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입력 2021-04-29 20:50 수정 2021-04-29 21:40
방송에 나와서 힘들었던 10대 시절의 이야기를 털어놓은 20대 배우 지망생이 최근에 숨졌습니다. 보이스피싱을 당한 뒤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꿈을 키워나가던 20대들이 이렇게 보이스피싱을 당해서 더 큰 좌절을 겪는 일이 부쩍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이자연 기자입니다.
[기자]
이달 초 세상을 떠난 22살 A씨가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입니다.
동영상은 모두 지워졌고, 1년 전 올린 게시글 하나만 남았습니다.
지난 2019년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털어놓으며 주목을 받은 배우 지망생 A씨는 유튜브 활동 등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A씨의 지인은 지난 15일 소셜미디어에 "A씨가 보이스피싱을 당하고 괴로워하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피해 금액은 200만 원.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꾸리던 A씨에겐 큰 돈이었습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부모님도 같은 경험이 있어 그 심정을 이해한다"며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범인이 꼭 처벌받길 원한다"며 함께 분노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월엔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당해 취업 준비를 하던 20대 김모 씨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한 10대와 20대는 지난해에만 5300명이 넘습니다.
2019년보다 38%가 늘었습니다.
다른 모든 연령층에서는 피해자가 줄어들었는데, 유독 젊은 층만 더 많이 피해를 당하고 있는 겁니다.
[공정식/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과거보다는 10대, 20대가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하다 보니까 불안감이 높고, 사이버상에서 활동을 많이 하다 보니 개인정보가 노출이 많이 됐을 거고…]
전문가들은 젊은 사람들이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서 쉽게 피해 사실을 얘기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피해자가 실제론 더 많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영상디자인 : 유정배)
이자연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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