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어느날 박대장님이 산악회원 30여명을 데리고 우리집에 왔습니다.
우리집에 갑자기 울긋불긋환 등산복을 입은 젊은이들이 들이닥치니 주위가 환해집니다.
그들은 이곳이 너무 아름답다고 야단입니다.
박대장님은 점심을 먹는다고 하기에 나는 마당에 천막을 깔아주었습니다,
그러자 각자 싸 가지고 온 음식들을 다 내 놓습니다.
박대장님이 젓가락을 들고 다니며 반찬순레를 합니다.
한 맛있어 보이는 창란젓을 맛보더니
"와 이창란젓 누구꺼야 줵이네 !"
라고 하자
한 예쁜 처녀 하나가 활짝 웃으며
"내 젖이야 !"
라고 소리칩니다.
그러자 한 순간 장내가 조용해 지더니 다시 웅성거리다가 폭소를 터 뜨리며
'"내 젖이야"
"내 젖이야"
라고 하는 소리가 사방에서 터져 나옵니다,
처녀는 무슨 영문인지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젖`과 `젓`의 발음이 똑같다라는것을 알고 그만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버립니다.
나는 이 장면을 잊을 수가 없어 여러카페의 유머방에 그대로 올립니다.
그런데 이 30여명의 젊은 등산객중에 전혀 어울리지도 않은 이상한 한 사람이 끼었는데
그는 나이가 40이 넘어 보이고, 옷을 입었는데 옛날 50년 전에 입던 바지저고리를 입고 온것이 아닌가?
날이 더워 윗저고리는 벗었고 런닝같은 옷을 입었지만 밑의 바지는 그대로 입니다.
옛날 사람들의 바지입는 방법은
면으로 짠 바지인데 통이 넓어 두 사람도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인데 바지를 입고 허리춤을 오른쪽으로 한 번 접고 다시 왼쪽으로 한 번 접고
혁띠가 아닌 광목띠로 하리를 점매고, 바지춤을 위로 잡아올렸다가 밑으로 축 나려뜨리는 것이 바지 입는 방법입니다.
그것이 얼마나 촌스럽고 꼴 불견인지 모르지만 , 옛날에는 모든 국민들이 그런식으로 바지저고리를 입었기에 그때는 하나도 꼴불견이라고 말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나도 어렸을때 그런 옷을 입었던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사극을 보면 모두 훌륭한 옷들을 입고 있는데, 순 거짓말입니다.
옛날 우리나라가 얼마나 가난했는데 저렇게 휘황찬란한 옷을 입었던가?
거기에다가 짚신을 신고 다녔는데 나도 짚신을 신고 다녔습니다.
그러기에 등산객중에 그의 모습은 아주 특별히 눈에 띕니다.
그는 키도 작고 얼굴은 마치 메주를 주물럭 주물럭 거리고 만든 것 같이 못생겼는데 (죄송) 턱에는 몇가닥의 수염도 나 있었습니다.
내가 그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는 북한 개마고원에서 살다가 귀순한 용사
`리영광`이었습니다.
그는 한학을 공부했는지 매우 유식하며, 예의가 바르고 겸손합니다.
그는 자기가 살던 개마고원은 가장 추운 지역이기에 과일나무가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그는 과일나무중에 감나무를 가장 좋아한다고 하는데, 그가 우리집에 그가 좋아하는 감나무가 무려 11그루인 것을 보고 놀라며 탄성을 합니다.
"감을 그렇게 좋아하시면 가을에 와서 따 가시오"
라고 내가 말하자 그리하겠다고 합니다.
그해 가을에 그가 왔는데, 그는 차가 없고, 자기집에 온 한 방문객의 차를 타고 함께 온 것입니다.
"감 좀 따 가도 되나요?"
라고 그가 묻자 나는
"예 맘대로 따 가세요"
라고 했는데 겨우 몇개만 따고 다 땄다고 합니다.
나는 감나무에 올라가 가지를 마구 흔들자 감이 소낙비처럼 쏟아집니다.
나는 다시 긴 장대를 들과와서 가지를 후려치자 감이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쌓입니다.
나느 4개의 자루에 감을 가득 담아 차에 실어 주자 그의 입이 함지막처럼 벌어지고 깨진 감을 먹으며
"하나도 안 떫어요"
라고 만족스러워 합니다.
