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여행...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처녀여행이었습니다.
특히 여행보다도 사람과의 만남이 더 특별한 것 같더군요.
고독과 친구하길 무려 27년이나 했지만 특별하게 남은 것은
없더군요. 생의 무료함...싸이코가 되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한 달 전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고, 이번 여행을
계기로 환골탈퇴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여행보다도 더 여운에 남는 것은 바로 특별한 사람들과의
만남이었죠. 그네들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저에게 날개를 날아주었습니다. 어디든지 날아갈 수 있도록...
한 달 전 친형같은 느낌을 주는 분의 소개로 여자를 만났습니다.
여자를 처음 알게 되었지만 그녀는 저에게 너무 편한 누나같은
느낌을 주었지요. 평탄대로를 걷는 느낌이랄까...
그러던 그녀가 글쎄...아시죠?
우린 쪽났죠. 아니 더 솔직히 말해서 제가 채였죠. 지금은 그녀에게
고맙다고 절이라도 하고픈 심정. 더 많은 경험과 조언을 들을 수
있게끔 만들어 주었고 제2의 변화기를 만들어 주었습죠.
환골탈퇴랄까...
여행...사치, 하릴 없는 사람들이 하는 것 쯤으로 생각했죠. 지금은
여행없는 인생은 살 가치가 없다쯤으로 생각하고 있슴다.
여자...지구에 사는 외계인쯤으로 생각해 왔는데 지금은 친구같은
편안한 존재로 생각하고 있죠. 만약 지구에 여자가 없다면 당장 금성으로
날아가 데려올 낍니다.
그렇게 변화를 위해 여행을 택했고 기차여행기를 적는 사람들이란 카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가입 후 번개공지를 읽고 떠나기로 결심했죠.
모든 채비를 차리고 철도역으로 가서 대천에서 용산행 기차를 기다렸죠.
배가 고플까봐 김밥집에서 참치김밥과 치즈김밥을 시켰죠.
먹으면서 시계를 힐끔보니 시간이 촉박하다는 사실을 알았죠. 김밥을
입 안에 꾸역꾸역 집어 넣고 부리나케 역 화장실로 향했습니다. 한편으론 남긴
김밥 몇 개가 눈앞에 어른거렸지만...
근데 웃긴 사실은 화장실 안에서도 제가 김밥을 오물거리고 있는 것이었슴다.
화장실에서 나는 향과 김밥이 조화를 이루니 색다른 오묘한 맛이 입안을
싸고 도는데...
그 맛을 느끼고 싶다면 당장 해 보세요.
아님 머, 상상에 맡길 수밖에...
기차에 몸을 싣는 순간 뻘쭘함과 설레임에 제 가슴은 요동을 치고 있었답니다.
콩딱콩딱..., 벌렁벌렁...,
근데 뒷자리에 고딩티를 벗은 지 얼마 안 되는 여자 두 명이 앉는 것이었습니다.
대천에서 종착역인 용산까지 수다로 시작해서 수다로 끝나더군요.
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 제가 꼭 할아버지처럼 느껴졌습니다. 아니 어린아이랄까...
넘 신기하고 재밌는 이야기였습죠. 비록 왈가닥이란 분위기를 풍기게 했지만
그네들만의 삶의 방식은 제겐 색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제 두 귀는
연신 쫑긋거렸고 그렇게 즐겁게 용산역까지 도착했죠.
지하철...
내가 언제 타봤나...???
옛 기억을 더듬으며 청량리행 지하철을 탔죠. 몇 정거장을 거친 후 이 지하철이
청량리역(지하)으로 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가 가야 할 역은 청량리역(지상)
인데 말이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거기가 거기라고 누가 그러더군요.
한편으론 이런 생각이 뇌리를 스쳤습니다.
'촌놈'....
청량리역(지상)까지 가서 대합실을 얼른 나와 분수대를 찾았죠.
화장실에 가서 눈을 씻고 다시 찾아 봤지만 분수대는 보이지 않았습죠.
지나가는 아가씨를 붙잡고 다짜고짜 물었죠. 그녀는 한참 생각하더니 청량리는
한지리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분수대는 알지 못한다고 하면서 저에게 연신
미안하다는 말만 남기고 총총히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할 수 없이 준규형에게 전화를 걸었죠.
