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텔레비젼을 돌리다보니 너무 낯익은 곳이 나오더라구요.
안그래도 1박2일에 상황마을이 나왔다고 해서 궁금했는데,
맘 잡고 앉아 시청을 했습니다.
맨처음 오프닝을 한곳이 상황마을 당산나무 아래 주차장이에요..
상황마을은 저희가 귀농해서 첨으로 살던 곳이지요..
지금도 농사가 그곳에 다 있구요...
승기뒤로 보이는 네모가 저희가 살던 집터랍니다.
귀농학교 다닐때 선생님이었던 울 신랑이 집 고치러 간다길래
쫒아갔다가 아예 그 집에 같이 살게 되었던..ㅎㅎㅎ 추억이 깃든 집입니다.
태풍 매미와 루사를 맞고 지붕이 주저앉아버렸지요.
지금을 헐리우고 밭이되어버렸어요..
상황마을 이장인 계숙이 언니네 큰논가로 논둑길을 넓혀서 지리산길로 연결이 되었어요.
논둑길을 걷기가 쉽지 않은데..참 잘 만들어진 아이디어길인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지리산길 사진중에 저곳이 자주 등장하더라구요.
이 논 아래아랫 다랑이가 저희가 붙이던 논이었습니다
제초제 안치고 농사짓는다고..주인아주머니가 일년만에
압수해버렸습니당..ㅎㅎ
경남 함양땅인 창원마을에서 전북 남원 상황마을로 가는 둥구재에요.
예전에는 이곳에서 장이 열렸다고 합니다.
이 고갯길까지 지겟짐들을 지고와서 장을 열었다고 생각하면
참 아찔합니다...지금은 맨몸으로 올라가라고해도 힘들거든요...ㅎㅎ
작년 겨울에 둥구재에서 찍은 사진인데요...
지원이 헬기를 향해 손을 흔들어대던 지점이 이곳 어디쯤일거에요.
낙엽송이 우거진 한적한 오솔길인데...헬기때문에 급해서
제대로 못 보고 지나가는것 같아 아쉽더라구요.
3코스중에서 가장 백미인 등구재 낙엽송 길입니다...
이길은 등구재에서 넘어 내려오는 길이에요..
<멤버들 현위치>라는 자막이 잘못됐더라구요.
(1)번 위치쯤을 지나오고 있었을거에요..
(2)번이라고 쓰인 논은 지금 보니 넘 잘생겼길래..좀 아까워서..표시해봤어요.
저희가 한때 살뻔했던 땅이거든요..
완전 산 꼭대기인데다가 멧돼지 목욕탕이라서 고심하다 떡하니..안사버렸지요..
지금은 둘레길때문에 땅값이 엄청 올랐대요. 그땐 진짜 싼 땅이었거든요..^&^
지금보이 왜 저리 훤출한지 모르겠어요...
등구재에서 내려오는 길입니다.....겨울사진이라 황량하지요 ??
둥구재를 내려오다보면..혹은 등구재를 향하다보면...작게 지어진 주막이 나옵니다.
1박 2일 스탭들이 호동과 지원을 기다리고 있던 곳이에요...
아쉽게도 호동과 지원이 뛰다시피 지나가버려서 언니네 가게는 소개가 안되고 말았어요...
이 가게는 부지런한 계숙이 언니가 운영하는 무인가게에요....평소에는 농사짓고...주말이면 이곳에서
맛있는 전을 부쳐 팔지요...언니 전 부치는 솜씨는 기가 막혀요...계절마다..그때 그때 나오는 재료들로
어찌나 전을 맛있게 부쳐주는지...저도 따라해보곤 하는데..언니 솜씨는 못 따라가요...
이젠 언니가 장사를 시작해서...자주 만나지 못해 아쉽지만...대신 주막으로 달려가면
언니가 삼겹살도 구워주고...전도 부쳐주고..제가 젤 좋아하는....맛있는 막걸리도 준답니다...ㅎㅎㅎ
작년 겨울에 지영이 아빠가 민박집을 짓기 시작했는데...이번에 1박2일을 보니 원두막까지 잘 꾸며놨더라구요..
한번 가봐야하는데..
둥구재 쉼터에서 상황마을로 가는 길이에요....다랑이 논이라고 하기에는 논들이 다 큽니다..
70년대부터 산을 개간해서 논으로 쓰기 시작한터라..옛날 다랑이 논하고는 좀 다르지요..
산을 개간했으니..돌이 얼마나 많았겠어요...
그래서 이 논들은 모두 높은 돌담으로 둘러쳐져 있답니다.
태풍 매미, 루사때..이 논뚝들이 터져서...포크레인 기사들이 노가났었습니다...허헛~~
옛날엔 다 손으로 쌓아 올렸대요...그래서 마을에는 아직도 돌담 잘 쌓는 분이 계십니다..
모내기 직전에...그렁그렁하게 논물을 모두 담아 놓는 아주 짧은 순간이 있거든요..
그때가 참 이뻐요...물론 알곡이 누렇게 익어가는 가을도 이쁘지만요..
자..지금까지 온 곳을 다시 돌아볼까요 ?? 후후~
왼쪽 화면 위에서 3번을 지나 1번 마을길로 내려오는 중입니다.
3)번에 동그라미쳐진 건물이 보이시나요??
그곳은 바로..저희 축사랍니다...
1)번이 호동과 지원이 강강수월래를 한 재각이구요..
2)번은 저희 밭이에요..
지원이 가다 지쳐서 엎드린 바로 코앞에 저희가
소를 키우던 축사가 있지요...
지금은 소를 키우지 않아 축사가 비워져있지만..
송아지들의 탄생을 지켜보고..똥을 치워주며...물떠다가 먹이고..
3년간 원없이 고생했던 곳입니다....
그래도 고생한것은 잊혀지고...그리움만 남았네요..
덕이와 순진이와 은근이....정이 듬뿍 들어버렸었지요..
덕이는 '무릎꿇고 밥먹어'라는 웃긴 이름을 가진 숫송아지와 봄눈오는날 태어난 봄눈이를 낳았고요..
천방지축 순진이는 제 성질머리를 똑같이 닮은 씰룩이와 까불이를 낳았고,
은근이는 크리스마스 이브날 이브를 선물해주었지만,
두번째 출산때 홀로 출산을 하다가 송아지를 잃고 말았지요..
그날 충격이 어찌나 크던지...
그때부터..소를 멀리하다가..결국은 친구네로 보내버리고 말았습니다.
허름하지만...너무나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축사였습니다..^^
여기는 위에 사진에서 1번위치인 마을 재각이에요...
우리가 매일 오르락내리락하던 곳에서 헬기촬영을 한다고 빙빙돌고 있으니..
허헛~~ 쫌 신기하고..쫌 재밌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네..여기가 2번 지점인....저희 밭입니다...멧돼지 패밀리가 떴던 곳.....
멧돼지 사태 이후 한번도 가보지도 못했는데..1박2일에 항공촬영중에..저희밭도 보이길래..
아차 싶었습니다..마침 무 심을 곳이 부족한데 저 밭은 생각도 안하고 있었더라구요..
멧돼지때문에 마음이 움츠러들었던가봐요...ㅎㅎ
건너편 계곡이 뱀사골 계곡이고요...
2,3편을 보면 앞으로 이사갈 곳도 나올지 어떨지..다시 찾아봐야겠습니다...
이상 1박2일의 리플레이였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