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413)... 尿道癌 예방법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요도암(尿道癌)
“아내 사랑이 곧 자기 사랑이야” 운정(雲庭) 김종필(金鍾泌ㆍJP) 前 국무총리가 자주 한 말이다. 지난 2008년말 뇌졸중(腦卒中)으로 쓰러져 오른쪽 팔과 다리가 불편한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총리는 지난해 9월 척추관협착증과 요도암(尿道癌)으로 서울 순천향대학병원에 입원한 부인 박영옥(朴英玉) 여사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했다고 한다.
김 전 총리는 지난 1월 7일 서울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자신의 구순(九旬, 1926년生) 기념 만찬을 저녁 8시쯤 서둘러 끝내고 “아내가 좋아하는 빵을 사 가야겠다”며 인근 제과점으로 갔다가 병원으로 향했다고 한다. 다정다감(多情多感)한 남편으로 알려진 김 전 총리는 매일 휠체어를 탄 채 부인 곁을 지키다 밤 9시가 넘어야 귀가했다고 한다.
박영옥 여사는 한 달 전인 지난 2월 21일 8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경북 선산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 숙명여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구미국민학교(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던 1951년 2월 박정희 전 대통령을 통해 김종필 전 총리를 만나 결혼했다. 지난 2월 15일이 결혼 64주년기념일이었다. 박 여사는 故 박정희 대통령의 형인 박상희씨의 딸이다.
박 여사는 생전 인터뷰에서 “여필종부(女必從夫)를 되새기며 남편의 길을 따른다”고 했다. 남편에 대한 평가 요청에는 “남편을 하늘같이 여기기 때문에 점수를 매긴다는 생각 자체를 할 수 없다”는 언급도 한 바 있다. 고인은 생전에 “프랑스 드골 대통령의 부인 이본느 여사처럼 매스컴에 드러나지 않게 조용히 내조했다”고 말했다.
거동이 불편한 김 전 총리는 휠체어에 앉아서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조문객들을 맞았다. 고인에 대해 “지난 50여년 동안 두 차례의 국무총리, 9선의 국회의원 그리고 4개 정당의 총재로서 대한민국이 오늘날 세계 속의 선진국 대열로 도약하는데 주도적인 공훈을 남긴 김 전 총리 곁에서 모범적인 내조(內助)와 헌신의 미덕(美德)을 남겼다”고 지인들은 평가했다.
1947년 서울대학교 사범대 2년을 수료하고 육군사관학교에 입교하여 1948년 제8기로 졸업한 후 북한의 6ㆍ25남침(南侵)전쟁 때 김종필 육군 중위는 박영옥 초등학교 교사를 아내로 맞아 1951년 대구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신랑 김종필은 영국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Robert Browning, 1812-1889)이 사랑하는 아내(Elizabeth Barrett Browning)에게 바친 장시(長詩) ‘One Word More(한마디만 더)'에서 ‘한번, 단 한번 그리고 단 한사람에게(Once, only once and for one only)’ 구절을 인용하면서 신부 박영옥에게 사랑의 맹세를 했다고 한다.
김종필 전 총리는 아내가 생을 마감하기 전 가벼운 입맞춤을 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김 전 총리는 고향인 충남 부여군 외산면 반교리 소재 선산에 꾸민 가족묘원에서 부인의 장례식을 마친 이후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고인의 영정(影幀) 사진만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김 전 총리는 조문객들에게 “마누라하고 같은 자리에 누워야겠다 싶어서 국립묘지 선택은 안 했다”며 “집사람하고 같이 눕고 싶은데 아직 부부가 같이 현충원에 가는 건 대통령이나 된다고 한다. 국립묘지에 가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노정객(老政客)은 아내의 영정 앞에서 쏟아지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김종필 전 총리는 아내 박영옥 여사를 먼저 보내면서 손수 아래와 같은 비문(碑文)을 지었다. “수다한 물음에도 소이부답(笑而不答: 웃음을 띨 뿐 답하지 않음)하던 자, 내조의 덕을 베풀어 준 영세반려(永世伴侶: 끝없는 세상의 반려)와 함께 이곳에 누웠노라.”
그는 지난해에는 자신의 인생관을 압축하여 묘비명(墓碑銘)을 썼다. “晩年에 이르러 ‘年 九十而知 八十九非’라고 嘆하며 數多한 물음에는 笑而不答하던 者.” 즉 “나이 구십 되어 돌아보니 여든아홉 해를 헛되게 살았다고 한탄하는데, 그래도 무엇을 하지 않았느냐는 많은 물음에 대해 미소를 지을 뿐 대답하지 않는 자.”
