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꽃은 또피고
조정향
4월이 화창하다
기웃뚱,느릿느릿,지팡이까지 , 그래도 표정들은 19살이다
함박웃음의 소녀들이다 연못가에서 네잎크로바를 찾던 그때처럼 오늘은97회 총동창회날 바로 맞은편에 숙직실도 그대로다 그옆에 라일락도 활짝피어 보랏빛 향기를 날리고, 숙직실을 보면서 아득한 그때 가 떠오른다 그때우리 담임선생님은 많이 근엄하신편이었다 그날도 실외 숙직실앞 청소가 우리반담당이었다 우린 빨리들 하고 교실로와서 각자 자기자리에 앉았다
선생님도 우리들을 보낼려고 교실에 앉아계셨는데 갑자기 선생님이 너희들 숙직실옆에 개똥있던데 그것도 청소했나? 우린 선생님의 똥이라는 말이 웃어워 그만 쿡쿡 까르륵 웃었는데! ... 순간 선생님얼굴이 벌게졌다 우린 미안해서 웃음을 참고 조용한채 앉아있는데
선생님은 다시 자세를 움찔하시더니 여러분 숙직실옆에 개 대변 치웠나? ㅎ 지금도 내가웃 음이 튄다 그만우린 이성을잃고 책상을 두드리며 정신없이 웃고있다보니까 선생님은 나가셨고 우린(그선생님별명은 징글리스트) 그사건이후 그선생님을 개대변으로 부르다 졸업했다
선생님 연세가 우리와 별차이 난것도 이닌데
아직 살아계실까 그시대엔 선생님도 순수했고 우리도 천진했다 김수인 선생님 60년이 넘어도 선생님 함자도 별명도 잊지않습니다
우리기억속에 살아계십니다 청춘이 풋풋했던 우리의 젊음, 이렇게 고령의 노인이 될줄은 상상도 못했던 학창시절 . 사월인데도 겨울옷을 못떨친 노인이되어 애국가를부르고 성대결절된 음성으로 교가를 부르며 마냥 즐거운하루였다 다른 아픈친구들 먼길떠난친구들 소식을 들으며 내년 사월에도 우리 또만나자며
손을 꼭잡고 바라보는 서로의 얼굴에 (우리학교꽃) 백합꽃이 활짝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