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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 개발에 대한 특별 토론회
명동성당 개발 계획안이 최근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자, 건축 전문가로 구성된 단체가 개발에 앞서 가톨릭의 상징이자 민주화 운동의 성지라는 명동성당이 지닌 가치를 먼저 공개적으로 논의하자는 의미에서 특별 토론회를 열었다.
사적 258호인 명동성당이 지닌 사회적 가치와 시대정신의 상징성은 종교의 경계를 넘어 한국 근현대사에서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며, 명동성당 개발을 재검토해달라고 요구해온 근대문화유산보존연구 단체 ‘도코모모 코리아’는 어제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관광특구인가, 성지인가’를 주제로 특별 토론회를 열었다.
1898년 프랑스인 외젠 장 코스트 신부(파리외방전교회)의 노력으로 서울 명례방 언덕에 들어선 명동성당은 한국 천주교의 상징이자 민주화의 성소로 널리 인식돼 있다.
그러나 명동성당의 미래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최근 첨예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지난 6월 8일 서울대교구의 명동성당 4단계 재개발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다.
최종 통과된 안은 지하 4층, 지상 10층의 고층 건물을 성당 주위에 짓도록 허용했다. 이는 지난해 개발안 발표 당시 논란을 빚었던 원안에서 기본 얼개는 크게 바꾸지 않되 건물 층수를 3층 정도 낮춘 것이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에서, 도코모모 코리아의 김종헌 회장은 3층 정도 낮추는 것으로 명동성당 개발의 문제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보존과 개발의 균형을 통해 명동성당이 지닌 종교적, 건축적,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가치가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국 천주교문화유산’으로서 가치 높아
“교회유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능성 검토”란 주제로 발표한 김정신 단국대 교수(스테파노)는 명동성당 개발계획은 현재의 안 그대로 추진하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명동성당은 서울 약현성당, 전주 전동성당 등 다른 근대 성당 건물들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를 서둘러야 할 정도로 ‘한국 천주교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따라서 개발보다는 보존이 중심이 돼야 한다면서, 100여 년에 걸친 명동성당의 역사적 흔적을 최대한 찾아내 복원,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성당 옆 구주교관은 가장 먼저 지어진 건물로 한국 교회사와 건축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만큼, 원형 복원을 통해 교구 역사관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하고, 명동성당 재개발의 기본개념은 실용주의가 아닌 역사성 보존이 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목원대 건축과 김정동 교수도 코스트 신부의 흔적을 찾아 프랑스와 베트남 등을 돌아다니며 그의 삶을 조명한 발제에서, 명동성당 개발에 앞서 성당 내외부의 보존정비안을 먼저 마련하라고 제안하고, 지금이라도 명동성당 살리기 작업에 나서자고 요청했다.
한편,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허영엽 신부(마티아)는 작년 12월 평화방송과 인터뷰에서, 명동성당 개발의 기본 방향은 성당을 잘 보존해야한다는 데에 있으며, 신자뿐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휴식공간으로 내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