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국민일보 후베이성 외국인 입국 금지로 바이러스 막을 수 있겠나
정부가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오는 4일 0시부터 당분간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고 우리 국민은 입국 시 14일 간 자가 격리하기로 했다. 중국인의 제주 무사증 입국을 일시 중단하고 중국에서 들어오는 내외국인은 강화된 별도의 입국 절차를 밟도록 했다. 중국에서 확진자와사망자가 급증하고 있어 입국 제한 등은 불가피한 조치다. 미국, 호주, 싱가포르 등 여러 국가들이 이미 중국인 입국 금지와 중국을 오가는 항공노선을 전면 중단한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한발 늦었고 내용도 느슨하다는 지적이 있다. 춘제 기간 대이동으로 바이러스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이 있어 후베이성 체류 경유자에 대한 입국 제한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중국과의 외교 마찰, 경제적 파장, 국내 환자 발생 양상 등 감안할 게 많겠지만 국민 안전이 가장 중요하고 우선 고려돼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중국은 1일 기준 확진자가 1만 4380명, 사망자는 304명으로 증가하는 악화일로다. 일단 제한적인 입국 금지 조치를 취했지만 중국이나 국내 상황이 악화될 경우 전면 입국 금지 등 추가적인 대책을 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입국 제한 조치로 공항이나 항만 등의 검역 부담이 다소 줄어들게 됐지만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한 확진자가 속출하는 지역사회 유행을 막는 데 방역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확진자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사람들을 신속하게 파악해 증상이 의심될 경우 선별진료소 등에 격리해 관리해야 한다.밀접 접촉자나 일상 접촉자 구분 없이 접촉자 전체에 대해 자가 격리를 실시키로 한 것도 차질 없이 이행돼야 할 것이다. 선별진료소와 검역원, 상담원,역학조사관 등 관련 인력을 일부 확충했지만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본에서 입국한 사람 중에도 확진자가 나오는 등 감염 경로가 다양해지고 있어 시민들의 협조가 절실하다. 특히 중국을 방문한 후 이상 증상이 나타난 사람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질병관리본부 콜센터에 자진 신고해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방역 혼선을 부를 불필요한 논란은 자제하고 방역 당국을 중심으로 국민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정부는 전문가들에게 전권을 부여하고 방역 활동 인력 및 예산을 최대한 지원해야 할 것이다.
출처 : 조선일보 떠밀리듯 후베이만 입국 금지, 때늦은 데다 불충분하다
정부가 우한 폐렴 발원지인중국 후베이성을 2주일 이내 방문한 이력이 있는 외국인에 대해 내일부터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해당 지역을 방문한 한국 국민은 14일간 자가 격리 조치를 하고, 중국인의 제주도 무비자 입국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중국 체류자 입국 금지는 없다고 선을 그어왔지만 필리핀에서도 사망자가 나오는 등 사태가 커지자 뒤늦게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그나마도 실효성이 떨어진다. 대한감염학회 등 전문가 단체들은 후베이성 외 중국 지역서 발생한 우한 폐렴 사례가 40%가 넘기 때문에 후베이성만 차단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세계 각국은 우리보다 한발 앞서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 입국 제한 조치에 나섰다. 미국과 호주는 최근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의 입국을 금지했고, 싱가포르는 경유까지 막았다.중국과 국경을 맞댄 러시아 몽골은 물론 북한까지 중국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검문소를 폐쇄했다. 아직 우한 폐렴이 미치지 않은 중남미 국가들도 중국인 입국을 막거나 중국 항공 노선을 속속 취소하고 있다.이는 혐오도 아니고 인종차별도 아니다. 고위험 지역과 접촉 면을 줄여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려는 지구책일 뿐이다. 자국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챙기는 것은 국가의 의무다.
한국에는 지금도 매일 중국에서 2만여명이 들어온다. 그 어느 나라보다 선제적으로 강력한 조치를 취했어야 하지만 다른 나라들이 다 중국 체류자 입국 금지를 발표하자 그제야 떠밀리듯 후베이성으로 제한한 최소한의 조치를 내놓았다. 대통령이 지난주 과하다싶을 만큼 강력하게 대처하라고 주문헀지만 말뿐이었다.
정부와 여당은 그동안 중국인 입국 제한 주장이 나올 때마다 중국 혐오를 그만둬라 중국은 우리의 친구, 어려울 때 도와야 한다며 자국민 건강보다 대중관계를 먼저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의사협회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도 준비해야 한다고 하자 민주당 대변인이 의사 단체가 정치적 판단을 한다고 깔아뭉갠 일도 있었다. 정작 정치적 판단을 한 것은 누구인가. 시진핑 방한 등 때문에 중국 눈치를 본다는 말이 왜 나오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