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
"국장님. 어떻게 된거에요?"
"하.. MBN에서 월화극 1위 굳히기에 나섰다.. 다행인건 우리보다 1주 늦게 첫방을 타서.."
"장르가 뭐래요."
"판타지로맨스물이라고 하더라고.. 하지만 말야! 이민영 톱작가를 쓰기도 했고! 우리도 빠지지않는 스타들있고!"
역시.. 민영이말대로... 신인 여배우말고.. 톱스타를 썼어야했나..
너무 내 우기기식이였나..
".....알겠어요. 저 촬영장으로 복귀할게요."
"김감독, 괜찮아! 1위할수있대도!"
.
.
"글의 신님, 제게 글의 영감을 내려주소서. 이야바라아아아아~"
대본이 잘 쓰이질 않는다. 1회부터 다시 읽어보면서 아영이를 생각해봐도 잘 떠오르질않는다.
이럴땐 어쩔수없다. 촬영장을 가서 직접 보고 오는수밖에!
김윤성 개자식은 보기 싫지만! 내 영감을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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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지 아직이야?"
"아 감독님 수지씨 5분 늦는다고"
"신인이 벌써부터 이러면 어쩌자는거야?"
"역시 빵빵한 기획사라서 그런가.."
"됐고, 선배 연기자분들한테 죄송하다 그래, 이게 몇번째야!!"
으.. 촬영분위기가 좋지않네..
김윤성, 이래가지고 나한테 화풀이했구만? 개자식
"어? 이작가님!"
"하하, 안녕하세요. 조용히 보고만 갈게요."
조연출의 큰 목소리에 김윤성이 뒤를 돌아 나를 봤다.
"왔어요, 이작가님"
"네.."
역시 김윤성 이 개자식은 연기자를 했어야했어.
이봐,이봐 연기봐
"글이 잘 안써지나봐요."
"네. 누구덕분에 새로 대본을 써야해서요"
"오늘 잘보고 영감 얻어가길 바랄게요."
"네애네애"
"권수지씨 오셨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차가 막혀서! 죄송합니다!"
권수지, 하여간 늦기까지하고 마음에 안드는구만?
기획사믿고 저러는건가? 왜저러는거야 정말, 쟤가 저러니까 아영이가 이쁘게 쓰일리가 있나
"가암~독님, 죄송해요!"
헐, 난 안보여?
"됐고, 바로 촬영갈거에요. 준비해요"
"네앵~!"
야, 권수지. 감독옆에 있는 난 안보이냐고!
저 기지배가? 아오!
"어머, 이작가님도 계셨네? 스텝인줄알았어요"
"하하, 예애"
아오, 저게
"자 그럼 준비하고, Ready action!"
촬영지의 분위기는 촬영을 하자 달달해졌다.
극의 분위기가 달달하다보니까.. 어쩔수없이 그렇게 되는것같았다.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
"컷!, 다시. 아영이 그렇게 표정짓지말고, 너무 늦어 행동이"
"네, 죄송합니다!"
"다시 갈게요. take2 ready action!"
김윤성의 옆모습을 바라보는 내내 멋있다는 생각을 헀다.
이래서 연출연출하는건가, 내가 신경을 쓰지 못하는 부분까지 김윤성을 신경을 쓰며 촬영을 하고 있었다.
내가 도화지에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라면, 김윤성이 색칠을 하고 명암을 넣는 작업을 하는 거겠지.
김윤성에게 화가났던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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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현빈, 하지원이라고?"
"어. 그렇대"
"그래서 5회 다시 쓰라고한거야?"
"그래서는 아니였어."
"흐아... 내가 그러니까 톱스타로 하쟀지! 현빈, 하지원이라니.."
점심시간 도시락을 같이 먹는데, 김윤성이 대뜸 상대 드라마편성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다.
MBN이 현빈, 하지원을 내세워 드라마를 찍는다니.. 원래도 월화극 왕권은 MBN이였는데..
갑자기 위가 쓰렸다. 아 왜이러지..
"걱정하지마, 난 네 글을 믿어"
"어?"
"그쪽 드라마 내용이 뭐든, 난 이번 드라마를 믿고, 너의 글을 믿고, 사람 이민영을 믿어"
".....어.."
두근
가슴이 또 떨려온다. 작품하느라 잠시 잊고 있던 감정이 다시 한번 두근 하고 뛴다.
"그니까 기죽지말고 하라고, 내가 잘 연출할테니까"
"...치이, 그런놈이 5회를 바꾸래?"
