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진 사람을 일으키는 고해성사
고해성사는 얼마나 큰 은총의 성사인지 모릅니다.
우리를 죄의 억압에서 자유롭게 해 주는 해방의 성사, 타성에 젖은 우리를 초심자의 열정으로 되돌려 주는 기쁨의 성사,
다시금 우리의 시각을 어린이의 순수한 눈으로 회복시켜주는 치유의 성사가 고해성사입니다.
고해성사가 의무감이나 부담감을 주는 괴로운 성사가 아니라 기쁨의 성사라는 인식의 전환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잘 준비된 고해성사를 마치고 고해소를 나오는 순간의 기쁨은 이 세상 그 어떤 기쁨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때로 기적을 체험하기도 합니다. 짐스러웠던 하루하루가 은총의 나날로 변화됩니다.
고통덩어리였던 이웃들이 사랑덩어리로 변모됩니다. 멀게만 느껴졌던 하느님의 실체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오십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겠지만 준비한 만큼 효과를 볼 수 있는 성사가 고해성사입니다.
아무런 준비없이 헐레벌떡 고해소로 직행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고해성사를 임하는 신자들을 위해 교회는 적어도 다섯 단계의 과정을 밟으라고 가르칩니다.
성찰-통회-결심-고백-보속. 그러니 고해소에 들어가기 전 세 단계의 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되는 것입니다.
성찰, 우선 성체 앞에 앉아 조용히 자신의 지난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지난번 고해성사 이후 내 삶이 어떠했는지, 하느님의 뜻에 합당하게 살았는지,
하느님의 계명과 교회의 가르침에 어긋나게 살지 않았는지, 내 삶을 천천히 돌이켜보는 일이 필요합니다.
성찰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심각한 죄에 대해서는 보다 집중적으로 반성하는 일입니다.
통회, 내가 범한 죄나 과오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입니다.
또한 내 죄로 인해 하느님과 이웃에게 끼친 상처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면서 송구스러워하고 가슴 아파하는 과정입니다.
그저 습관적으로 감상적인 차원에서 가슴만 칠게 아니라 죄에 대한 진정성 있는 뉘우침과 아파함이 요구됩니다.
결심, 자신의 죄에 대해 진심으로 가슴을 친다면 당연히 다시는 같은 죄를 짓지 않겠다는 결심이 뒤따라야 합니다.
통회가 진실하였다면 결심 역시 확고하게 세워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고해자는 영적 성장을 위한 개인 계획을 세우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고백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죄는 독이요 죄의 고백은 해독 행위입니다.
다시 의로워지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죄를 고백하십시오.”(성 암브로시오)
“여러분의 죄를 고백할 때 외적으로 드러난 죄만 고백하지 말고 모든 종류의 은밀한 죄까지 빠짐없이 고백하십시오.
그래야 여러분에게 풍성한 하느님의 은총이 내릴 것입니다.”(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충실하고 솔직한 고해성사로 여러분의 마음을 텅 비워 버리십시오. 그
텅 빈 마음에 하느님의 성령께서 자리하실 것입니다.”(마더 데레사)
“사랑하는 여러분, 은총의 샘인 고해성사로 들어오십시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리스도께서 몸소 여러분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분께서는 여러분을 치유하실 것이고 여러분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평화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교황 요한 바오로2세)
또다시 대림 판공성사가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잘 준비된 고해성사의 참맛이 얼마나 감미로운지를 온몸으로 느껴보기 바랍니다.
부끄럽다는 핑계로 상처를 의사에게 보이지 않는다면 아무리 명의인들 어떻게 치료하겠습니까?
우리 내면의 상처를 솔직히 고해사제에게 보여 드리도록 합시다. 그래서 말끔히 치유 받고 새롭게 출발하는 성탄을 맞이해 봅시다.
양승국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