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부담없이 재밌게 본 영화.
두반장 박중훈과 이선균, 그리고 조형사와 송형사 역을 맡은 이성민과 김정태의 조연, 이한위와 주진모의 감초연기까지
이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코드를 잃지 않고 관객들을 즐겁게 해준다.
오락 영화이기 때문에 관객들은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되지만
임찬익 감독은 그의 처녀작에 꽤나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순경에서 시작해서 강력반 반장까지 오른 황반장은 경찰대학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진급 컴플렉스를 갖고 있고,
오로지 실적위주의 사건만 집착하고, 실적쌓기에 여념이 없다.
경찰대학을 졸업하고 강력반 반장이 된 이선균은 속도위반한 애인과의 결혼을 위해, 전세자금 마련을 위해
체포왕 상금을 노리고 실적을 올리려고 애쓴다.
표면상으로는 서대문과와 마포구라는 인접 구의 강력반 형사의 대결이지만,
부당거래에서 황정민이 연기했던 최철기처럼, 경찰대출신이 아닌 형사들의 컴플렉스는 아마 경찰내부의 가장 큰 갈등중의 하나리라 생각된다.
오락 영화니까, 그리고 사실 우리하고는 조금 먼, 경찰들의 이야기니까 심각할 건 없다.
그러나 한동안 사회 문제가 됐던 경찰들의 실적주의를 언급하는 장면에선
우리 현실과 아주 밀접한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된다.
벼룩시장을 폐지로 주워 1600원을 받은 할머니는 바로 입건해버리고,
어머니를 위해 커피믹스를 훔친 소녀 역시 왜 그런 짓을 했느냐에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입건해버린다.
3일이 지나도 해결 안되는 사건은 미제사건으로 덮어버리면 되고,
증거를 안남기는 강간범, 마포 발바리의 사건은 다른 사소한 범죄를 해결해야하기 때문에
당장 영어시험봐야 되는데 덧셈뺄셈 얘기하느냐며 입도 못열게 한다.
그러는 사이 병든 아버지를 모시고 커피를 좋아했던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커피를 타주기 위해
커피믹스를 훔치던 15세 소녀가 마포 발바리에게 강간당한다.
우리 주위에 이런 경찰들만 있다면 경찰이 무슨 민중의 지팡이이며
우리가 어찌 경찰을 믿고 발 뻗고 잠을 잘 수가 있겠는가.
한동안 사회 문제가 됐던 조현오 경찰청장의 실적주의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대목이다.
채수창 강북 경찰 서장이 이런 실적주의에 비판을 가하자 파면시켜버린 일이 불과 얼마전에 우리 사회에 있었던 일이다.
체포왕은 상업주의 오락 영화이긴 하지만 이런 사회적 문제를 관객에게 부담없이 들려준다.
부당거래가 지나치게 진지하고 무거워서 부담이 됐던 반면
체포왕은 끊임없이 웃음을 생산하고 관객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더 사회적 문제제기를 관객에게 각인시켜준다.
박중훈과 이선균의 과도하지 않은 액션과 코믹연기(형사영화에서 종종 나타나는 영웅주의를 떠올리지 않아도 되는)가
부담없어서 좋았고,
조연들의 웃음을 주는 연기, 그리고 수연역을 맞은 고주연양의 좋은 연기가 돋보였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은 전체적으로 임팩트가 약했다라는 점.
강간범에게 피해 입은 사람들의 고통에 대한 거리가 너무 멀었던 건 아닐까?
결말 부분의 수연이 범인에게 말하는 부분에서 좀 더 클로즈업과 시청각적 효과가 더 필요하지 않았을까?
첫댓글 저도 요즘 하도 웃을일이 없어 이런 가벼운 영화 보고 싶었어요.. 기껏해야 무한도전 보며 낄낄낄거리는게 다인거같아요ㅠㅠ 이선균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도 좋아하는데.. 인터넷tv에 뜨면 함 봐야것어요.. 저희 아버지 직업이 형사와 밀접한 관계(?)이셔서 어렸을 적부터 참 편견을 갖고 살아왔는데.. 요 영화는 또 어떤 느낌을 줄까 궁금해지네요~
전 무한도전도 못보다가 정말 오랜만에 부담없이 즐기다 나왔네요^^
재밌겠다~
"부당거래가 지나치게 진지하고 무거워서 부담이 됐던 반면
체포왕은 끊임없이 웃음을 생산하고 관객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더 사회적 문제제기를 관객에게
각인시켜준다".<-- 요부분에서 확~ 보고 싶어지는데요 ㅎㅎ
이참에 부당거래까지 두 편의 영화를 보고 혼자 비교분석토론을 해보아겠습니당 ㅋㅋ
영화 두편을 비교분석 토론하면 재밌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