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안주에 막걸리 한 잔 하고 있다.
혼자서 마시는 막걸리..
혼자가 아니라 봄이 오는 소리와 함께 마시고 있다.
저녁..
꿈나라로 떠나기 전의 벚꽃아가씨들 모습 보며
산책하다 들어오는 길..
수퍼에서 막걸리 한 병을 구입했다.
포천 이동 막걸리 아니라 서울 장수막걸리..
플라스틱 병의 색깔은 부산 생탁과 비슷하나
맛은 생탁이 훨씬 시원하고 담백하다.
(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 대구 동성로의 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한 젊은 청년이 옆에 와서 막걸리를 시음해 보라고 한다.
마셨다!
마시고 나니 맛이 어떻느냐고 해서 좋다고 대답..
막걸리 병을 보여 주면서 부산 생탁인데 내일 가까이에서
막걸리집을 오픈한다고..
축하한다고 말한 뒤.. 생각해보니 부산 생탁 마신 지 7 년이 된 거 같은데
대구는 이제 시작이라니..
대구에는 불로 막걸리라고 있다.
수성구에 " 한량" 이라는 국악 카페 들리면 불로 막걸리 한 잔 한다.
술을 많이 마시지 못하니 반 되 시켜 놓고 한 잔만 마시고 나온다.
한 잔 마시면서 국악 공연을 보고 있으면 막걸리 때문에 취한 건지
국악의 분위기 때문에 취한 건지..
불로막걸리만 마시던 대구 시민들에게 부산 생탁은 인기가 있을 거 같다.
국악 카페 한량에는 장떡이라는 안주가 참 맛있다. )
김해에는 상동막걸리가 있다.
마산 북면 막걸리도 맛이 괜찮고..
33년 전.. 대학 신입생 환영회..
자전거 탄 아저씨가 말통에 담은 막걸리 싣고 오고
그걸 고무로 된 큰 두리 함지박에 부어서 작은 바가지 띄워 놓고 마셨다.
물론 난 한 두 잔에 저 세상으로 뿅~ 하고 갔지만..
그 때는 막걸리가 누우런 빛깔에 보리 막걸리였다.
대학 4년 때인가..
쌀막걸리가 처음 출시되던 날..
식품가공학을 전공하는 식품가공학도들이 쌀막걸리를 시음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보다 먼저 쌀막걸리 맛을 보려는 욕심들 때문에
오전인데도 강의실에는 막걸리 냄새로 가득 했던 거 같다.
오늘은 두부를 먹기 위해 막걸리 마셨다.
우연히 사서 들어 왔는데 이렇게 요긴하게 쓰일 줄이야..
밤 11시 지나 TV 를 켜니 SBS 스페셜.. 두부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내가 좋아하는 두부.. 그리고 보니 채식주의자인 나에겐 두부가 단백질의 주 공급원이다.
프로그램의 내용이 참 재미있다. 한,중,일의 두부 비교도하며..
일본 교토가 나온다.
내가 92년도에 들렀던 두부집이 나오리라..
아니나 다를까.. 그 두부집이 나온다.
그 때 그대로이다. 약 20년이 지났는데도 변함없이 깨끗하다.
그 땐.. 일본에 160년이 된 두부집이 있다고 해서 들렀는데.. TV 에서는 180년 된 두부집이라고
소개된다. 참 세월 빠르다.
그 때 교토의 그 두부집에서 한 모에 110엔하는 두부 두 모를 사 가지고 왔다.
한국에서 온 손님이라고 아주 좋은 포장지에 포장해 주셨는데..
오사카 다이마루 백화점 1 층 에스켈레이트 앞에서 도난 당했다.
교토에서 지하철을 타고 오사카로 왔다. 오사카 미쯔이 그랜드호텔로 가기 위해..
다이마루 백화점에서 쇼핑하고 1 층 에스켈레이트 앞 유리문 쪽에 서 있었는데
계속 나를 쳐다보던 일본 사람이 아주 포장 잘 된 꾸러미를 갖고 튀기 시작한다.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르던지.. 올림픽에서 일본이 육상 강국임을 다시 확인 했었다.
그 포장지를 뜯어 봤을 때.. 두부 두 모여서 실망하셨겠지만.. 허기는 채우셨으리라..
콩은 참으로 대단한 농작물이다.
콩으로 만든 두부..
미국의 실험에서 육식을 많이하는 사람들에게 두부를 함께 먹었더니
채식주의자와 비슷한 콜레스테롤 수치를 보였으니..
오늘..
두부에 관한 프로 그램을 보고 나니 두부가 먹고 싶어졌다.
냉장고를 열어 보니 두부가 있다.
두부를 먹으려니.. 아무래도 ..
그리하여 새로 사 온 막걸리 뚜껑을 열었다.
우리 모두 두부와 막걸리 마시고 장수 합시다!
다음 4월 25일에 방영될 두부에 관한 내용 제 2 부가 기다려진다.
* * *
하늘이 술을 사랑하지 않으면
어찌하여 주성(酒星)이 하늘에 있고
땅이 술을 사랑하지 않으면
어찌하여 주천(酒泉)이 땅에 있으리요?
이처럼 하늘과 땅이 술을 사랑하니
내가 술을 사랑함은 괴이하지 않다!
... ....
석 잔의 술에 도를 통하고
한 말의 술에 자연과 하나되니.. ( 一斗合自然 )
... ....
술 취한 사람의 기분을
술 깬 사람에게 전하지 말지어다..
-- 이태백의 詩 獨酌 중에서..
첫댓글 김해에 또다른 막걸리집이 있으니 함 오세요~~~~~
혜안님 감사합니다. 가우리 회원님들과 함께 마시고 싶네요. 깜찍이 조포님 앞에서 두부 이야기 했으니.. 공자 앞에 문자..?
얼마전 대구 수성구에 있는 국악 카페 `한량' 에 들렀는데.. 안주에 장떡이라는 메뉴가 없어졌더군요~ 주인 왈.. 주방장이 바뀌어서 그렇다고 하네요~ 한량에서는 전에 막걸리 두 세 종류 파는 거와 달리 전국 막걸리 거의 다 팔고 있는 거 같았습니다. 부산 산성막걸리도 있고 생탁도 있고.. 국순당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