대합실로 들어 오라고 하더군요. 넘 황당한 대답에 그만 어이가 없어
멍하니 있다가 후다닥 들어갔죠. 거기엔 신기하게도 작은 분수대가 있었고
여럿이 모여 있었습니다. 저도 모를 친근감에 휩싸여 생판 첨보는 분들에게
아는 척 할 뻔했죠. 하긴 카페 사진을 이잡듯이 뒤졌고 뻔질나게 보았으니
그렇지 않은 게 오히려 이상하겠죠. 명집이가 저에게 사탕을 건네더군요.
아몬드가 박힌 사탕이 넘 부드럽고 달콤했습니다. 그렇게 혀로 사탕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음미하고 있는데 눈이 부리부리하고 덩치가 큰 분이 환한 웃음을
지으며 저에게 말을 건네더군요. 몇 마디 오고간 후에 그 분이 꼭 죽마고우처럼
느껴졌습니다. 첫만남인데도 뻘쭘하거나 어색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이상하게 느껴지더군요.
출발 전 뺑 둘러서서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시작했습니다.
카페 회원 사진첩으로 얼굴을 익힌터라 대부분 낯이 익었습니다.
헌데 미진씨를 첨 보는 순간 '앗, 중딩도 있네'라는 생각이 뇌리에서
맴돌았죠. 고딩인 정현이는 이해가 간다지만...
물론 나중에 미진씨 나이를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렇게 모여 자기 소개를 마친 후 동해로 가는 열차에 몸을 실었죠.
마약에 젖어 뿅가는 기분, 마치 날고 있다는 느낌이 온몸을 전율시켰습니다.
앞좌석을 돌려 마주보게끔 만든 후 앉았습니다. 제 앞엔 재금이 누나가 앉았죠.
자유분방, 개성파, 터프걸, 지적...대화하면서 대충 이런 느낌을 받았죠.
얼굴이 애때보여 저보다 나이가 적은 줄 알았지만...
암튼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많은 조언을 받았죠. 그런 친누나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들었죠. 누나가 회사에서 부랴부랴 오느라고 저녁식사를
못했다고 들었는데..., 그 점이 제 마음을 쪼매 후벼팠죠(이것도 아부성 글?--;)
밥 때가 아직 멀었기에 강인한 정신력으로 버티거나 잠으로써 무마시켜야
가능했기에...
다행히 누난 현란한 담소를 끝내자마자 졸음에 겨워 하더니...zzzzzzzzzzzzzzzzz
재금이 누나 옆에 준규형도 있었는데 그 형은
울 형인가 하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습니다.
그 형에 대한 설명은 구지 말 안해도 빤쮸겠죠-o-
차창 밖은 캄캄한 가운데 불빛이 가물에 콩나듯 드문드문 켜져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어수선한 분위기도 완전히 사그라들고 조용한 가운데 기차
특유의 소리만 일정하게 들렸습니다. 처음엔 노는 분위기였다가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노곤함에 지친 모습으로 우리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잠에 취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코 골거나 침 흘리며 잠자지 않았나 모르겠네--;
도촬은 안 당했는지..., 심히 걱정됨.
그렇게 우리들은 비몽사몽으로 동해역에 도착했고 마침 형심누나가
대합실에서 우릴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주영씨는 늦게 형심누나를 보고 이상한 멘트를 던져 우리들의 웃음을
자아냈습죠. 은근히 웃기는 주영씨...준호는 좋겠데이^,.^
택시를 타고 추암해수욕장으로 향했죠. 어스름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날이 밝아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준비한 도시락을 먹기 위해 촛대바위가
한 눈에 들어오는 언덕에 올랐지만 철망으로 짜여진 문이 잠겨 있어 다시
내려와 백사장으로 향했죠. 윤선이형은 묵직한 도시락을 들고 있는 상태라
뚜껑이 열리지 않은 것만 해도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사장 들마루에서 도시락을 분배한 후 한참 맛있게 먹고 있노라니 준규형이
된장국 맛이 이상하다면서 먹지 말라고 했드랬죠. 명집이 한모금 마심...
