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치찜
위치 : 강원 고성군 현내면 대진항길
요즘 강원도 고성 앞바다에는 도치, 장치, 곰치가 한창이다.
생김새가 추해 ‘못난이 삼형제’라 불리는 녀석들이
명태가 사라진 동해에서 겨울철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런데 해장국 재료로 애주가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곰치와 달리
도치, 장치는 내륙 출신 사람들에게 맛은커녕 이름조차 생소하다.
외지에 내다 팔 만큼 많이 잡히지 않을뿐더러,
예부터 어부들의 겨울 밥상에 단골로 오르던 생선이라 대부분 산지에서 소비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해안 겨울 별미 삼총사를 만나려면 포구 여행이 필수다.
- 입찰이 진행중인 대진항
동해 최북단 포구인 대진항과 고성 최대 거진항은 해 뜰 무렵 경매와 함께 하루가 시작된다.
대진항은 거진항에 비해 규모가 작아도 도치와 장치, 곰치 거래량이 훨씬 많다.
경매가 끝난 도치와 장치, 곰치는 대부분 인근 식당으로 팔려간다.
- 갓 잡아온 도치
세 못난이 중 모양이 가장 독특한 놈은 도치다.
막 잡은 도치는 몸을 빵빵하게 부풀려 공처럼 보인다.
물에 둥둥 떠서 헤엄치는 모습이 귀엽다.
장치는 뱀과 비슷한 생김새 때문에 어부들조차 외면하던 생선이다.
그물에 걸리면 재수 없다고 버려지던 곰치와 같은 신세였다.
그런 천덕꾸러기들이 이제는 없어서 못 팔 만큼 귀한 대접을 받는다.
- 곰치국
식당에서 주로 파는 음식은 곰칫국과 도치알탕이다.
추위를 단번에 날려주는 곰칫국은 두말할 필요 없는 인기 메뉴.
속초나 삼척에서 고춧가루를 넣고 얼큰하게 끓이는 것과 달리
이곳 고성에서는 맑은 탕으로 먹는다.
나박나박 썬 무와 파, 마늘을 넣고 맑게 끓인 곰칫국은 지난밤의 숙취를 말끔히 해소해주는 일등 공신이다.
- 도치알탕
도치알탕은 암컷의 알과 내장, 데친 도치 살과 신 김치를 넣어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아 생선을 꺼리는 사람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
씹을 것도 없이 후룩후룩 넘어가는데다, 부드럽게 씹히는 알의 식감이 재미있다.
- 대진항 수산시장
대진항과 거진항에는 이른 아침 경매를 구경한 뒤 추위에 언 몸을 뜨끈한 국물로 달래줄 식당이 많다.
대진항에는 최근 2층 규모의 수산 시장도 신축됐다.
- 도치숙회
고성 사람들이 도치를 즐기는 방법은 알탕 외에 몇 가지가 더 있다. 숙회와 무침, 알찜이다.
수컷을 끓는 물에 데친 뒤 적당한 크기로 썰어 살짝 익히면 도치숙회가 완성된다.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쫀득하고 꼬들꼬들한 식감에 깜짝 놀란다.
숙회를 즐기다가 갖은 채소를 넣고 초고추장에 무치면 또 다른 음식이 된다.
- 왼쪽/오른쪽]도치알을 찜기에 올리고 있다 / 도치알찜
‘거진포구’ 김형숙 사장은 도치 암컷과 수컷을 한 마리씩 사서 서너 명이 숙회, 알탕, 무침으로
다양하게 맛보는 방법을 추천한다.
거진포구는 차림표 없이 그날 들어온 재료로 음식을 내는데,
예약하면 도치와 장치, 곰치를 다양하게 요리해준다.
인원이 많다면 도치알찜을 추가해도 좋다.
소금물에 여러 번 씻은 알을 사각으로 모양을 잡은 뒤, 한두 시간 물기를 빼서 찐다.
고성에서 도치알찜은 제사상에도 올리는 귀한 음식이다.
- [왼쪽/오른쪽]해풍에 건조 중인 장치 / 양념 없이 찐 장치
장치는 사나흘 말려 꾸덕꾸덕해지면 콩나물을 넣고 매콤하게 찌거나 무를 넣고 조린다.
이곳 사람들이 먹는 방법대로 말린 장치를 양념 없이 찐 것도 숨은 별미다.
일반 식당에는 이 메뉴가 없으므로 준비가 가능한지 미리 문의해볼 필요가 있다.
- 동해 최북단 대진항 전경
뜨끈한 겨울 별미를 찾아 나선 고성 여행길에는 볼거리도 많다.
대진항에서는 대진등대 전망대에 올라 드넓은 동해를 가슴에 품어보자.
맑은 날에는 멀리 해금강까지 보인다.
대진항에서 해안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드라이브하는 것도 좋다.
- 화진포의 겨울
첫댓글 도치, 장치, 곰치 못난이 3총사 즐감합니다.
한번 맛보고 싶네요.
동해안 최북단 대진항의 겨울별미와 주변풍경들
즐감합니다
감사합니다!!!
넘 평화롭습니다 즐감합니다
즐감 입니다,
시간 나면 함 가보고 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