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뎌 무인 곽원갑(주연:이연걸)이 개봉한다.
그동안 다니면서 해적판이 돌아다니는 것을 많이 보기는 하였지만, 꾸~욱 참고 오늘을 기다렸다.
요새는 참 중국영화를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저번에 성룡주연의 <신화>는 정말 기대기대를 하고 영화관에 갔었는데.. 뭐 나름대로 고조선 장수역으로 최민수도 나오고.. 중반에 멋있는 전쟁씬도 있었지만, 결말이 좀 싱거웠다. 게다가 예전에 공리, 장예모 감독의 <진용>과 내용이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아서 그다지 신선함 느낌을 들지 않았다.
암튼, 이연걸은 이 영화를 끝으로 액션영화에는 출연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덕분에 이연걸표 무술영화 팬들은 실망을 금할 수 없으며, 그의 마지막 액션영화를 안 볼 수 없다.
개인적으로도 그의 영화를 정말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소림사> 영화의 주인공이 그이며, 이소룡 이후로 닮고 싶은 무인 중에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의 영화는 거의 다 본 것 같다. 원래 중국 무술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화려한 중국 전통무술을 보면서, 덤으로 중국어 공부까지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의 영화 중 권하고 싶은 영화는 다음과 같다.
<소림사1> 그의 소림권 무술과 무기술을 엿볼 수 있다. 젊은 날의 그는 정말 탄력적인 몸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높이뛰기는 보통 무술인의 그것과는 다른 느낌이 있었다. 아울러, 소림사1은 당태종의 건국이야기와 연관되어 있어서 일종의 역사공부까지 할 수 있다.
<동방불패> 여기서 그는 검으로 세상에 이름을 날린 문파 화산파의 수제자로 나온다. 그가 쓰는 검술은 정말 환상적이다. 원래 주인공은 임호충(이연걸)인데, 나중에 동방불패로 나온 임청하가 더 뜨긴 했지만, 암튼 바람둥이 같으면서도 진지한 이연걸의 연기가 상당히 돋보이는 작품이며, 연출 역시 잘 구성된 작품으로 기억한다.
<황비홍1> 더 말이 필요 없는 작품이다. 황비홍은 근대시대 중국의 영웅으로 중국에서는 이 사람을 모델로 많은 작품들이 만들어졌다. 마치 우리나라의 김두한을 연상시킨다. 이 작품에서 그는 화려한 발차기를 선보이며 외세에 대항한다. 아울러 그 외세를 배우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보디가드> 그 때 당시 미국에서 만들어진 <보디가드>의 홍콩판 리믹스 버전이다. 이 작품에서 이연걸은 중국대륙에서 국가주석을 경호하던 군인이었으나 실수로 면직당하고 홍콩에 와서 사건 때문에 한 여인(종려제)을 경호하게 되는 임무를 띈다. 이 작품에서 그의 짧은 스포츠형 머리와 절도있는 동작으로 정말 대륙에서 온 군인 같은 느낌을 주었으며, 종려제와의 사랑에 빠질 것처럼 하지만, 결국 본분을 다하는 모습에서 날카로운 느낌을 준다. 당시만 해도 여전히 중국대륙은 접근하기 어려운 나라였기에 보면서 상당히 신기해했다.
<영웅(1995)> 그런의미에서 영웅은 좀 더 대륙적인 생활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중국대륙의 경찰인 이연걸은 사건해결을 위해 홍콩범죄조직에 신분을 감추고 잠입하지만, 그의 아들이 대륙에서 홍콩으로 오면서 여러가지 사건에 휘말린다. 지금은 고인이 된 매염방과 열연한다.
<영웅(2002)> 진시황을 암살하려는 자객으로 분한 이연걸. 감독은 장예모이고, 그외 양조위, 장만옥, 장즈이, 견자단 등 화려한 배우들로 채워지고, 아울러 색채감이 예술이다. ^^
아무래도 연걸이 형도 늙어가고, 시대영화라 와이어 액션으로 채워지긴 했지만, 역시 그는 시대극에 어울리는 배우가 아닐까 싶다.
이연걸이 할리우드에 진출한 이후 여러 영화를 찍었지만, 나로서는 그의 동양적인 맛을 느끼기가 어려웠다. 아무래도 서양인의 시각으로 찍는 영화들은 그러한 맛을 살리기에는 역부족일듯 싶다.
아이니컬한것은 예전에 이연걸은 이소룡의 <정무문>을 리메이크 하여 <이연걸의 정무문>을 찍었다. 이 정무문은 바로 근대의 무술가인 곽원갑이 세운 도장으로 이연걸은 이 작품에서 곽원갑의 수제자로 나온다. 이제 <무인 곽원갑>에서 곽원갑을 연기한다면, 자기 혼자 사부하고 제자하는(?) 그런 원맨쇼 설정이 된다. ^^
93년 태극권을 개봉했을 때 한국에 내한한 적이 있었고, 그때 그 영화 보러 갔을 때 무대인사를 하길래 본 적이 있다. 내가 대학생 때인데.. 얼마나 기쁘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