윤선이 형도 마신 걸로 기억하는데...
식사를 거의 끝마칠 즈음 춘우형과 선영이가 합류했습니다. 반가운 얼굴들...
진숙이는 일출 직전의 순간을 사진속에 담기 위해 분주하게 백사장을
누비다가 늦게 식사를 했는데 먹는둥 마는둥 했습죠. 거의 안 먹다시피
한 도시락을 보며 한편으론 걱정이 되었죠. 오늘 하루도 바삐 움직이려면
밤새 주린 배를 채워야 하겠기에...
설상가상으로 진숙이 위치가 가이드이기에...
그렇게 춘우형과 선영이까지 모두 식사를 마치고 일출을 보기 위해
다른 길로 언덕에 올랐죠. 그때부터 본격적인 도촬행각이 시작되었습니다.
서로 눈치를 살피며 부자연스런 행동을 하기 시작했죠. 전 그때까지
도촬이란 말을 몰랐습죠. 해 뜰 시각이 지났는데 발갛게 달아오른
태양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수평선 앞에는 뿌연 물안개 같은 것이
우리들의 시야를 방해했고 하늘은 찌뿌둥해 보였습니다. 지나가는 이름모를
새 한 마리가 우리들이 엽기적으로 노는 모습을 보기 위해 촛대바위
끝에 한참동안 앉아 있더니 너무 어이가 없는지 고개를 두 차례
갸우뚱거리더니 훌쩍 날아가 버리더군요. 하긴 선영이가 진숙이와
사진찍기 위해 가파른 경사면을 빠른 속도로 내려오다가 진숙이 앞에서
엽기적으로 넘어지는 장면은 모든 이들의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지요.
새 마저도 실소를 금치 못했으니...
그렇게 조금의 시간을 할애하고 우리들은 언덕을 내려왔죠.
굴다리 위의 철길에 간이역이 있는데 거기서 한 컷 찍기 위해서
계단을 오르려는데 진숙이의 이상한 비명이 우리들의 고막을 때렸죠.
너구리가 하수구에서 고개를 빠꼼이 내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살려달라고 애걸하는 것 같았습니다. 현진이가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서 너구리 주위의 방해물을 제거하기 시작했습니다.
너구리는 나올법도 한데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 것이 이상할 따름이었죠.
좀 이상한 너구리였슴다. 아니면 병 걸렸다던지...
이런 해프닝을 보고 아줌마 두 분이 스티로폴 박스와 손수레를 끌고
오시더군요. 결국 너구리는 손수레를 타고 그렇게 우리곁을 떠났습니다.
어디로 갔을까요? 맞힌 분에게는 제주도 1박2일 여행권을...
스폰서:울 카페 주인장...ㅋㅋㅋ
철도 간이역에서 멋드러진 포즈로 사진을 찍은 후 버스를 타고
무릉계곡으로 향했죠. 진숙이는 여기 토박이처럼 이곳 지리를 속속들이
꿰고 있었습니다. 버스 안에서 잠시동안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죠.
버스 운전사는 전에 총알택시를 몰았는지 운전실력 하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습니다. 때론 몸이 붕 뜨고, 때론 급정거에 몸이 앞쪽으로
쏠리고, 때론 현란한 급커브에 매트릭스의 한 장면을 연상시킬 때도
있었습니다. 무릉계곡에 도착해 산경을 휘 둘러보니 꼭대기의
기암괴석들로 만들어진 멋들어진 경치에 신선이 금방이라도 하늘에서
내려올 것만 같더군요. 햇살이 시나브로 강렬해지면서 한 발짝씩 내디디며
오를 때마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더군요.
내가 평소에 운동을 안 했나--;;;;;;;;;;;;;;?
조금 오르니 무릉반석이 나오더군요.
옛 풍월객들은 수도 없이 이곳을 찾았고, 이름을 천추에 남기려는 선비들은
이 반석에 이름을 새겼습죠. 온통 한문이름과 글로 어지럽게 빼곡한 것이
낙서장이 아닌가 싶더군요. 양사언의 글이 있다고 들었는데...