우리나라 정치사 ‘3김(金泳三ㆍ金大中ㆍ金鍾泌)시대’의 한 축을 이루었던 JP는 ‘정치 허업(虛業)’을 말했다. 그는 다난한 국사에도 불구하고 여가를 활용하여 음악을 애호하고 미술 작품을 만들었다. 미술은 아마추어 경지를 넘어서 일요화가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개인전을 열어 호평을 받기도 했다. 저서에는 <JP칼럼> <JP화첩> <새 역사의 고동> 등이 있다.
故 朴榮玉 여사는 결혼 후 65년 동안 큰 병을 앓은 일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병원에서 말기 암(癌) 진단을 받고 6개월 정도 투병하다가 애석하게도 별세했다. 임종(臨終)은 아주 편안하게 숨을 거뒀다고 한다.
요도암(尿道癌)은 요도에 발생하는 암으로 정확한 원인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요도(尿道, urethra)는 신장(腎臟)에서 형성된 소변이 방광(膀胱)에 일정한 양이 모이면 몸 밖으로 배출하는 통로이다. 남성은 정액(精液)이 배출되는 통로로도 사용된다. 요도와 관련된 질병에는 요도결석, 요도염, 복압성 요실금, 요도하열, 요도상열, 요도게실, 요도농양, 요도협착, 요도암 등이 있다.
성인 남성의 요도는 길이가 15-20cm 정도이며, 전립선과 음경을 통과하여 요도 입구로 연결된다. 남성 요도는 전립선 부분, 막 부분, 해면체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성인 여성의 요도는 길이가 4cm, 직경은 6-8mm이며, 질(膣)의 상부에 입구가 있다. 요도 입구와 가까운 앞 요도와 방광에 가까운 뒤 요도로 구성된다.
요도에 발생하는 요도암은 크게 방광과 음경을 포함하는 다른 요로생식기 암에 대한 과거력이 없으면서 요도에 처음 발생한 ‘원발성 요도암’과 방광암 등의 요로생식기암이 요도에 재발한 ‘재발성 요도암’으로 나눈다. 또한 요도를 덮고 있는 상피세포의 조직학적 종류에 따라 이행세포암, 편평세포암, 선암 등의 형태로 분류하며 그 밖에 미분화암, 육종, 림프종, 흑색종 등도 드물게 발생한다.
요도암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모르기 때문에 현재 효과적인 조기검진 방법이 확립되어 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방광암의 과거력, 요도의 만성 염증, 요도의 증식성 병변, 60세 이상의 연령 등이 요도암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예방법은 위험요인을 피하는 것이므로 요로감염의 적절한 치료, 재발성염증 예방, 성병예방 등에 주의하여야 한다.
요도암 증상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남성은 음경이나 요도에서 덩어리나 결절이 만져지는 경우이며 요도 출혈, 혈뇨 혹은 배뇨곤란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여성은 요도 출혈이나 속옷에 혈흔(血痕)이 묻어나오는 증상이 가장 흔하며, 빈뇨, 절박뇨, 요실금, 배뇨곤란, 통증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궤양이 있는 경우에는 악취와 분비물이 동반되기도 한다.
요도암은 의사의 진찰과 신체검사, 소변검사, 방광요도 내시경 및 조직 검사, 요세포 검사 등 여러 검사를 시행하여 진단한다. 또한 병기(病期) 결정을 위하여 흉부 단순촬영(X-ray), 골반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뼈 동위원소검사(Bone scan) 등을 실시한다.
요도암의 진행은 주위 조직을 직접 침범한 경우와 림프관을 통해 전이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요도암 진단 당시에 이미 림프절의 전이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병기 구분은 요도를 덮고 있는 상피에만 암세포가 있는 경우(Stage 0), 요도 상피층의 아래로 암세포가 침범한 경우(Stage A), 요도 주위 근육층을 침범한 경우, 남성에서는 요도해면체를 침범한 경우(Stage B), 요도 주위 조직을 넘어서 여성에서는 질, 음순, 혹은 골반 근육을 침범, 남성에서는 음경 혹은 골반근육을 침범한 경우(Stage C), 림프선이나 타 장기로의 전이를 동반한 경우(Stage D) 등으로 구분한다.
치료 방법에는 수술을 통한 종양 절제,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요법, 병합요법 등이 있다. 병합요법이란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화합요법 등을 병합하여 치료하는 방법이다. 종양 절제 범위는 요도암의 위치와 병기에 의해 결정된다. 또한 요도는 해부학적으로 남성과 여성이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고 발생 부위에 따라 치료 방법에 차이가 있다.
치료의 부작용으로는 여성의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와 관련하여 장 폐색, 누공, 요도협착, 요실금 등의 합병증이 15-40%에서 발생한다. 병합요법을 시행한 환자의 약 1/3에서 치료 후 골반 감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남성은 방사선 치료로 만성적인 음경의 부종과 요도협착을 초래할 수 있다. 요도암의 병기, 병변 부위, 림프절 전이 여부 등을 생존율의 예측인자로 사용하고 있다.
글/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청송건강칼럼(413). 2015.3.20. mypark1939@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