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1일 목요일 학회 참석차 부산을 가게 되었다. 학회가 전공이나 내 업무와 무관하지만 학회장과의 친분 때문에 꼭 와달라는 부탁이 있어, 부득불 참석하게 되었다.
행사장 인근 해운대 센텀호텔에 짐을 부리고, 금요일 아침 새벽 4시에 일어나 오메기떡과 사과로 아침요기를 하고 원두커피를 담은 물병을 들고 호텔을 나섰다.
지난번 썸버비치 울트라 마라톤 대회 코스를 따라가 보기로 한다. 올림픽공원을 벗어나 수영강변대로를 따라가다 민락교가 나타나지만 건널 방법이 없다. 잠시 차량 통행이 뜸해진 틈을 타 무단횡단을 하고 BSBU 코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동백섬은 돌지 않고 그대로 해운대해수욕장으로 직행했다. 옛 송정철길을 나무데크로 된 산책로에는 운동삼아 걷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기분이 상쾌하다. 달리는 동안에는 한달 이상을 괴롭혀온 편두통과 이명이 나타나질 않았다.
송정해수욕장에 이르자 아랫배에서 강력한 신호가 나타나 화장실을 들르지 않을 수 없었다. 3~4분의 시간허비가 있었지만 가볍게 뛸 수 있으니 다행이라 생각하면 되었다. 공수항과 동암항, 그리고 제법 큰 규모의 대변항을 지나쳤다. 아침일출을 보기 위해 인근 호텔의 투숙객들이 삼삼오오 밖에 나와있다. 핑계에 나도 잠깐 주행을 멈추고 일출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BSBU 70km 지점에서 3km를 더 진행해야 21.1km 반환점이기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좁은 지방도로 들어섰다. 짧은 거리지만 오르내리막이 반복되었다.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이 구간 불가피하게 시간지체가 생겼다.
죽성리 조그만 포구에 내려서자 하프지점 통과를 알려줬다. 100여미터를 더 진행한 다음 사진 몇장을 찍고 돌아나왔다.
물이 거의 바닥이 났는데, 다행히 대변항 방파제 위에 큰 팻트병에 물이 반쯤 채워진 채 놓여 있었다. 그 물을 채우고 왔던 길을 따라서 돌아나왔다. 민락교 앞에 이르자 완주했다는 신호가 울렸다.
한모금 남은 물을 마시며 호텔로 향했다. 샤워를 마친 후 그날 오전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
운좋게 해운대에 머물게 되면서 동해안의 아침일출을 보며 훌륭한 코스를 만끽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