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 세계청년대회에서 젊은이에게 고해성사를 집전하는 교황 (Vatican Media)
교황
교황 “고해성사는 자기 분석이 아니라 하느님의 자비를 인식하는 것”
프란치스코 교황이 3월 8일 교황청 내사원의 제34차 내적 법정에 관한 교육 과정 참석자들의 예방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통회 기도’에 비중을 두고 연설하면서 2025년 희년을 준비하는 올해 많은 이들의 마음과 다양한 지역에서 하느님의 용서에 대한 인식이 피어날 수 있도록 모든 고해사제들이 헌신해 달라고 당부했다.
Tiziana Campisi
프란치스코 교황이 3월 8일 클레멘스 홀에서 교황청 내사원의 제34차 내적 법정에 관한 교육 과정 참석자들의 예방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짧은 인사말을 전한 후 “모든 고해성사를 유일무이하고 비길 수 없는 은총의 순간”으로 체험하고 “상냥함과 부성 그리고 모성적 사랑으로 주님의 용서를 아낌없이” 베풀라고 격려했다. 아울러 고해소에서 맡겨진 직무는 “아름답고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수많은 형제자매들이 하느님 사랑의 감미로움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고해성사 전에 바치는 ‘통회 기도’에 대한 묵상을 제안하면서, 이 기도문을 만든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성인을 가리켜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목자이자 균형 잡힌 위대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클레멘스 홀에서 교황청 내사원 내적 법정에 관한 교육 참석자들과 만난 교황
하느님의 자비와 우리의 관계를 성찰하십시오
교황은 하느님의 자비와 우리의 인격적 관계를 성찰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통회 기도’에 나타난 세 가지 마음가짐, 곧 하느님 앞에서 뉘우치고, 하느님을 신뢰하고,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는 결심”에 주목했다. 하느님 앞에서 뉘우치는 첫 번째 마음가짐과 관련해 교황은 “자기 분석이나 심리적 죄책감의 결과”가 아니라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과 그분의 끝없는 자비 앞에서 우리의 비천함을 깨닫는 데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그분께 용서를 구하도록” 재촉하면서 자신과 자신이 저지른 행위를 반성하고 회심하도록 이끄는 기도라고 설명했다. “하느님, 제가 죄를 지어 참으로 사랑받으셔야 할 하느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기에 악을 저지르고 선을 멀리한 모든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나이다.”
“실제로 사람의 죄의식은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에 대한 인식에 정확히 비례합니다. 그분의 온유한 사랑을 더 많이 느낄수록 우리는 그분과의 온전한 친교를 더욱 갈망하게 되며, 우리 삶에서 악의 추악함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교황은 “하느님은 우리를 용서하는 데 결코 지칠 줄 모르신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우리도 그분께 용서를 청하는 데 결코 지치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십자가를 축복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하느님을 향한 사랑은 다른 모든 사랑에 생기를 불어넣습니다
교황은 “참으로 사랑받으셔야 할” 하느님께 죄를 지었다고 고백하면서 “하느님의 무한한 선하심”과 자기 삶에서 그분 사랑의 우선순위를 인식하는 것이 두 번째 마음가짐인 ‘신뢰’라고 말했다. 아울러 하느님을 “‘참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길을 비추는 빛이시며 모든 가치 질서의 근원이신 그분을 모든 것의 중심에 두고 그분께 모든 것을 맡긴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사랑은 다른 모든 사랑, 곧 인간과 피조물을 향한 사랑에 생기를 불어넣는다”며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는 자기 형제를 사랑하고 언제나 정의와 평화 안에서 그 형제의 선익을 구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죄를 짓지 않겠다는 겸손한 결심
교황은 ‘통회 기도’가 표현하고 있는 마지막 마음가짐과 관련해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이는 꼭 지켜야 하는 약속이 아니라 결심이라고 설명했다. “아르스의 본당 신부였던 요한 마리아 비안네 성인은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다시 죄를 지을 것을 아시면서도 우리를 용서하신다’는 말을 반복하곤 했습니다.”
“실제로 우리 가운데 그 누구도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고 하느님께 약속할 수 없습니다. 용서를 받기 위해 요구되는 것은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는 약속이나 보증이 아니라 고백하는 순간에 올곧은 지향으로 이뤄지는 현재의 결심입니다. 아울러 이는 ‘하느님의 은총으로’라고 기도문에서 강조하고 있듯이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다짐하는 것입니다.”
교황청 내사원장 마우로 피아첸차 추기경과 인사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자비는 하느님의 이름입니다
교황은 ‘통회 기도’의 마지막 구절인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에 주목하면서 “주님”과 “자비”라는 단어가 “동의어”라고 강조했다. “하느님은 자비이시며(1요한 4,8 참조), 자비는 그분의 이름이자 얼굴입니다. (…) 모든 자비의 행위에서, 모든 사랑의 행위에서 하느님의 얼굴이 드러납니다.” 교황은 연설을 마치며 2025년 희년을 준비하는 ‘기도의 해’(2024년)에 “많은 이들의 마음과 다양한 장소에서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가 피어날 수 있도록” 기도하고 헌신해 달라고 고해사제들과 고해성사 전담 사제들에게 당부했다.
번역 안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