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쿠사가족 11명이 2024년 11월 26일부터 28일까지 2박 3일 동안의
일본 시코쿠 마쓰야마(松山) 여행기 요약본입니다.
지난 5월의 요나고, 돗토리여행 이후에 6개월만에 반갑고 설레는 마음으로
조우하고 마쓰야마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런데 하늘길이 만만치 않습니다.
출발부터 요동치는 작은 항공기는 마쓰야마공항에 착륙을 시도하지만
기상악화로 실패하고, 1시간 30여분 동안 주변 상공만 맴돌고 맘니다.
두번째 착륙마저 실패하고는 후쿠오카공항으로 이동해서 임시착륙을
하고서 주유를 마치고는 1시간여를 대기하고 있다가 마쓰야마공항을 향해
다시 이륙합니다.
1시간여를 날아서 비바람 몰아치는 활주로에 어렵사리 내려 앉으니 불안하고
초조했던 승객들이 저절로 우러나는 안도의 박수를 보냅니다.
이번에도 착륙에 실패했으면 인천공항으로 회항할 수도 있는 상황인지라
무척이나 다행스런 결과가 되었습니다.
마쓰야마여행은 첫날부터 드라마틱하게 시작합니다.
밤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호텔 인근 교자식당에서 허기를 채우고,
시원한 사케로 목도 축이면서 기분좋게 취해봅니다.
여기까지 오는 하늘길이 험난하기는 했지만 무용담처럼 이야기 거리는
많아져서 오히려 즐겁기만 합니다.
둘째날은 어제와는 달리 아침부터 상쾌한 느낌의 청명한 날씨로 시작합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호텔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마쓰야마성(松山城)으로 갑니다.
마쓰야마 첫 투어로 찾아온 마쓰야마성 방문기념 인증사진 남겨봅니다.
화창한 날씨처럼 화사한 모습이어서 아주 좋네요.
마쓰야마성(松山城)은 1602년에 축성된 성으로 국가지정사적으로 되어있으며,
에도시대 170개 성에서 12개의 천수각만 현존하는데 그 중에서 마쓰야마성이
이름난 한 곳입니다.
천수각을 잠시 둘러보고 다음 행선지를 향해서 하산합니다.
여기는 마쓰야마성 아래에 위치한 반스이스(萬翠荘)라고 하는데
프랑스 양식의 영빈관 건물로 주로 사교장으로 이용했다고 합니다.
노면전차를 타고 마쓰야마시역으로 일단 이동하고, 다시 완행열차로
바닷가에 있는 무인간이역인 바이신지역(梅津寺駅)으로 갑니다.
바닷가의 MICAN PARK에서 미캉아이스크림과 진한 커피를 마시며,
이 시간을 즐겨봅니다.
출발하고자 하니 먹구름이 몰려오면서 강풍이 불어오기 시작하더니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는데 오늘도 예측 불허의 날씨가 이어집니다.
창밖의 바다는 거센 파도가 몰려오고 있는데 이런 모습조차 추억의
장면으로 담아두게 되네요.
왔던 길을 되돌아서 도고온천으로 향합니다.
도고온천(道後溫泉)은 3천년 역사의 일본 3대 온천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족욕을 즐기려는 쿠사가족들만 도고온천 본관을 배경으로 인증사진 남깁니다.
족욕만으로도 여사님들 얼굴이 30대처럼 뽀얘졌네요.
잠시 봇짱 카라쿠리 시계(坊っちゃんカラクリ時計)의 시연을 보고 호텔 인근의
스시마루 본점(すし丸 本店)에서 만찬을 가져봅니다.
오늘 저녁도 사케로 목을 적시니 즐겁기 그지 없네요.
이번 자유여행을 마무리하는 셋째날입니다.
마쓰야마성 성주와 가족들이 살았던 二之丸史跡庭園(니노마루사적정원)에서
마지막 투어를 가져봅니다.
여기는 "연인의 성지"로 소문난 곳인데 사연은 이렇습니다.
러일전쟁 때 러시아 남성 포로와 일본인 여성 간호사의 로맨스를 간직한 금화가
이 정원에서 출토되면서 결혼식 및 웨딩사진이 많아지기 시작했는데
스토리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의 취향에 맞추어 "연인의 성지"로
태어났다고 하네요.
모든 일정을 마치고 출국하기 위해서 마쓰야마공항으로 갑니다.
인천공항으로 15시 40분에 출발하는 제주항공 스케쥴이 4시간 넘게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마는데, 이번에는 서울 경기지역에 이틀동안 내린 폭설
때문이라고 합니다.
덕분에 옹기종기 모여서 이런저런 많은 대화를 하게 되네요.
탈도 많고 말도 많은 여행길이었지만 여행담도 많아져서 더욱 즐거웠던
2박 3일의 마쓰야마 여행을 이렇게 마칩니다.
여행사 패키지가 아닌 온전한 자유여행이 이래서 좋습니다.
쿠사가족 여러분!
2025년 4월 중순의 큐슈여행에서 다시 만나길 기대합니다.
그동안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첫댓글 참 여행의 맛은 예정에 없는 일들이 만들어 내는 스토리가 더 아름다워지는가 봅니다. 자연이 만들어 주는 지체와 엉뚱한 변고도 여행을 하는 멋이 아닌가 하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네요. 그 속에서 옹골찬 도타운 우정은 쿠사가족의 깊은 맥을 이루고 있다고 봅니다.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