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년부터 갑상선암 때문에 꽤나 마음 고생하고 결국 수술한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자가면역질환이 있어서 입안이 자주 헐고, 만성 두드러기가 있었어요. 작년에는 정말 추위를 많이 탔습니다. 외가 식구중에 갑상선 질환으로 치료 받으시는 항진증/저하증/갑상선 암환자가 계시구요. 그래도 전 겉으로 보기에는 건강체질, 키도 크고 적정 체중 늘 유지했었어요.
다만, 2년전부터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고, 스트레스 최고조에 달하던 때에 건강검진에서 유듀암 의심 소견을 받았어요. 하늘이 무너지더라구요.
'아직 결혼도 안했고..지금까지 열심히 공부하고..일했는데 그런데 왜.. 나한테 이러는거지..?' 우울증까지 왔었어요.
무튼..결과적으로 칠곡 경대병원 정진향 교수님께 수술 받았고, 아직까진 부작용이나 불편함 없음에 그저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방사선치료도 안해도 되구요. 하지만 수술 전까지도 고민했던 부분들.. (수술전에는 부작용,전이만 없길 바랬는데..사람 욕심이란게 참^^)
수술과 추적관찰 중 어떻게 할 것인지. 만약 수술을 한다면? 지방에서 해야하는지 서울에서 할 것인지. 정답 없는 이 갑상선암 수술에 대해 저의 후기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저는 작년 11월 초 회사 건강검진에서 아무생각없이 친구가 갑상선 초음파도 받아보라고해서 추가로 검진한 케이스였어요. 잔병치레는 많았어도 큰 수술 한번 해본적 없던터라 신경 안쓰고 지냈는데 갑자기 갑상선 초음파 모양이 이상하다며 재검진 연락을 받았어요. (한국건강관리협회)
당장 재검사를 받지 않으면 위험하실꺼같다고. 그렇게 말하는데 누가 안받겠어요.. 만약에 이상소견 있다고 하면 무조건 큰 병원가셔서 검사 받으세요. 이곳에서 세침검사 결과 오른쪽 1.8cm 유두암 의심. 저에코 결절. 모양은 딱 암 모양인데 정확하게 암이라는 말을 안해주더라구요. 제 입장에서 답답하죠.
초음파-세침검사-피검사 다 했는데 여기서 유두암의심이라고 했던 결절은 결과적으로 유두암 아니었어요. 하시모토 갑상선염인 것도 여기서는 몰랐습니다. 무조건 수술하셔야 하니 큰병원 가라고 하더군요. 세침검사 괜히 받은 것 같은 느낌. 그때나 지금이나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리고 대구의 A 대학병원 유방갑상선외과로 연결해주었습니다. (이름은 언급 안하겠습니다만.. 여기서도 문제는 있었어요.) 예전에 다른 치료 받은 기록이 있으니 그쪽으로 연결 해드리는게 좋을꺼 같다는 건강관리협회 담당자 말에 그런가보다 했는데.. 아니더라구요.
A대학병원에서는 저의 초음파 사진, 슬라이드 판독 후 오른쪽 1.8 결절, 그 외 0.5 이하 결절 유두암 의심. 수술 후 정확히 암 진단 가능하고, 반절제만 해도 되니 바로 수술 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했어요. 저는 아직 미혼이고, 추적관찰하면 안되냐고 했구요. 그럼 CT 찍어보고 임파선 전이 없는지 확인해보고 이야기 하자고 하더라구요.
그때의 답답함이란...휴..사실 이때부터 지방병원에 대한 불신이 생겼어요. 그냥 서울로 갈까하다가. 일도 그렇고 당장은 제약이 있다보니 상냥하지만 실력은 잘 모르겠던.. 그 의사말만 믿고 CT찍고 결과를 기다렸어요.
CT결과는 암으로 의심 되는 결절 및 임파선 전이 모두 불명확. 결과를 듣고 오는데 이때는..진짜 열받더라구요. 돈은 돈대로.. 마음은 마음대로 너덜너덜. 심지어 제 CT 판독자는 3명이었어요. 친구가 3명이서 머리 맞대고도 모르면 심각한거 아니냐고 서울의 병원을 알아보라고 했어요.
당시 회사 사람들, 지인들 중 몇몇은 갑상선암 간단한 수술이라던데 그냥 받으면 되지..뭐가 문제냐며 상처되는 말만 툭툭 던졌습니다. 주위 사람들 때문에 더 속상한 병인 것 같아요.
그냥 수술만 하면 되는게 아니고.. 평생 약도 먹어야하고.. 걱정만 늘어 놓는 사람이 된 기분..그런 말을 하고 있는 제 자신이 너무 속상했어요. 평생 당뇨약을 드시고 계신다던 팀장님께선..누구나 그런 병 하나 없는 직장인이 어딨냐고 하하하 ..... 본인이 걸리고도 그렇게 쉽게 말씀 하실 수 있을까요...
