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히도 쌓였구나. 바람에 뒹글어 갈 때 만이라도 외롭지 않으려고 사계절 품어 안고 떨어진 그대들은 찬 바람 스치는 길에 길섶에 한적한 숲 속에 그렇게 많이도 쌓였구나. 체념인양 달관인양 세월을 먹고 마시다가 고운 빛깔에 취해 추락의 두려움도 모르고 여기저기 모여 바람이 부는대로 발길에 채이는대로 짓 밟히고 치이고 으스러지고 깨져도 그저 사그락 거리며 영원한 잠을 위해 짙은 침묵에 잠겼구나.
나 이제 낙엽되어 떨어진 그대를 더 이상 낙엽이라 부르지 않으련다. 스산함과 외로움에 처절하고 고독했던 몸짓도 가녀렸던 연 초록도 무성했던 잎새도 화려했던 단풍도 고운 햇살에 살랑이던 모습도 한 순간 모두 벗어 던지고 어쩌면 그렇게 편히도 모여 상흔에 회한에 상심한 발길들에 무언의 클릭을 암시하며 너희도 어느땐가 나처럼되리라는 짙은 암시만을 남긴체 여기저기 함께 모여 뒹글며 편히도 쉬는구나.
나 이제 더 이상 낙엽을 눈물이라 쓸쓸함이라 허무라 부르지 않으리라. 세월의 고운 흔적을 품어안고 긴긴 잠 속에서 아름다운 천사를 만나 사랑에 빠져 기절한 세상에서 가장 행복을 잘도 전하고 전파하는 천상의 아름다운 행복 엽서라 부르리라.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진리의 몸 짓이라 부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