 안되겠네 ^-^. 우리놀자. 좋은데로 데려다줄께 . "
아. 이렇게 끝인가. 눈을 질끈 감는 소이의 귀로 . 들려오는 목소리.
" 야 . 이 개새끼들아아아아 !!!!! "
그리고. 남학생들과 소이를 향해 전력질주해 달려오는 한 남자. 왜 있지 않은가. 동화에서 보면 공주님이 위기에 처해있을때 공주를 구해주는 정의의 기사.
하지만 혼자인 그 남자가 우스워 보였는지 코웃음을 치는 남학생들.
" 저건 또 뭐야? "
퍼억 . 퍼억. 퍼억.
주먹질로 남학생들을 다 쫓아버리고 소이를 향해 싱긋 웃어보이는 이름모를 정의의 기사. 빨간머리.
머리를 빨갛게 물들이고 헐렁한 청바지에. 얼른 보아선 불량기가 묻어나지만 그래도 나쁜사람같지는 않아보인다.
" 아.. 고마워요.. 정말로.. "
소이가 꾸벅 인사를 하는데 유심히 소이의 얼굴을 뜯어보는 남자.
" 혹시 전소이 아니에요? "
" 아.. 맞는데요.. "
" 와 !! 나 몰라? 청일중학교 2학년 때 ! 류도일 . 나 기억 안나? "
소이를 빤히 바라보며 자신을 모르냐고 묻는 도일이라는 남자.
" 아... 류도일.. 류도일. 맞아 . 기억나.. ^-^반갑네.. "
방긋 웃으며 도일이라는 남자가 기억난듯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는 소이. 그런 소이의 손을 잡고 흔드는 도일.
" 보고싶었어. ^-^.. "
" 아.. ;;"
" 기억나지? 나 그때 너 좋아했었던거.. "
그랬었나? 기억력엔 워낙 문제가 있는 소이라 그런것을 기억할리가 없다. 류도일이 날 좋아했었나?
훗.. 이놈의 인기란..[퍼억] .. 역시 자뻑증이 있는 소이였다.-_-
아무튼 정말 고맙다며 꾸벅 고개를 다시한번 숙이는 소이.
" 아.. 고마워.. 정말.. "
" 인사할 필요까진 없는데 .. 뭐.. "
" 하하.. "
" 핸드폰 번호 가르쳐줘. "
갑자기 핸드폰 번호를 묻는 도일을 한번 보더니 소이가 이내 도일에게 핸드폰 번호를 불러준다.
" 공.일.이.일.이.삼.사.오.육.칠."
" 응. 고마워 .. 그럼 ..나중에 전화할께.^-^!! "
소이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바람처럼 달려 골목을 벗어나는 도일. 그런 도일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번진다.
나 사실 물어보지 못한게 있어. 전소이. 내가 널 정말 좋아했었는데.....사랑했었는데.....
나중에 널 찾으려 했을땐 니가 키스를 파는 짓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항상 맑게 웃던 니가 그런 짓을 하는거. 그런걸 보는게 두려웠어. 너의 변한 모습을 보는게 무서웠어.
이번엔 정말 확인해 보고 싶었는데.......니가 키스팔이소녀라는게 맞는지.......물어보고 싶었는데.. 어쩌면 난 그걸 확인하는게 더 두려웠었나봐..
막상 널 만나니까.. 그런말이 안나오네......
그런데. 이거 하나는 확실한거 같다. 나.. 아직 널 사랑하고 있다. 부정하려는 마음이었지만 이젠 숨길수가 없을것 같다. 나 류도일..아직까지 너 전소이를 사랑한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오늘 너와의 재회로.. 부정할수 없을 만큼 커져간다..
도일이 다시 한번 씁쓰레한 미소를 빙긋 띄워본다.
그의 빨간 머리가 찰랑, 흔들린다.
한편 집으로 돌아온 소이. 놀랐던 가슴을 쓸어내리며 도일을 생각해본다. 고마운 사람이야. 도일이가 아니었음..
그렇게 멍하니 앉아있다 문득 려노와 지노를 생각해내는 소이.
" 참 ! 걔네 둘, 별일은 없겠지...? "
삐비빅 핸드폰을 눌러 려노에게 전화를 거는 소이. 아무래도 살벌했던 둘의 분위기가 걱정이 되긴 되는 모양이다.
" 여보세요.. 려노야..? "
" 소이니? 웬일이냐.. 니가 전화를 걸구.. ? "
" 아니. 아까 둘이서 별일 없었는지 궁금해서.. "
" 뭐 별일은 없었어. 그냥 좀 말다툼만 했을 뿐인데 뭐.. "
" 아.. 다행이네.. "
" 참. 그리고 이거 알아둬야돼. 지노 그새끼가 너한테 왜 다가갔는지 알아..? "
" 응? 그게 무슨말이야 .. "
" 도연이 알지? 지노가....... 야야 ! 하지노 !! 핸드폰 안놔? "
전화기 너머로 지노가 려노의 핸드폰을 뺏는듯 요란한 소리가 들린다 .. -_-;
곧 지노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마 려노의 핸드폰을 빼앗는데 성공했나보다. 핸드폰 너머로 려노의 고함소리가 고래고래 들려온다.
벙찐 표정으로 핸드폰을 잡고 있는 소이.
" 아아. 누나? 나 지논데요. 응.. 잘자라구요. 안녕 !! "
아마 려노가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지노가 말하지 못하도록 려노의 핸드폰을 빼앗은것 같다.
삐 ㅡ 삐 ㅡ 삐 ㅡ.
전화기가 끊어진다.
뚜뚜거리는 전화기를 보며 웃음짓는 소이. 참 재밌는 형제인것 같다. 별일 없었다니 다행이다..
가득 들고있는 쇼핑백안의 물건들을 꺼내기 시작하는 소이.
셔츠 한벌 꺼낼때 려노 얼굴 생각나고..
바지 한장 꺼낼때 지노 얼굴 생각나고..
악세사리 하나 꺼낼때 도일 얼굴생각나고..
아아악 .. ! 소이가 벽에 마구 머리를 찧기 시작한다. 내가 왜이러는 거야..
kim-min_@hanmail.net
당신의 감상은 제 힘의 원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