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청년의 좌파 탈출기 3탄>
5.18의 아픈 기억 때문에 신군부와 맥을 같이하는 정치집단에 반감이 큰 광주에서 태어나, 건국대통령의 과오만 서술해 놓은 교과서를 보며 자란 나는 이승만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해방전후사의 인식’ ‘백년 전쟁’같은 컨텐츠에서 볼 수 있는 교묘하게 짜여진 퇴보좌파/수정주의 역사관에 찌들어 민주당만을 지지하던 2014년... EBS에서 방영된 허동현교수님의 ‘21세기에 다시 보는 한국근현대사’를 보고 마치 매트릭스의 모피어스가 건넨 진실의 빨간약을 먹은 듯 큰 충격을 받았다.
나의 역사인식이 「특정 정치집단이 추구하는 이념을 지지하도록 필요한 사실만 선택주입 된 결과물이구나」 하는 일종의 배신감이 들어 닥치는 대로 세계사 관련 책들을 읽고 부족한 부분은 인터넷을 참고해가며 공부하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나는 이승만이라는 정치인을 진심으로, 아주 많이 존경하게 되었다.
정치에 관심이 있던 광주친구들, 좌파성향인 친구들과의 술약속이 불편해진 게 바로 이 때부터였다.
술을 마시면 정치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고 나는 흥분해서 이렇게 말했으니까.
“야, 우리 해방될 땐 국민 80프로가 글을 모르고, 제주4.3, 여순사태, 대구사태 이런 거 맨날 생기고 정치인들끼리 서로 테러하고 조폭이 주름잡던 시대라니깐?
경제규모도, 군대도 북한의 절반도 안되는데 김일성이가 쏘련이 지원해준 탱크로 막 밀고 내려와브러.
그 상황에서 일본이랑 일 좀 했다고 치안이랑 국방 전문가들 다 내쳐블믄 나라가 어떻게 되겄냐?
그렇게 되믄 문재인/박원순/유시민/기타 민주당 국회의원 아빠들 다 실업자 되가꼬 얘네들이 태어나긴 했을랑가 모르겄다.
이거는 북한도 동유럽 국가들도 마찬 가지여.
프랑스? 야 비교할걸 비교해라.
전세계에 식민지 경영하는 초강대국이 잠깐 독일한테 졌어도 본토가 다 점령되지도 않았고 미국이 도와줘서 금방 되찾을 수 있는 상태로 4년 정도 점령 당한 거랑 우리처럼 지지리 못살다가 총 한방 못 쏘고 고종이 나라 팔아 36년간 지배당한 거랑 같냐?
그래 프랑스처럼 재판 대충해서 ‘저놈이 독일협력자 년놈이요’ 하면서 칼로 막 쑤셔블고 여자들 삭발시켜다가 ‘부역자들’팻말 목에 걸고 거리 행진하게 시키믄, 그게 식민잔재 청산이냐?
이승만은 미국에 있을 때 부터 일본이 곧 쳐들어올거고 망할거라고 ‘japan inside out’ 책 내서 베스트셀러 되가꼬는 엄청 유명해졌어.
해방 뒤에 독도가 아직 누구 건지 애매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선그어서 막 뺏어와블고 대마도도 우리꺼라고 난리치다 대한해협에서 막 일본어선들 막 잡아들였다니깐!
이래도 이승만이 친일이냐? 아니잖아.
독재를 했다는데, 야 세상 어느 독재자가 국민의 재산 소유권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만드냐?
국민의 재산을 국유화 해놓고 지가 맘대로 하는 게 독재자야.
북한이 했던 무상몰수/무상분배가 바로 그거라고.
공짜로 땅 받은 게 아니라 모조리 김일성 맘대로 하는 땅이라고.
이승만은 농지정책전문가인 조봉암을 사회주의자였어도 발탁해서 유상몰수/유상분배 추진해서 몇 천년 내려온 지주제를 없애고 시장경제를 지키면서, 국민에게 「지켜야 할 나의 것」을 만들어줬잖아.
이 분들이 북에서 쳐들어온 놈들 목숨 걸고 막아서 지금 대한민국이 있는 거 아니겠어?
마지막에 있었던 부정선거도, 이승만은 경쟁자였던 조병옥 사망으로 이미 당선확정이었어.
부통령 선거에서 밑에 애들이 장난친거지.
그리고 어느 독재자가 시위 좀 한다고 하야하냐?
심지어 시위하다 다친 학생이 있는 병원까지 가서 '부정을 보고 일어서지 않는 백성은 죽은 백성이다, 학생들이 참으로 장하다’ 이런 말을 하는 지도자가 독재자일까?
국민이 한사람이라도 더 똑똑해지길 바라며 없는 재정에 초등의무교육을 도입한 사람이?
