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로구나 온갖 꽃 예쁘게 지들 자랑하는데 뜻하지 않는 손님도 맞고 필연이 우연일 수도 있지 않을까?
여명 좋아 산책을 나섰다 아침 컨디션이 괜찮은 듯 이럴 땐 떨치고 한바탕 걷고 오느게 좋겠다
조양천에 청둥오리 세 마리 놀고 있다 저 녀석들은 새로 날아 왔을까? 어? 보이지 않던 원왕 두쌍이 난다 오늘 처음 본다 원왕이들도 북녘으로 날아가다 잠깐 쉬었나 보다 원왕이들은 암수가 함께 다른 새들은 숫컷 한 마리에 암컷이 10여마리쯤 되는데 저 새들만 항상 짝지어 다닌다 그래서 금슬 좋은 부부를 원왕새 같다 그러나 보다
큰도로까지 가서 되돌아 왔다 덕실교 빈터에서 체조 몸 컨디션이 나쁘지 않아 체조를 하고 싶다 체조를 안한지도 꽤 오래 언제부턴가 자꾸 게을러진다 나이들어가면 그러는 것인가?
동물 챙겨주었다 토끼에겐 유채를 한다발 던져 주었다 잘 먹으렴 모두들 사료와 물
병아리장에 있는 오골계 수가 줄어든 듯 세어보니 11마리 두 마리가 없어졌다 어떻게? 쥐구멍도 다 막는다고 막았는데... 주변을 살펴보니 뒷산쪽에 털이 있다 이건 산짐승 소행 어떻게 죽여 끄집어 냈을까? 녀석들이 내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나보다
식은 밥 데워 아침 한술 집사람이 많이 아프단다 아프니까 꽃심고 가꾸는 걸 하지 말래도 그래도 그건 하겠다고 그래야 우리집이 예쁘지 않겠냐고 맞는 말이지만 우리가 아프면서까지 가꿀 필요 있을까? 모르겠다 집사람 하고싶은대로 하는거지
고구마를 찌는데 아래밭에서 트랙터 소리 내다 보니 노열동생이 아래밭을 갈고 있다 어? 다음주 수요일에 갈기로 했는데...
내려가서 다음에 갈기로 했는데 오늘 가냐고 물어보니 마침 시간이 나고 땅이 질지 않아 지금 갈아도 괜찮을 것 같아 간다고 나야 빨리 로타리 쳐 두둑 잡아주면 좋지
두둑에 씌울 비닐과 삽 괭이 살충 살균제 등을 챙겨 왔다 두둑 쳐 주면 비닐을 바로 씌워야겠다
로타리 치는데 거의 한시간 이상 간식이라도 먹어야겠다
뻔데기와 먹걸리를 챙겨 왔다 일했으면 한잔 해야지
봄 햇볕 좋은 언덕 잔디밭에 앉아 먹걸리 한잔 좋다 삶이란게 별게 인가? 지금 이 순간 즐기면 되는거지
해피라는 전번의 전화 받아 보니 월곡동 포차 아줌마란다 어? 월곡동 포차에서 술마신 적 없는데.. 잘 모르겠다고 하니 거기 장성 아니냐고 장성이 맞다고 하니 자길 모르냔다 자긴 목소릴 들어보니 딱 알겠단다 어? 내가 실수 요즘 자꾸 섬망이 오는 것 같은데 아는 사람을 내가 잊어 버린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어 웬일이냐고 하니 오늘 시간이 나서 집에 찾아 오겠단다 이거참 어쨌든 전번이 내게 기록되어 있으니 아는 사람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오라고 했더니 오후에 찾아 오겠단다 내가 찾아 오라 했다는데 모르겠다고 오지 말라 하는 것도 예의가 아닐 듯 그러나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리 잊어 버리면 치매가 아닐까?
