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의 맛을 돋우기 위해 넣는 재료.
조미료의 사용은 그것이 가진 자극작용이 취각·미각을 돋우고 각 소화선의 분비를 촉진하므로 식욕이 증가하고 소화가 잘 되는 효과를 얻게 된다. 사용법은 식품을 조리할 때에 넣는 경우와 식탁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조미료의 원료는 소금을 제외하고는 주로 식물에서 비롯되며 동물성인 것은 종류가 적다. 짠맛·쓴맛·단맛·신맛·산미(酸味)·향기 등을 각각 주체로 한 것과 이것들 중 몇 가지를 함께 쓰는 것이 있다. 음식 고유의 맛을 잃지 않으면서 기호에 맞는 맛을 내기 위해서는 조리된 식품의 물리적·화학적 성질을 고려한 조미료를 선택·사용하되, 순서·시기·분량을 적절히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미료는 그 특징에 따라 크게 함미료(鹹味料)·산미료(酸味料)·감미료·향신료·유지류(油脂類) 등으로 나뉘며, 대표적인 것으로는 소금·식초·설탕을 들 수 있다. 그밖에 한국에서는 전통조미료인 간장·된장·고추장 등이 중요한 조미료로 꼽힌다.
거의 모든 요리의 기본적 조미료인 소금은 인간에게 생리적으로도 없어서는 안 되는 성분이다. 수렵시대에는 조수(鳥獸)·어류가 주된 소금의 보급원이었지만, 농경시대에 접어들어 식물성 식품이 많아지자 특별히 소금을 섭취할 필요가 생겨 제염(製鹽)이 시작되었다. 유럽에서는 그리스의 도시국가로 동방의 함호(鹹湖)에서 생산되는 소금이나 유럽 각지의 암염이 집산(集散)되었으며, 조미료로 쓰이는 동시에 생선 및 채소 절임이 만들어졌다. 로마 시대에는 제염소가 설치되고 정부가 소금의 판매권을 가졌다. 또 고등어 등을 소금물에 절여서 발효시켜 만든 조미료 가룸(garum)을 즐겼다. 동양에서는 중국 한(漢)나라 때 이미 소금의 전매제도가 시행되었으며, 후위시대(後魏時代)에 이미 어장·육장 등 소금을 이용해 만드는 조미료가 사용된 기록이 있다.
식초는 발효에 의해 얻는 조미료로서 예로부터 쓰여왔다. 〈구약성서〉의 〈룻기〉에 이미 그 사용기록이 있으며, 그리스·로마 시대에는 초를 사용한 빵을 제조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이 시대에는 대부분 포도주를 먹었으며, 사과주는 미국에서 주로 생산되었고, 맥주는 독일에서 널리 제조되었다. 중국에서도 500년대에 이미 누룩을 이용한 증미가공(蒸味加工)을 비롯해 여러 가지 식초의 양조법(釀造法)이 있었다.
주요감미료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설탕 : 사탕무·사탕수수가 그 원료이다. 신대륙 발견 이후 스페인·포르투갈인들이 라틴아메리카에 사탕수수를 재배하면서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했으며, 정제하지 않은 흑설탕, 약간 정제한 황설탕, 거의 완전하게 정제한 백설탕 등이 있다. ② 벌꿀 : 고대부터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근대적인 의미의 양봉이 시작된 것은 16세기부터이다. 주성분은 과당과 포도당이며, 밀원이 되는 꽃의 종류에 따라 색과 향기에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싸리꽃·아카시아꽃·메밀꽃·밤꽃 등에서 딴 꿀을 상등품으로 친다. ③ 엿 : 곡류를 익힌 것에 엿기름 가루를 넣어 당화한 것이다. 겔 상태를 조청이라 하고, 고체 상태를 엿이라 한다. 서양에서는 옥수수 녹말을 황산·염산 등으로 당화하여 알칼리로 중화한 다음 약간 농축시켜 캔디·케이크·통조림 등에 사용한다.
향신료는 방향성과 자극성을 가진 식물의 종자·열매·뿌리·줄기·잎·나무껍질·꽃·전초 등에서 얻어지며, 식품가공·조리 등을 할 때 소량을 첨가해 식품의 풍미를 돋우는 재료로 쓰인다. 후추·정향·계피·고추·겨자·월계수·생강·마늘·울금·바닐라 등은 미각과 자극을 주는 향신료로서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다.
유지류에는 동물유·식물유가 있으며, 일반적으로 실온에서 액체인 것은 지방유, 고체인 것을 지방 또는 지(脂)라고 한다. 참기름·들기름·콩기름·면실유·등의 식물성 기름 외에 버터·마가린·라드·쇼트닝 등이 있는데 조리용·식탁용·제과용 등으로 이용된다. 한국에서는 특히 참기름이 널리 쓰인다.
한국의 전통조미료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간장·된장·고추장을 들 수 있다. ① 간장 : 가을에 콩으로 쑤어 띄운 메주를 이듬해 봄에 소금물에 담가 충분히 우린 다음, 그 즙액을 체에 걸러 솥에다 붓고 달여서 만든 것이다. 짠맛·단맛·감칠맛 등의 복합적이고도 독특한 맛과 함께 특유의 향을 지닌 조미료로서, 일찍이 삼국시대 이전부터 쓰였다. ② 된장 : 간장을 만들 때, 메주 우린 물을 떠내고 남은 건더기로서, 대개는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 사용한다. ③ 고추장 : 곡류·메줏가루·고춧가루·소금·물 등을 원료로 하여 발효시킨 조미료이다. 단맛·짠맛·매운맛이 있는 한국 고유의 것이며, 간장·된장보다 늦게 개발되었다.
인공조미료는 일본에서 개발되었다. 일본의 식품공학자들은 다시마를 우려낸 물의 감칠맛 성분이 글루타민산소다라는 것을 밝혀내고, 1908년 이것과 같은 물질을 발명·제조했는데, 이것이 곧 인공조미료이다. '아지노모토'라는 이름으로 시판된 이 인공조미료는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으며, 그후 계속된 연구 끝에 핵산계 조미료가 발명되기에 이르렀다. 글루타민산 외에 가다랭이의 감칠맛 성분인 이노신산, 표고버섯의 감칠맛 성분인 구아닐산 등을 원료로 하며, 이것들이 가지는 감칠맛을 복합시켜 맛의 상승효과를 얻기도 한다. 오늘날 인공조미료는 용도별로 세분되어 천연의 풍미를 살린 것이 한층 많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