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 뿌리
조 직 형
아가의 두 다리를 꾹꾹 눌러 펴듯이 엉긴 뿌리를 펴준다 작은 화분에서 서로를 얽고 뭉쳐있던 몸 하늘 한번 보지 못하고 가장 낮은 바닥에서 구부리고 있던 다리를 펴고 일어선다 넓어진 독방 안에서 옆으로, 밑으로 뻗어본다 발을 뻗는 곳이 곧 길이다
『불교신문/문태준의 詩 이야기』2024.09.06.
아마도 시인은 화분의 분갈이를 했던 모양이다. 작은 화분에서 자라던 화초를 더 큰 화분에 옮겨 심으면서 그 화초가 새로운 공간에서도 뿌리를 튼실하게 내리고 살기를 간절히 희구한다. 뿌리를 내리는 바로 그곳이 새로운 길의 초입이 될 것임을 확신하면서. 이 시에서의 묘미는 아이의 두 다리를 꾹꾹 눌러주는 어머니의 마음과 분갈이를 하는 이의 마음을 대등하게 놓은 것인데, 이를 통해 생명을 보호하고 보살피는 자애의 마음은 어느 대상에게나 보편적으로 베풀어져야 할 고귀한 가치임을 거듭 깨닫게 한다.
〈문태준 시인〉
천 개의 질문 - 예스24
천 개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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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형 시집 〈천 개의 질문〉 서정시학 | 2024
조직형 시 ‘걸어가는 뿌리’ - 불교신문
아가의 두 다리를 꾹꾹 눌러 펴듯이엉긴 뿌리를 펴준다작은 화분에서 서로를 얽고 뭉쳐있던 몸 하늘 한번 보지 못하고가장 낮은 바닥에서구부리고 있던 다리를 펴고 일어선다 넓어진 독방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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