짧은 한문실력과 한자들이 너무 빼곡해서시리...
양사언의 글씨 바로 아래에 유한전이란 이름이 있다고 하던데,
요것은 본 것도 같은...
여기서도 도촬행각이 펼쳐졌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무릉반석에서 형심 누나를 따라 길로 오른 후 장승앞에서
누나에게 한 컷 부탁했죠. 그런 후 조금 더 오르니
삼화사가 나오더군요. 안뜰에는 하늘을 향해 꽂꽂히
세워진 철심이 박힌 석탑도 있고 그윽하게 미소를 짓고 있는 큰 불상도 있고...,
전통찻집도 있고..., 그 옆엔 다리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준호는 대리석으로 깍여진 사자상에 앉아 환상적인 포즈를 취하며
명집이와 함께 한 컷 했죠.
춘우형은 고성능 카메라를 들고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는 사진을 찍기 위해
구석구석 돌아다녔습니다. 우리들의 단체사진 안 찍을 수 없겠죠?
또 한 컷...찰칵^^
용추폭포를 목적지로 정하고 우리들은 삼삼오오 혹은 일일삼삼씩 짝을
지어 버겁게 오르기 시작했죠. 올라도 올라도 끝은 보이지 않고 길은
점점 더 구불거렸습니다. 나, 준규형, 명집이가 선두에서 너무 발걸음을
빨린 놀린 탓에 동료들과의 거리는 좀체 좁혀지지 않았고 그런 이유로
동료들을 기다리기로 했습죠. 진숙이가 마지막에 홀로 버겁게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우린 그 때까지도 진숙이의 몸 상태를 간파하지 못했죠.
우리들은 목을 축이고 다시 용추폭포를 향한 강행을 시작했습니다.
오르는 도중 지나치는 사람들을 보니 등산객이 대다수였고 가끔씩
연인사이도 있었고, 가기 싫어하는 아이를 달래가며 가는 아줌마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몇 시진 오르니 사진에서나 볼법한 용추폭포가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폭포수가 있었나...?, 없었나...?
잘 모리겠슴다. 뇌리하드에 배드섹터가 발생한 관계로...
암튼 시원한 물에 손도 담그고, 발도 담그고 장난치며 아이마냥
즐거운 시간을 보냈죠. 윤선이형은 슬리퍼를 챙겨와 더 잼나게
보낸 것 같음. 거기서도 도촬행각은 이어졌죠--;
난 형심이 누나와 대화의 장을 열었고 그렇게 우리의 정담은
끝날 줄 몰랐습니다. 누나의 다정다감한 답변에 난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다가 결국 쩡이에게 도촬당했죠--;
물론 기분은 좋았습니다. 쩡이 말대로 자연스런 사진이
나왔으니...오히려 쩡이에게 고마워 해야겠죠.
아니 도촬행각 강추임돠!
준규형은 몇 개의 돌을 던졌는지도 모를 정도로 연신 큰 돌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아찌 말로는 넘 깊어서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랬지만 이제는 보일 것입니다.
믿거나 말거나...
주영씨는 멋진 썬글라스를 끼고 포즈를 더 멋지게 연출했습니다.
하늘에서 막 내려온 선녀가 선글라스를 끼다...(사탕발림의 말--;)
재금이 누나의 검은 선글라스도 환상적이었음.
그렇게 우린 또 다시 단체로 한 컷...찰칵^^
나와 형심누나의 정담은 내려 오면서까지도 이어졌습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말이죠.
금란정에서 윤선이 형이 편한 자세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더군요.
우리도 정담을 파하고 휴식에 동참했죠. 동료들도 기다릴 겸...
두 서너 살 먹은 여자아이가 아장아장 걸어오더니 형심누나에게
가더군요. 누나가 그렇게 좋아하는 모습은 첨 봤습디다. 하긴 내가
처음 누나를 만났으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암튼 진따 좋아하더군요. 여자들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아이를
좋아하게 된다고 들었는데...(별 의미 없는 말임--;)
한 술 더 떠 윤선이 형이 아이를 위해 웃긴 포즈와 어린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상한 소리를 내니 아이가 금새 까르르 웃더군요.
