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제33회 '시로쓰는민간인학살' 문창길 시인의 「금정아 봉화야 내 딸들아」 ]

[민들레]

프레시안 기획연재 '시로쓰는민간인학살' 33회차로 우리 민문연 문창길 시인의 기사가 발행되어 공유합니다. 문창길 선생님, 감사해요.

[제33회 '시로쓰는민간인학살' 문창길 시인의 「금정아 봉화야 내 딸들아」 ]

  1950년 10월, 고양경찰서는 사찰계의 취조 후 A등급으로 판명된 주민들을 금정굴에서 학살했다. 학살은 사찰계 소속 경찰관과 사찰주임이 10월 6일부터 시작, 10월 25일까지 저질러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고양경찰서 유치장에서 갇혀 있다 끌려 나간 무고한 양민들은 작게는 5명에서 많게는 47명까지 고양경찰서 앞 공터에서 2인 또는 1인 등 양팔을 통신선(일명 비비선)에 묶인 채 경찰관, 태극단, 의용경찰대의 감시 아래 금정굴로 향했다.
  금정굴은 고양경찰서에서 약 2Km 떨어진 야산으로 30여 분을 걸어야 했다. 처음에는 거리가 짧은 일산시장 관통로를 지나가다가, 이를 목격한 주민들이 늘어나자 목격자가 적은 철길로 우회하기도 하였다. 나중에는 트럭을 이용 금정굴 현장으로 이송하기도 했다. 금정굴에 도착한 주민들은 태극단과 의용경찰대원의 감시아래 현장 아래 공터에 집결되었으며, 경찰의 지시에 따라 5~7명씩 학살 현장으로 불려 올라갔다. 금정굴 학살현장에서는 먼저 도착한 5~7명의 경찰, 의용경찰대, 태극단원이 학살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올라온 주민들을 1명씩 각각 분담하여 입구에 앉혀 놓고 M1총 또는 칼빈총으로 1미터정도 뒤에서 총을 쏘아 학살하였다. 총살은 1회에 5명 내지 7명씩 하였으며 처음에는 총을 쏘아 굴로 바로 떨어뜨렸으나 생존자가 발생하자 굴 입구에서 총살한 후 굴 속에 던져 넣는 방식으로 바꿨다. 학살은 20일 동안 계속되었다. 당시 고양경찰서 소속 경찰관, 의용경찰대원, 태극단원 60여 명이 번갈아 가며 교대로 가담하였다. 이로 인해 당시 금정굴에서 희생된 양민들이 수백 명에 이르며, 아직도 발굴되지 못한 희생자도 상당수에 이른다고 한다.(글. 문창길 시인)

  문창길 시인께서 고양군 금정굴에서 참혹하게 학살된 민간인 희생자들의 목소리를 들려주신다. 금정굴 희생 영령들의 청청한 소리 살아오는 듯 산 자들이 오히려 위로받고 힘을 얻는다. 문창길 시인께 깊이 감사드린다.

  “금정아 봉화야 내 딸년들아 
   마냥 슬퍼만 말거라
  마냥 노여워만 말거라
  너희 발밑에 백골이 푸른 넋으로 
  살아나고 있나니 
  너희 앞날에 허울좋은 
  이념이건 사상이건 걷어치우고 
  이 나라의 푸른 역사를 지켜가야 하리니 
  또는 말없이 지켜온 우리의 
  진실한 영혼을 기억해야 하리니 
  저 갈참나무의 마지막 이파리가 떨어질 때까지    
  모든 진실된 것들을 끝까지 지켜내야 하리니 
  이렇게 이쁜 들국화로 산국화로 피어난 
  내 딸년들아 잊지 말거라 
  이 애비 에미는 늘 
  푸르고 청청한 나라의 역사이고 희망이란다”
 -본문 중에서.

금정아 봉화야 내 딸들아 - https://v.daum.net/v/20221006174615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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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시안 기획연재 ‘시로쓰는민간인학살’ 제안

  광복 76년이나 지난 이제 와서야 그나마 본격적으로 친일청산을 주장·논의하는 시기이다. 그동안 왜곡된 역사를 청산하지 못한 폐해의 고초는 고스란히 민중·민초들이 감당하고 겪어내야 했다. 우리의 현대사는 이념갈등으로 인한 국가폭력으로 격심하게 얼룩지고 왜곡되어 있다. 이러한 이념시대의 굴곡진 역사를 청산하지 못하면 친일청산을 하지 못한 부작용 이상의 폐해와 고통을 후대에 물려주게 될 것이다.
  제주도의 진아영 할머니는 4.3때 어느 쪽에서 날아 온지도 모르는 총탄에 얼굴의 반쪽, 턱이 몽땅 날아간 채 무명수건을 두르고 평생을 고통 속에 살다 가셨다. 어느 쪽에도 속한 적 없는 민초들이 이 쪽 저 쪽의 권력놀음에 의해 무수히 죽어가고 고통받고 분열되어온 우리 현대사의 비극을 되짚어 직시하고 새로운 역사의 비전을 제시하는 일, 그 중심에 민간인 학살로 희생된 영령들의 이름을 호명하여 위령하는 일이 있다. 특히 이미 발굴되어 관리되고 있는 학살지나 피학살자들에 대한 호명을 넘어 묻힌 채 방치된 이름들을 발굴하고 불러내는 일도 필요하고 중요하다. 
  이름을 알아내어 부른다는 것은 그 순간부터 그 이름을 존재하게 하는 일이다. 우리는 시간 속에 묻히어 잊힐 위기에 처해 있는 민간인학살 사건들을 하나하나 호명하여 기억하고 그 이름에 올바른 위상을 부여해야 한다. 이에 시인들이 우리 시대의 귀한 온라인지면 '프레시안'과 함께 이 역사적 작업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시인에게는 많은 소임이 있지만 그 가운데 중요한 일 중의 하나가 해원과 위령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후대가 민간인 학살과 국가폭력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우리 현대사에 대한 올바른 역사의식을 계승해나갈 수 있도록 그 비극의 역사를 시로써 기록해 두고자 한다.
  
-연재시작: 2022년 1월. 
-연재주기: 1주~2주. 
-연재내용: 민간인학살 관련 시창작물과 관련 사진. 
-연재구성: 필진은 각자 자신의 거주지나 고향의 민간인 학살터 및 희생자를 발굴, 취재하여 창작하게 되고 프레시안 온라인 지면에 매주 혹은 격주, 지역 별로 번갈아 연재함. 

  ¶후원: 문화법인 목선재
  ¶문의: 전비담 시인
  (010-4747-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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