그리고, 여기서도 하시모토 갑상선염인건 몰랐어요.
이제 어떻게 해야하나 걱정하던 찰나, EBS 명의를 보게 되었고 강남 세브란스 장항석 교수님에게 진료예약을 잡았는데 2달 뒤 더라구요. 기다리는 동안 애가 탓어요. 암 의심이라는데.. 암 덩어리가 갑자기 커지는거 아닌지.. 저는 서울에서 수술을 받고 싶었어요. 그런데 회사, 가족들 의견..은 서울까지 통원치료며..관리가 힘들다. 결론은 "지방에서 해결해야한다."였고 칠곡경북대병원에 진료를 보게 되었어요.
아직까지 아쉬움은 남아요. 장항석 교수님께 수술 받은 분에게 후기를 들어보니.. 정말 꼼꼼하시고.. 일단 수술 전 검사부터, 수술 중 조직검사까지...의료 환경이 지방하고 너무 차이가 났어요. 만약에 다시 수술 하게 되면 저는 뒤도 안돌아보고 서울행.
그 사이 대구에서 갑상선으로 꽤 유명하다고 광고하는 B병원에 초음파, 세침검사를 다시 받아봤어요. 혹시나 하는 마음. "암 아닙니다." 그 말을 들을까봐서요.. 이런 간절한 환자 마음을... 이용하는 의료인들이 없길 바랄뿐이에요...!!!
여기서는 검사 결과 상태가 심각하다며 전절제를 권했어요. 심지어 자기네 병원에서 수술을 시키기 위해 상담을 2번이나 했어요. 제가 어리숙해보이는건지? ^^; 제 앞에서 환자분 잠깐만 저기 앞에 가서 계시라며ㅎㅎㅎ 통화내용이 다 들리는데.. 말이죠...
오른쪽, 왼쪽 초음파 결절 결과도 헷갈린 원장이며.. 세침검사 시 너무 초보였던 여자 간호사인지..실습생인지.. 무튼 거긴 정말 아니다 싶었어요.. 그렇게 광고를 하면서...갸우뚱.. 그곳에서 수술 받으신 분들 괜찮으신지 모르겠어요.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으로 칠곡 경대병원 정진향 교수님께 진료를 받았어요. 하지만 고민의 연속이었어요. 여기서도 시원한 대답은 들을 수 없었어요.
(암 확진 환자만 받으신다고 알고 있는데 전 의심인데도 예약이 되었어요. 예약 받으시는 분에 따라 다른건지.. 그 부분은 아직도 잘 모르겠네요. )
이전에 검사 한 결과를 다 보시고는 오른쪽 1.8cm 유두암 의심, 암일 확률 70-80% (여기서 처음 언급), 그 외 오른쪽에 여러 암의심 결절.. 역시 반절제 권하셨어요. 기도 근처라 수술을 하는 편이 좋겠다고 하셨구요. 그렇게 수술 날짜를 잡고 3개월을 기다려서 수술을 했어요.
수술을 하면서도 의문점은 있었어요. 그 많은 환자를 다 직접 수술 하실까? 사실상 수술은 펠로우들이 한다는 얘기를 들어서..걱정도 되고.. 무엇보다도 수술을 했는데 암이 아니면? 열어봐서 기적처럼 암이 아닌 그 30%의 확률에 내가 해당 된다면? 제일 답답한건 대구에서는 수술 중에 병리과로 조직검사를 보내는 곳이 단 한 곳도 없었어요. 칠곡 경대병원 이것만 보완하면 진짜... 지방에서 수술 받는거 걱정 없을텐데 말이죠. 아쉬워요 그 점은..
제가 의심이 많은건지...의사를, 병원을 못 믿게 되니.. 별별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여기저기 카더라에 휩쓸리고 중심을 잡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의사의 말만 믿고 수술대에 누워야 하는데 믿을만한 의사가 없다는 아이러니 -
부모님께서는 저의 그런 성격이 더 병을 키울 것 같다며 이번 기회에 깨끗히 수술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라고 하셨어요.
수술 3주차, 결과적으로 지방에서 수술하니 통원치료 하기엔 좋아요. 병원 있을 땐 괜찮았는데..퇴원하고 칼슘 수치가 떨어졌는지 손, 발이 약간 저렸는데 이럴 땐 약 처방 받으러 가기도 편하도..지방에서 잘했다 싶기도 하구요.