"그건!"
"알아. 네말 무슨뜻인지. 점심 먹었으니까 가야겠다."
"벌써? 촬영 더 보고가지 왜, 영감이 벌써 떠올랐어?"
"그건 아닌데, 머리는 조금 식었어."
"다행이네. 이거 하고가"
김윤성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목도리를 꺼내들었다.
그러더니 내 목에 목도리를 감아주었다.
또 다시 두근거리는 심장, 심장소리가 새어나갈까봐 입술을 잘게 물었다.
"날씨 추운데, 기지배가 춥게 입고다녀."
"괘...괜찮은데"
"또 아파가지고 대본 못쓴다고 할까봐. 그래. 작가 아프면 나만 손해야"
"치이"
"들어가. 나 다시 촬영 들어가야해."
"오늘 촬영은 밤샘이지?"
"이제 밤샘의 시작인데 뭐, 대본이나 잘 써주시죠. 네 대본이 재밌으면 안 지치니까"
"어?"
"대본 수정 방향은 오늘 중으로 메일로 넣을게. 확인해줘"
"어...응"
"좋아. 네 대본. 그니까 자..잘 써달라고 간다!"
먼 곳을 바라보며 말을 하다가 씨익 웃곤 다시 카메라 앞에 앉는 김윤성을 바라보았다.
뭐지... 뭔가.. 보상받은 기분이다.. 아까 그렇게 서운했던 감정이... 김윤성 말 한마디로.. 녹아내린다...
하여간...이민영..중증이야..
"이작가님"
"수지씨?"
"이제 들어가시나봐요?"
"네, 촬영분위기도 보고, 대본 영감 좀 얻을겸요."
권수지는 지난번 화장실 사건 이후로 영 마음에 내키지않는다.
아영이한테서 권수지를 떼내보려고 했지만 대본이 자꾸 밉게만 쓰여진다.
"감독님이랑 친하신가봐요?"
"네 대학 선후배사이였어서요. 그런데 왜요?"
"아아- 이건 비밀인데요"
비밀이라고 하면서 권수지는 내 귓가에 말을 이었다.
"저 감독님 꼬실거에요"
"네?"
"훗, 그렇다구요~ 그럼 작가님 안녕히 들어가세요?"
뭐지..? 나한테 저말을 왜한거야..?
그건 그렇고.. 왜 이렇게 불안하지?...
아얏.. 또 위가.. 아... 그냥 배아픈거겠지?.. 으 속쓰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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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 1이 이거에요, 들어봐요"
"원준씨 전화로 안들려줘도 된대두요. 방송 보고 확인하면 되는데"
"에이, 첫 트랙은 들려주고싶었어요. 만나서 들려주고싶은데. 지금 상태가 말이 아니라서"
맞선이후로 서원준은 하루에 한두번 꼴로 전화도 오고, 찾아오기도 하고 그랬다.
고백을 하지는 않았지만 누가봐도 날 좋아한다고 티를 내고 다녔다.
근데 그게 문제이다. 사람이 찰수도없게 고백을 안한다는거! 이 부담스러운 관계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그럼 들려줘요"
"갈게요"
피아노 선율이 먼저 흘러나오고, 실로폰 소리같은게 흘러나왔다.
아영이와 수원의 풋풋한 사랑을 표현한 노래, 뭔가 아련했다.
"노래 좋아요"
"정말요? 다행이다"
"아영이랑 수원이한테 정말 잘어울려요. 첫만남의 풋내가 느껴진다고 할까?"
"이건 아영이랑 수원이를 위한 노래가 아닌데"
"네?"
"이건 민영이와 원준이를 위한 노래였어요"
"....예? 무슨.."
"370번 버스, 아직도 기억 안나나보네. 내가 그렇게 별로였나?"
"네애?"
"나 민영씨랑 같은 고등학교 나왔는데, 기억 안나요?"
"정말요? 기억이 잘.."
"그럴만하죠, 고백하고 바로 차였으니까. 풋, 암튼 그건 과거일이고 노래 좋다니까 다행이네요."
"정말 우리가 고등학교 때 만났었다구요? 내가 차기도했고?"
"과거의 아픔은 묻읍시다, 전 다시 녹음하러갑니다?"
"아..네"
전화를 끊고 순간 벙쪘다.
과거에 만났었다고?... 무슨 소리지?..
자리에서 일어나서 고등학교 졸업앨범을 뒤졌다.
서원준..서원준..