꼭 마술사 같았습니다. 그러나 저러나 이번 모임이 마지막이라고
하던데..., 형이 없으면 넘 삭막하고 썰렁할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벌써부터 엄습해 오는군요. 특유의 빠른 말투와 환한 미소로 모든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곤 했는데..., 쩝, 아쉽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그렇게 짧은 휴식을 취하고 매표소까지 내려왔습니다.
동료들도 하나 둘씩 내려오더군요. 마지막에는 진숙이가 나무지팡이를
짚고 내려오는 게 심상치 않음을 나타냈습니다.
아파도 동료들의 기분을 망칠까봐 아프다는 소리를 할 수 없었던
진숙이...(빨리 나아야 할텐데...)
그렇게 아픈 몸을 이끌고 진숙이는 다음 코스로 우리들을 안내했습니다.
눈물이 앞을 가려 다음 글을 잇기가 쉽지 않을 듯...--;(지가 한아부하죠)
눈물을 훔치고 다시 글쓰기에 몰입.
버스를 타고 묵호역에서 내려 회를 먹으러 어달리 해수욕장까지 택시를 타고
갔습죠. 문을 닫은 회집이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신라횟집이 장사를 하고
있어 거기서 주린 배를 채우기로 만장일치로 의견이 모아졌죠.
실내에는 그 횟집을 다녀갔던 손님들의 글을 나란히 길게 정렬하여 벽에
걸려 있었습니다. 모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피곤한 기색은 언제
그랬냐는 듯 보이지 않고 늦은 점심을 학수고대하며 모두들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죠. 저는 개밥이라도 주면 먹을 심산이었으니...--;
모두들 발에 불이 날 정도로 걸어서 그런지 구수한 구린내가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머, 모두들 사사삭...무시하더군요.
전혀 안 난다는 식으로 말이죠. 선영씨는 제 앞에 앉았는데 다소곳이
앉기가 불편했는지 저에게 발을 쭉 펴도 되냐고 정중하게 묻더군요.
해서 대뜸 한 말 했죠. 머, 닿지도 않을텐데...쭈~욱...펴세요.
명집이는 개그맨 싸다구 때릴 정도로 우리들이 배꼽을 쥐게 만들었지요.
주영씨는 진숙이(내 왼쪽에 앉음) 뒤로 오다가 우연찮게 내 손을 발로
밟게 되었는데 아프지 않냐고 하면서 덥석 잡더군요. 찰나였슴다.
그렇게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당황--;, 황당--;;, 당혹할 여력도
없었지요. 머리털나고 손 한 번 여자와 잡아보지 못했는데...
암튼 제 첫번째 소망을 이루어 주셔서 고맙슴다.
'난 준호한테 듁었다'
준호는 말이 적은 대신 엽기적인 행각을 펼침으로써 보는 이들의 넋을
빼 놓았던 기억이 납니다. 몇 마디 나누진 못했지만 호감이 갑디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기적사 카페, 모든 여인들의 소유물이라던데.
믿거나 말거나...
덕상이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합디다. 보는 것 만으로도
푸근함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덕상이가 말 안 했더라면 형이라고
부를 뻔했죠.
담소 나누는 것을 한참동안 듣고 있노라니 음식이 하나씩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보는 것 만으로도 입 안에 침이 고이게 만들더군요.
여기에 쇄주가 빠지면 약방에 감초가 빠지는 것과 매한가지겠죠.
우리들은 축적된 여독을 한 잔술로 날려 버렸죠. 물론 저를 포함한
몇 몇 분들은 사정상 마시지 못했습니다. 저는 한 잔 들어가면
헐크가 되어 버리기에--;...지송.
부디 저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길...
재금누나와 윤선이형은 애주가이면서 성격이 비슷한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의 식욕은 충천하였지만 별루 먹지도 않았는데
금방 포만감이 들더군요. 해서 맛난 밥은 못 먹었죠.
매운탕을 곁들인 후 후식으로 커피와 수정과가 나왔습니다.
배부른 배를 달랠 겸해서 우린 백사장으로 나왔죠. 바다내음이
바람을 타고 물씬 풍겨와 우리들의 코에 기어들었습니다.