사실 경대병원도 처음 진단은 정확하진 않았네요..하시모토 갑상선염이 심했다는건 수술 후 검사결과 때 알려주셨어요. 유두암으로 의심했던 그 큰 결절은 결국 암이 아니었구요. 대신, 그 외 오른쪽 0.3 / 왼 0.4 작은 결절이 암이었고, 5개 정도 떼넨 임파선에서 미세 전이가 있었다고 해요. 방사선 치료를 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그 정도까진 아니였나봐요. 처음부터 저 정도였다고 알았다면.. 추적관찰 했을꺼에요.. 돌고돌아 수술을 선택했고, 그 결과가 심하지 않았기에 (전이가 제일 무서웠어요..) 이런 소리 하는거겠죠? 이젠,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갑상선암은 정답이 없어요ㅠㅠ
그래도 수술하고나니 마음이 편해서 일까요..피로도는 눈에 띄게 줄었어요. 손,발 저림도 잠시였고, 이제는 없구요. 목소리 변화도 전혀 없습니다. 같이 수술 받은 분들보다 목도 덜 부었어요. 목 운동 진짜 열심히 했어요ㅠㅠ유착 된다고해서..간호사인 친구가 세로테잎은 계속 붙이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쿠팡에서 낱개로 구매해서 집에서 간단하게 소독하고 붙이고 있어요. 외출시 메피폼을 붙이고.. 하루 3번 연고를..바르며 흉터 지지 않도록 열심히 관리 하고 있어요.
수술 부위는 3-4cm 정도 인 것 같구요. 레이저 치료를 받을까 고민인데, 시간이 약이라고.. 심하게 유착 되는게 없다면 그냥 연고, 메피폼만으로 관리 할까 싶기도 하구여...
병원비는 4박 5일 6인실 170 조금 넘었어요. 칠곡 경대병원 6인실 창가 쪽 자리는 2,4인실 보다 나아요. 햇볕이 6인실 쪽으로 들어서 2,4인실은 낮에도 조금 어두컴컴해요. 1인실 쓰시는거 아니면 여러명 쓰는 병실이 나아요. 수술하고 우울하고 쳐지기 쉬운데 그런거 없이 이런저런 이야기도 듣고^^ 전 좋았어요. 그리고 전 수술 할 때 출혈이 심했나봐요. 피 주머니를 다른 분들보다 하루 늦게 뺐는데 문제없다면 2박 3일(반절제) 3박 4일 (전절제)인 것 같고요.. 평생 약은 먹겠지만..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잘 관리 해야겠죠? 최선이 아닌 차선의 수술이었지만. 만족하고 부정적인 생각은 더 하지 않기로 했어요:-)
낮은 자세로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전에는 계속 무언가를 해야한다고 자신을 채찍질하고...그저 위만 보며 살았는데..예민함의 끝을 달리며 살았는데 이제는 조금 여유를 가지고 조바심 내지 않으려고 해요. 이번 계기로 한번 더 저를 돌아보고.. 마음을 굳게 먹게 되었어요. 생각나는대로 적어서.. 부족한게 많아요..
병실 사진이에요. 병원은 깨끗하고.. 시설도 좋구요. 간호사들도 친절해요. 병원 내 구내식당 음식은 별로였고.. 왠만한건 지하 편의점에서 다 살 수 있어요. 병원 밥은 조금 짜서 제 입맛엔 안 맞았어요. 2주 단위로 식단이 반복 되는 것 같았어요. 참고하세요^^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 드립니다~
상처 잘 아물길 바래요
수술 입원시 보호자 상주는 얼마나 해야 하던가요?
출퇴근 말고 계속 옆에서 같이 지내면서 도와 주는 기간요~
저도 경대병원에서 수술하고 동위원소 치료중입니다. 보호자는 하루만 계시면되요... 누웠다가 혼자 일어나질 못하겠더라구요... 하루 지나면 괜찮아요.
@다이아나 감사합니다^^
집에 애가 있어 할머니 오셔야 하는데 반찬도 그렇고 준비를 해야 해서 궁금 했거든요^^
동위원소 잘 받으세요
나와서 요양병원 가시나요?
라파엘 대구한의대한방병원 받아준다고 했던것 같아요
@세월아 네월아 저는 전이없고 피막침범만 있어서 동위30으로 저용량이라 입원없이 약 먹고 바로 집에 왔어요. 안방에 격리조치 5일 .... 저는 아이들이 다 대학생들이라 늦게오니까요
@다이아나 아 그나마 다행이시네요
회복 잘 하시길 바래요^^
자세한 후기 감사합니다
수술을 앞두고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저 담주 정진향교수님 화요일 수술이에요. 떨립니다
병원밥이 짜다는 말에는 동의합니다. 이상하게 병원밥은 대부분 싱거운데 여기는 짜네 저도 그생각이 들었거든요 전 4인실 금액은 대략 210만원정도 였습니다. 병실은 정말 맘에 들었어요^^
안녕하세요 저도 아래께 같은 교수님 수술후 하시모토염 진단 받았어요
지금 그 증상으로 영향받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