노열동생이 트랙터를 가져다 놓고 관리기를 가지고 올라 왔다 관리기로 두둑을 잡아 준다 고추 두둑은 고랑을 깊게 파 두둑을 높이고 참깨 두둑은 낮게 잡는단다 모두 15 두둑을 관리기로 잡아 준다 난 먼저 잡은 고추 두둑을 골랐다 관리기로 두둑을 잡을 땐 매우 조심해야 한다 자칫 신경을 다른데 쓰다 보면 관리기에 크게 다칠 수도 있다
고추 두둑을 잡고 참깨 두둑을 잡는데 어느새 12시 반 점심이나 먹고 하자 했다
김가네 가서 김치찌개 내동아짐도 모시고 갔다 일이 힘들어서인지 막걸리가 술술 들어 간다
집에 오면서 백양 농약사 들러 삼지창 꽂이와 고추밭과 깨 밭에 할 농약을 샀다 삼지창으로 두둑에 씌운 비닐을 바로 고정할 수가 있다 그리고 두둑을 만들고 나면 그 위에다 살충 살균제를 한번 더 뿌려주어야한단다 특히 고추밭엔 역병과 탄저병이 심하니 꼭 뿌려야 하고 참깨 두둑엔 라쏘라는 제초제를 뿌려야 풀이 좀 덜 난다
난 낮잠 한숨자야하는데 노열동생이 바로 두둑을 잡는다고 별 수 없다 저리 해준다고 할 때 같이 일해야지
두둑 잡아 놓은 곳에 살충 살균제를 뿌렸다 로타리 치기 전에 밭 전체에 뿌렸지만 이번엔 두둑에만 뿌려주었다 비닐 씌우기 전 뿌려 주면 효과가 있다
노열동생이 참깨 두둑을 뒷손 보지 않게 잘 잡았다 항상 두둑을 잡고 나면 다시 고른 뒤에 비닐을 씌웠는데 이번 참깨 두둑은 고를 필요가 없게끔 잘 잡아 주었다 너무나 고맙다
두둑을 다 잡은 뒤에 비닐 씌우는 걸 바로 도와 준다 집사람과 노열동생이 참깨 두둑에 비닐 씌을 동안 난 고추두둑에 약을 뿌렸다 탄저병 역병 진딧물 뿌리혹파리등을 제거할 수 있는 살충 살균제를 뿌렸다
아침에 전화 한 해피 사장 전화 집에 오겠다며 주소 찍어 달랜다 참 궁금하다 대체 누구일까? 날 안다는 사람인데 왜 생각이 나지 않지 만나보면 알 수 있겠지 주소를 문자로 넣어 주었다
참깨 두둑을 다 씌운 뒤에 고추 두둑을 씌웠다 고추 두둑 비닐은 흙으로 고정치 않고 삼지창으로 꽂아 비닐을 고정 시켰다 고추 두둑을 아주 높게 잡았다 그래서 흙으로 비닐을 고정시키기가 마땅치 않다 삼지창으로 꽂아 고정시키니 일이 빠르다
고추 두둑 비닐을 다 씌우지 못했는데 아침에 전화한 분이 찾아 왔다 두 분이 왔다 어 얼굴을 보니 낯은 익는데 모르겠다 그 분도 잘못 찾아 온 거같다며 바로 가겠단다 아이구 이것도 인연 아니냐고 모처럼 시간내어 시골 찾아 왔는데 그냥 가시면 되겠냐고 지금 곧 마무리 할테니 집에 올라가 계시라고 잘못 알고 찾아 왔지만 이도 인연일 것같다
우린 나머지 두둑을 비닐 씌웠다 노열동생이 함께 해 주어 비교적 수월하게 끝냈다 집사람과 둘이서 하려면 꽤나 애 먹어겠지
집에 올라와 그 분들과 차나 한잔 하자고 집사람이 얼른 과일과 우유를 내 온다 너무나 좋은 곳에 사신단다 이렇게 좋은 곳은 처음 본다고 감사한 말이다
집사람과 이것 저것 이야기를 나눈다 그 분들이 아는 분은 장성 남면에 산단다 내가 보내준 주소가 북이면이라해서 의아했단다 그래도 와 봤단다
