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고졸특급 김주철과 이정호(이상 19)는 21일 선발 맞대결을 펼친 후 전화통화를 했다. 낮에는 대선배들의 눈치를 보느라 말 한마디 못하고 헤어졌기 때문이다. 결과는 4삼진 2피안타 1실점 등 비슷한 기록(김주철 5이닝,이정호 4이닝)으로 무승부. 첫 경기에서 동반부진한 것까지 고려하면 정말 막상막하다.
둘은 지난해 8월 청소년세계선수권대회(캐나다 에드먼턴) 우승멤버로 한 달 이상 함께 생활하며 절친한 사이가 됐다.
친한 만큼 라이벌 의식도 대단하다. 먼저 기선을 제압한 것은 이정호. 메이저리그행을 놓고 고심하다 역대 고졸 최고계약금인 5억3,000만원을 받고 삼성에 입단했다.
김주철은 1억8,000만원이라는 ‘적은’ 금액으로 해태에 입단했다. 하지만 김주철의 조용한 반격이 서서히 전개됐다. 연습경기 때마다 주위를 놀라게 했다. 하와이 전지훈련을 거치며 일찌감치 선발을 낙점받았고 ‘실력파’로 주목받았다. “한 번도 이정호보다 못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지난해 청룡기 결승에서 맞붙어 내가 승리했다.” 김주철의 주장이다.
물론 이정호도 김주철보다 한 수 위라고 자부한다. 심지어 프로 계약금에서 크게 뒤진 김주철을 위로했을 정도다.
하일성 KBS 해설위원은 “볼 빠르기는 이정호가 낫지만 컨트롤과 슬라이더는 김주철이 앞선다. 즉 성장가능성은 이정호가 낫지만 프로 초반 오히려 김주철이 더 성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