그는 지금 강원도 정선 단림골에 나와같이 외딴집에서 혼자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가 후에 ` 인간극장` 에 나옴으로써 유명인이 됩니다.
한 편 부산에서 남편으로 버림받은 한 여인이, 그 프로그램을 보고 당장 단림골로 찾아가서 리영광과 결혼을 해 버림으로써
`나뭇꾼과 우렁각시`로 소문이 납니다.
왜 내가 그의 이야기를 장황하게 하는가 하면, 그가 감이 익을때면 해마다 우리집에 옵니다.
그리고 2004년 11월 18일에 우리집에 나를 위해 나무 해 주러 오겠다고 합니다.
바로 그날에 내가 머리가 깨어져 죽는 일이 벌어집니다.
(계속)
첫댓글 순수하면서도.야릇하면서도
유머스럽기도 해서 읽는내내
너무나 글이 짧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좋은생활 하셨네요.
어서오세요 무악산님 늘 감ㄴ사합니다.
글을 길계쓰면 읽지않고 그냥 넘어가는 분들도 있는것으로 알고 있어요 하하하
어느분은 댓글에서 제가 쓴 글 내용과 다른 이야기를 하기도 한답니다,.
ㅎㅎㅎ
저도 감 좋아해요.
처녀는 많이 부끄러웠을듯 ....
엄청 부지런하신 형광등등님은
남들보다 두배의 하루를
그때도 살으셨군요.
아녜스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제가 아무리 부지런 해도 건강한 사람들 처럼 하지는 못하지요 하하하
삭제된 댓글 입니다.
수지님은 새우젖을 좋아하시나봐 하하하
창란젖 조개젖도 맛있지요
여성의 젖은 참으로 신비스러운 아름다움의 극치입니다
대자연 속에서.감나무도 많고 풍요롭게 사셔군요. 지금은 거기 안사시 나 봐요. 자연이 인간에게 많은 것을 주 지만 난 개발을 하지요. 츨건 주말 되세요,
다행복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저는 자ㅣ연 그대로 보존하려고 합니다 ㅎㅎㅎ
아가씨가
젖으로 둔갑되어서 홍당무가
되었군요~ㅎ
말이 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사랑벼리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이 젖 누구젖이야 줵이네 ! 하하하
재미있는 에피소드까지... ㅎㅎ 형광등등 님 글은 독자를 끌어들이는 힘이 있어요. ㅎㅎ
리영광 이란 분 들어본 것 도 같아요. 인간극장에 나와서 많이 알려지셨군요.
남편한테 버림받은 분이 찾아가 우렁각시가 되었다니 연분은 따로 있나 봅니다.ㅎㅎ
다음 편은 또 긴장의 연속이겠네요. 형광등등 님 삶은 정말
위태위태 하다가 구해지고... 평탄치가 않네요. ㅋ 벌써부터 심장이...
송초님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제 글을 제미있게 읽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다른사람의 이야기도 나열하면 오히려 더 재미날 껍니다 하하하
재미있고 진솔된 글이라 매일 기다려집니다
드라마로 만들어져도 인기가 많을것 같아요
또 다칫셨다니 걱정이 되네요
어서 결혼해서 알콩달콩 사시는 모습은 언제 볼수 있을지요
달아달아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궁금한게 많으신가봐요 하하하 곧 올려드릴껍니다
소설 갖은 형광등등님 글를 읽습니다 평안 하시죠?
마야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꾸며 넣은 이야기는 눈꼽만큼도 없기에 소설은 아닌데.....
제가 가져왔어요 창란젖
이렇게 말했어야 했는대
참 굴곡 많으셔요
평화를 찾아야 하는대 예고편은 또 위험에 직면?
혜자님 어서오세요 제가 미리 겁을 주었나봐요,
그때쯤이면 거의 제글이 끝나갈 때같아요
그 개마고원 분 요즘 다른 곳에 사신다고 저번에 나왔던데요
아직 여자분 하고 사시고
전 그분을 볼때마다 대단한 양반이라고 여겨요
ㅎㅎ 곱상하게 생긴 그 여자분 이쁜이던가 ㅎㅎ 곱분이던가
하옇든 인연이 재밌어요
운선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아 그런가요? 그동안 재가 무심하였는지 통 모르고 있었어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