이야기 나누다 보니 내가 살던 풍암동에서 살았단다 거기에서 호프집도 하고 노래방도 했다고 어? 그래서 내가 안면이 있나? 퇴직 전까진 내가 호프집을 잘 다녔기에 그 집에서 술마셨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왜 내 전번이 그 분에게 있을까? 도저히 내 머리론 이해가 안된다 내가 호프집 사장에게 전번을 가르쳐 줄 일 없었을 건데... 참 묘한 인연도 있나 보다
일단은 잘 오셨다고 집사람은 우리집을 소개해 준다 혹 이곳 지나는 길 있다면 꼭 들리 겠다고
간다고 하니 그래도 시골 왔으니 뭐라도 드린다며 어제 내가 따 온 두릅을 준다 모르는 사람이지만 이런거라도 나눌 수 있으면 좋은 거지 너무나 감사하다며 돌아갔다 그래 이도 인연이 닿아 찾아 온 거겠지
노열동생이 오늘 고생많았다 저녁에 술한잔 하자고 했다
막걸리가 없어 사거리 나가 막걸리 사오다가 아산형님집을 들렀다 형님도 못자리판 만들고 꽃심느라 힘들었다며 만났으니 막걸리 한잔 하고 가란다 그래 같이 얼른 한잔하자고 아짐이 닭고기를 안주로 내 놓는다 맛있게 한잔
노열동생과 마시기로 했으니 더 이상 안되겠다며 집으로 집에 오니 문사장이 와 있다 노열동생이 오라고 했단다 안주를 준비하려고 했더니 문사장이 막걸리와 안주를 사 왔다 저런 이라니 오늘은 우리 일했으니 내가 준비해야하는데...
노열동생도 올라와 같이 한잔 오늘은 기분이 좋다 애 태우던 아래 밭 로타리 쳐 두둑을 잡고 내가 모르는 여성분도 우리 집 찾아 오고 문사장이 술과 안주 사 와 같이 한잔할 수 있으니 이게 행복 아니겠는가? 집사람은 오늘 로타리쳐 비닐까지 씌워 버린게 가장 좋단다 모두다 노열동생 덕분 참으로 고맙다
나도 기분 좋아 실컷 술 마셔 버렸다 아 모두 다 감사하고 고마운 일
문사장이 뱀딸기가 눈에 아주 좋다는 이야길 들었다 한다 눈이 아플 땐 뱀딸기 즙을 넣기도 한다고 얼른 동생이 생각난다 동생에게 전화해 보니 바쁘다 다음에 이야기 해주어야겠다
집사람이 오늘 고생많았다 엊저녁엔 잠한숨 자지 못했는데 온종일 돈잔거렸으니 얼마나 힘들겠는가 넘 힘들다기에 부황을 떠 주었다 봄에 할 가장 큰 일을 마무리 지었으니 당분간은 동물이나 돌보며 푹 쉬어야겠다
작은 누님 부재중 전화 전화해 보니 아직 자지 않았냐고 이제 막 잠자리에 들려 했다며 무슨 일이냐고 여쭈어 보니 5월에 형제들 여행가는데 간식이라도 사먹으라고 돈을 좀 보내겠다신다 같이 가지 못해 미안하시단다 아이구 팔십이나 되신 분이 무슨 괜찮다고 하니 그래도 자기 성의란다 고마운 말씀 그럼 동생에게 전화해 그리로 보내라고 늘 건강 신경 쓰시라 했다
노적봉위로 샛별이 삐끔히 얼굴 내밀었다 님이여! 오늘은 일요일 봄바람 꽃바람에 흠뻑 젖으며 오늘도 내 생애 가장 사랑스런 날로 만들어가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