우리랑 비슷한 수준이던 아프리카 동남아 라틴아메리카 국가들 독립할 때 이디아민, 폴포츠, 같은 독재자들 보면, 너 절대 이승만한테 독재자 소리 못할거다.
그쪽 나라들 아직도 군부독재에 막장정치 허고 있잖어.
그렇다고 선진국은 뭐 얼마나 더 선진적인 정치했간디?
미국은 1965 흑인한테 처음 투표권 줬고 스위스는 1971에 여자한테 처음 투표권을 줬다니까.
그 시대가 원래 그런 상황이었다고.
지금이랑은 비교가 안돼.
해방될 때 동아일보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믄, 국민의 80프로가 공산+사회주의를 원하고 있었어.
미국마저 쏘련이랑 마찰을 피할라고 좌우합작 지지하고 한반도서 철수하고 유럽만 신경쓰고 있을 때, 김일성은 이미 쏘련 지원 받아가꼬 군대 만들고 법 만들고 정부 만들어브렀다니까?
이러는데 김구 김규식이 김일성 백날 만나봐야 남북협상이 되것냐?
이승만이 천만다행으로 김일성 장난질에 안넘어가서 남한만이라도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단독선거를 진행한게 반민족적인건가?
난 전세계 절반이 공산화되는 이 거대한 물줄기를 쪼매난 반도 끄트머리에서 온몸을 바쳐 막아내고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게 민족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봐.
6.25때 전쟁났다고 뭣하러 먼나라에서 지원군 보내주겄냐.
다 이승만이 외교력 발휘해서 UN승인받아 합법성 인정됐으니까 자유세계 국가들이 도와준거잖어.
그렇다고 이승만이 미국 따까리만 한게 아니여.
불리하게 휴전협정이 진행되니깐 반공포로를 석방해버리는 벼랑끝 전술을 써가지고 미국도 빡쳐서 이승만 없애버릴까 하다가 결국 이승만 달랠라고 '한미상호방호조약'체결 해줘서 대한민국 침범은 곧 세계최강대국 미국침범과 같게 되는 시스템을 만들어놓은거야.
중국/일본/러시아 강대국들 사이에서 언제 먹힐지 모르던 나라가 안보문제를 해결해버린거라고.
경제원조는 당연하고.
국익을 위해서 미국과 싸워가며 「대한민국 건국을 쟁취」한거지.
막장국가 조선시대랑 식민지를 인제 막 벗어난 나라의 첫 지도자가 이 정도면 잘한 거 아니냐?
물론 잘못한 점도 많지만 넌 구구단도 버벅이는 상태에서 미적분 바로 가능하냐?
안되잖어.
그래도 이승만이 싫다고 하믄 대안이 누가 있냐?
- 김구? 폭탄 던지던 분이 국제 정세와 나라 돌아가는 시스템에 대해 잘 알까? 여운형 암살에 김구가 관련되있는건 들어봤냐?
- 김규식. 응. 엘리트 유학파지. 근데 김규식 묘지가 어디있는지 알아? 북한 열사릉이야 북한.
- 여운형? 아이고 김일성한테 이미 남한 뺏기고 숙청당했을거다.
이승만이랑 건국세대 어르신들 아니었으믄, 우리가 이렇게 빛나는 불이 들어오는 술집에서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술이랑 안주를 치안 걱정 없이 즐길 수 있었을까?
난 아니라고 봐.
그냥 전기도 안들어오는 김씨 세습왕조 밑에서 노예로 굶주리고 있겄제.
「이승만이 최선」이었다고!”
내 말이 끝나면 친구들은 대부분 반박하지 못하고 주제를 돌리거나, 그래도 이승만은 아니다는 대답을 했고 다시는 나와 정치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이런 생각을 가진 나는 일베/뉴라이트/극우파일까? 아니면 옳은 생각을 가진 걸까?
전 세계가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인정한 시기에 과거를 분노의 시선으로만 바라보진 않았으면 좋겠다.
비록 건국/산업화/민주화 과정에서 상처받은 분들이 많지만, 조금만 분노를 내려놓고 당시 우리의 상황과 세계정세를 같이 공부해보면 고향 광주의 어르신들과 나랑 술자리를 피하게 된 친구들도 나라를 조선으로 퇴행시키는 저 민주당을 향한 지지를 멈추고 정권 교체에 힘을 보태줄 것이라 믿는다.
**마지막 사진으로 이승만 청년시절 의회민주주의를 주창하다가 고종에게 잡혀 사형선고를 받아 한성감옥에 복역하던 시절 사진을 올린다. 이승만은 운동권의 원조였다. 대한민국의 존경을 받을만한 분이다.**
<박은식님 페북 펌>
https://www.facebook.com/100002531809736/posts/4492559370838412/
첫댓글 광주 문성고 출신
참 지식인 의사분이신데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