"찾았다! 어!!!!!!! 기억안나...힝.."
사진을 봐도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런데 되게 신기하네.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했을줄이야..
이게 서원준이 말한 3가지 우연인가?..
[딩동- 메일이 도착하셨습니다]
"대본 수정방향인가?"
메일을 수신하고 열었다.
내 대본에 하나하나 자필로 표시를 한 캡쳐본이였다.
"그냥.. 키보드로 치지, 악필이면서..바보"
캡쳐본 하나하나 넘겨보고있는데
마지막에 쓰인 수정댓글이 눈에 띠었다.
'아영이가 이민영의 반만 매력적이였음 좋겠다'
두근
바보같은 자식, 내 매력이 넘치는 건 어떻게 알고..
.
.
"우리 애가 누구랑 작업한다고?"
"김윤성감독입니다."
"김윤성?"
"KBC 신입PD인데, 주말극으로 인기PD로 등극한 KBC히어로인이죠."
"기..김윤성이라니.. 또 다시 엮인단말야?"
"저기..사모님.. 추가적으로 서로 아래층 위층 이웃사이..."
"뭐라고!? 이기지배가 정말!"
.
.
"자 5분간 쉽시다!"
"흐아암! 5분 휴식!"
밤샘촬영도 즐겁다. 그냥 민영이와 같이 있는건 아니지만 작품으로 함께 하는 기분이 자꾸만 들었다.
이 드라마만 끝나면, 내 속마음을 이야기해야지...한번 용기내봐야지..
하면서 하루하루 드라마를 찍고있다.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드라마가 되길 바라며.
[지이이이잉-]
"네 김윤성입니다."
"오랜만이네, 김윤성군"
"어...어머니?"
"우리애랑 작품한다면서요"
"아...네. 안녕하세요. 어머니"
민영이의 어머니.
3년전에도 이 전화를 받았었지.
"이른 아침인데 미안해요, 오늘 만날 수 있을까해서"
"아..저 이번 주는 촬영이 계속 잡혀있어서"
"그럼 민영이를 만나는게 더 빠를까요"
"아닙니다. 제가 이번주.. 주말 점심에 찾아뵙겠습니다."
"그래요, 시간이 항상 만들면 나곤 하지. 3년전 그 카페 알죠? 그리로 와요"
"네."
전화를 끊고 한참동안 휴대폰을 바라봤다.
그럼 그렇지... 같이 작품을 하면 한번은 사단이 날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내 마음도 펴지도 못한채.. 끝날거란것도...알고있었다.
"감독~님"
"어,,어 수지씨"
"무슨일인데, 그런 심각한 표정을 짓고있어요?"
"아니에요. 밤샘촬영 피곤하죠"
"맞아요, 피곤해요. 이것봐요. 다크써클이 아주우우"
"그래도 잘 따라와줘서 고맙게 생각해요. 수지씨한테"
"정말요? 그럼 감독님 이번주 주말에 촬영 몇개 없잖아요, 그래서말인데요, 우리 데이트할래요?"
"네?"
뭐야, 이건
"지난번에 제가 꼬시겠다는 말 들으셨잖아요"
"그런데요"
"꼬실기회는 주셔야죠"
순간 민영이 생각이 나서 웃었다.
민영이도 이렇게 꼬신다고 접근하곤 했었는데
피식 새어나온 웃음에 권수지가 밝게 웃었다.
"어어, 웃었다. 방금 웃으신거 맞죠? 그거 긍정맞죠?"
"네? 아니 이건"
"그럼 저녁에 저랑 밥먹고 하는거에요, 알았죠? 저 밤샘촬영해서 고맙다면서요~"
"아니 그건, 다른 의미가 아니라!"
"남자가 한입으로 두말하나요? 아, 5분끝났다! 촬영시작해야죠~"
"아니, 권수지씨!"
뭐 저런....
그러면서 왜 자꾸 민영이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다.
보고싶네.. 이민영..
하... 주말에.. 어머니를 어떻게 뵌담...하..
"민영아.. 나.. 어떻게 해야하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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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밤에 다시 연재할게요!
첫댓글 이번에는 어떡해 할래?
권수지 짜증난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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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이 어머니 밉네요 ㅠㅠㅠ 거기다 권수지 까지 ..... 윤성이가 또 상처 받을까봐 걱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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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부탁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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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재미잇어요. . . .윤성이생각하니 뭉클하네요ㅜㅜㅜ다음편 빨리보고싶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