여행하는 동안 얘기를 나누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기 위해
전 두리번 거렸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전란 누나는 섹시한 코디로 우리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설마 전란이 이름일 줄은 몰랐는데 이름이라고 합디다.
몇 마디 나누지 못했지만 화끈한 성격인 것 같았습니다.
주영씨에게 어설프게 몇 마디하고 미진씨에게 동안이 되는
비결을 묻고 싶었는데 쥔장 행님이 떠날 채비를 하더군요.
나긋나긋하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를 지닌 지현씨, 왠지
모를 뛰어난 감수성의 소유자일 듯...,
중학생같은 애띤 얼굴을 지닌 미진씨...,
핸썸한 덕상이 친구분(이름 까먹어서 지송--;)...,
여행 내내 미진씨랑 같이 다니시던 조용한 정란씨...,
똘똘하게 보이는 미성년자 정현이...,
어떻게 말 붙여야 할 지 난감했던 현진씨...,
사진찍기 싫어했던 쩡아...,
직업이 사진작가라는 착각을 일으킬 과묵한 춘우형...,
휴~ 다 됐나?
이번 여행...모두들 좋았죠?
갑자기 역마살이 끼었는지 좀이 쑤시고 자꾸 동해에서의 추억만
떠올리는 게, 아~여행 가고파...
근무시간을 때우는 게 여간 고역이 아님.
이번 여행에 특히 힘써주신 운영진, 글고 참석한 모든 분들께 말로나마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럼 담 여행 때 다시 만나기를 고대하면서
지는 여기서 이만 후기를 접을까 합니다.
총총...
첫댓글 휴~이제야 다썼네...야근을 위해 빨랑 자야지...
우와..~~ 대단..감동.. 내가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인걸.. 어케 알았지? ㅋㅋ
너무 재미있는 후기 잘 봤습니다.. 정말 휼륭한 후기에요... ㅋㅋ 저도 후기 쓰라는 누구의 압박으로 요즘 잠도 설치는데.. ㅡ_ㅡ;; 큰일이군요.. 글구 춘우형은 절대로 네버!! 과묵하지 않음~~ 알만한 사람은 다~알고 있고있죠 ㅡ_ㅡ;;
WOW~~~~
압...라이벌 탄생이다..나보다 글을 더 길게 쓰다닝..엄청난 압박..앞으론 문단 나누기와..부분 글자색 변경이있다면 훨씬 쉽게 글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짐 프린트해서 다시 읽어보려구.. A4용지로 정확히 5장이네.. 대단..
헉....... 놀라움에 입이 벌어져서 다물지를 못하고 있음......
헐...출력해서 다시 보다니...대단해요~~~
다들 명섭형을 본받아 후기좀 쓰세요 ..
명섭아 너 이리루 나가두 되것다 담에 보면 자세히 야그해 주지...넘 잘 쓰네 난 언제 쓰냐...
이분도 혹시 27살?? 동갑내기가 생겼네. 또!! 흥미진진 했겠다는 상상을 하게 만드는 글이네요. 부러워라...
요즘 말띠가 강세를 보이고 있죠.. ^^
개띠 모여라~
울 멍개 클럽 있는거 모르셔꾸낭.. 멍멍이 개띠 클럽이구.. 회장은 형심언니에요^^* 회원들도 꽤 될껄요~
ㅋㅋㅋ.
앗... 똘똘하대요~~ 헤헤헤헤헤헤헤~~
제가 엽기적으러 넘어졌나여??-0- 흠...잼있게 잘읽었슴당~~ㅋ
야~ 우리 양띠는 뭐하는겨..양띠도 모여라~~~
윽 몰랐다 언제 회장됐지... 글구 명섭 메일좀 지워라 풀났다
앗, 실수...몰랐네...열뛰미 살고 있죠? 지는...야근 7개월째... 노는 날이면 시체놀음으로 시작해서 그렇게 끝나죠. 코피도 나오다 지쳤는지 안 나옵디다...밤마다 피를 구걸하며 다니는 흡혈귀 신세...
어쩐지..하얗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