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평택 갭투자 1위…무자본 매수 위험 경고 |
[K그로우 이연진 기자] 최근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를 끼고 매매를 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부동산 시장은 역전세난에 대한 우려가 강했지만, 최근들어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셋값과 전세수요가 일제히 상승하면서 갭투자가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전셋값 상승으로 매매가격과의 차이가 적어져 자본이 적게 들고, 매맷값도 상승세를 이어가자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는 미개발 지역이 많은 송파구 등에서, 경기권에선 지난해 집값이 크게 떨어졌던 화성·평택에서 갭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세와 매매가격 차이가 적은 지역 또는 개발 호재가 있는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갭투자 거래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 매매(5145건)의 6.4%인 332건이 갭투자였다.
이어 평택(241건), 시흥(223건), 인천 연수구(223건), 성남 분당구(220건) 등의 순으로 갭투자가 빈번했다.
이런 현상은 서울도 마찬가지다. 최근 6개월 동안 서울에서 갭투자가 많았던 지역은 송파구로, 전체 거래 1506건 중 175건(11.6%)이나 됐다.
송파구 내 방이동, 마천동, 거여동 등 아직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하고 저평가된 곳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어 강동구가 1308건 중 162건(12.3%), 강남구 1316건 중 145건(11.0%), 노원구 1393건 중 131건(9.4%), 서초구 881건 중 115건(13.0%) 순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갭투자 금액이 거의 들지 않는 '무자본(전세가=매매가)' 거래도 일부 눈에 띈다. 이럴 경우 나중에 전셋값이 떨어졌을 때 깡통전세 등의 문제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세사기 상흔이 가시지 않은 강서구 화곡동에서는 지난달에도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10만~50만원에 불과한 소형아파트 거래가 2건이나 체결됐다.
'영끌' 투자가 모이는 노원구에서도 갭이 각 2000만원, 6000만원인 아파트 거래가 2건, 강남구에서도 3000만원 갭 1건 등 서울 내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1억원 미만인 거래가 적잖게 보인다.
이처럼 갭투자가 늘어난 이유는 집값이 다시 오르는 상황에서 전셋값이 빠르게 회복돼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제로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수도권 전셋값이 일제히 상승 전환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8월 수도권 전셋값은 0.02% 올라 2022년 5월(0.03%) 이후 처음으로 반등했다. 특히 서울은 7월 보합(0.00%)에서 한 달 새 0.07% 올랐다.
하지만 대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가격이 고점이었던 2021년 4분기 체결 거래 만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은 만큼 역전세 우려가 여전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역전세난은 2년 대비 기준으로 따지는 것"이라며 "전셋값이 오른다고 해서 역전세난이 사라지진 않는다. 2년 전보다는 전세가격이 여전히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에 전세가격이 워낙 급락하니 올들어 전세시장도 반등세를 보이는 것일 수 있어 상황을 신중하게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자산 여력을 넘어서는 무리한 갭투자를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금리와 전세가 하락 리스크가 여전해 역전세·깡통전세 등의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갭투자가 성공하려면 매매 가격도 따라 올라야 하는데 5년 이상 장기투자가 아닌, 단기적인 접근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출처] K그로우(http://www.kgro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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