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호, 자취(둘레 사람) 18-93, 정순도한의원 진료
“선생님. 허리 아파요, 허리.”
“아저씨 물리치료 다니시잖아요. 치료 받아도 계속 아프신 거예요?”
“네. 침 맞고 싶어요.”
의사 선생님과 진료 중에 배종호 아저씨의 허리 상태를 물어봤다.
“허리는 괜찮습니다. 그래도 일하면서 허리를 많이 쓰시니
예방 차원에서 물리치료 꾸준히 오면 됩니다.
오늘은 팔이 아프다고 하던데 직장에서 무거운 것을 많이 들었나 봐요.”
「2018년 3월 3일 일지, 최영주」 발췌
아저씨는 매주 토요일, 로터리 근처에 있는 서원정형외과에 다닌다.
최영주 선생님의 기록을 통해 허리 상태를 알고 있어,
아저씨의 말에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아저씨, 그럼 시간 내서 같이 침 맞으러 가요.”
정형외과 대신 한의원을 가겠냐고 여쭈니
가던 병원은 그대로 가고 침도 맞고 싶다고 했다.
특별한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연세도 있고 몸을 쓰는 농장 일을 계속 하니
아저씨가 느끼는 통증이 있을 법 했다.
아저씨 댁 앞에서 싱크대 가게 사장님을 만났다.
평소 아저씨 일에 마음을 많이 쓰며 가까이 지내는 아저씨 이웃이다.
인사 나누다 한의원에 가는 길이라고 하니 사장님이 말했다.
“한의원 갈 거면 정순도한의원 가면 되겠네.
거기가 내 친구야. 가면 잘해줄 거라.”
어디에 가면 좋을지 아저씨와 고민하던 중에 이렇게 답을 찾았다.
한의원 위치가 어딘지 여쭈니 시장 큰길 어느 골목에서 꺾어야 하는지,
주변에는 어떤 가게가 있는지, 어디에 주차하면 좋은지
사장님이 쉬지 않고 설명을 이어갔다.
마치 준비된 일처럼 맞아떨어지는 상황에 감사한 마음으로 출발했다.
이삼십 분간 침과 뜸으로 하는 치료가 끝나고,
오늘 받은 치료에 대해 궁금한 게 있냐고 묻자 아저씨는 미소만 지었다.
아저씨를 대신해 원장님께 물었다.
“아저씨가 정형외과에 꾸준히 물리치료를 다니시는데
그래도 허리가 아프다고 하시네요.
혹시 특별히 치료해야 하는 곳이 있습니까?”
“심각한 건 없습니다. 아저씨가 침 맞고 싶다고 하면
한번씩 오시면 되겠네요.”
여기에서도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라니 마음이 놓였다.
기분 탓인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저씨 발걸음도 가볍게 느껴졌다.
“아저씨, 집에 들어가시면서 싱크대 사장님께 꼭 인사 전해주세요.
사장님 덕분에 치료 잘 받았다고요.”
아저씨가 웃으며 그러겠다고 했다. 싱크대 사장님, 고맙습니다.
2018년 9월 13일 일지, 정진호
이지영(팀장): 좋은 이웃 덕에 좋은 병원으로 다녀오셨네요.
임우석(국장): ① 친구가 하는 한의원 소개해 준 싱크대 사장님, 고맙습니다. 이렇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니 일이 쉽게 풀리네요. ② 무슨 일이든 아저씨와 아저씨의 둘레 사람에게 인사하고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하는 정진호 선생님. 참 좋은 사회사업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