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8일 수요일 맑음
일행들이 속속 고속터미널에 모이고 오전8시 버스는 통영을 향해 달린다.
몇 년 만의 출사여행인가.
3년 전 가을 군산 선유도를 다녀온 후 처음 나서는 2박3일 출사여행이다,
코로나가 3년 가까이 우리 발목을 잡은것이다. 올해는 졸업55주년이라 더욱 뜻 깊은 여행이 될 듯 싶다.
통영을 거점으로 숙소를 잡고 주변 섬을 둘러보는 계획을 세웠다. 며칠전부터 호텔예약, 버스예약등을 하나하나 진행해가면서
일별, 시간별 세부계획을 만든다.
내일 방문할 진영전기에 보낼 축하화분을 인근 화원을 통해 주문배달을 계약하고,
욕지도 왕복배편 점검과 관광버스예약등을 확인 하다보니 어느새 버스는 사천터널을 지나 통영에 도착했다.
여객선터미널에서 엎드리면 코 닿을 곳에 있는 한산호텔 맨위층 콘도형 방2개가 우리가 이틀동안 머무를 곳이다.
짐을 맏기고 서호시장에서 복국을 제일 잘한다는 만성복집에서 통영의 맛을 느껴본다.
서호시장 뒷편에서 오늘의 첫 출사지 서피랑99계단, 일명 피아노계단을 오른다. 계단 주위로 노란꽃의 물결이 춤을 춘다.
우연히 문화지킴이를 만나 언덕에서 내려보이는 통영시의 이구석 저구석에 대한 역사이야기를 든는다.
헤어지면서 남은 일정에 대한 자세한 설명까지 해주니 고맙기 그지없다.
서포루에 올라 통영만의 아름다운 풍경에 잠시 넋을 잃는다.
통영은 이순신장군의 도시다. 어딜가도 이순신을 만나기 때문이다.
서포루에서 언덕을 내려가면 이충무공의 위패를 봉안하고 제사를 지내는 충렬사를 만난다.
충렬사를 나와 언덕을 넘으면 세병관이다.
원래 세병관은 바다가 코앞인 언덕위에 세워졌는데 바다를 매립하여 서호시장이 들어서고 여객선터미널이 만들어졌다.
세병관은 통영 삼도수군통제영의 중심인 객사건물로 창건되었고 경복궁 경회루와 여수 진남관과 견줄만큼 그 규모가 크다.
역사를 뒤로하고 젊은이들의 놀이터인 동피랑에 오니 입구부터 대형벽화가 우릴 맞이한다.
천사의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아보고, 하얀카페에서 달달한 아이스크림을 맛보며 젊음으로 돌아가 본다.
서피랑에 서포루가 있다면 동피랑에는 동포루가 있다. 동포루 정자에서 잠시 쉬어간다.
오늘 마지막 출사지는 이순신공원이다.
한산대첩 현장 언덕에 큰칼 옆에 찬 름름한 기상의 장군동상이 바다를 바라보며 우뚝 서 있다.
必死卽生 必生卽死,
바닷가로 이어지는 데크길을 따라 잠시 산책길을 걸어본다.
서호시장을 지나 바닷가 횟집에서 아픈 발을 쉬게하며 저녁을 먹다보니 해는 져서 어두운데 우리가 해야할 마지막 임무가 하나 남았다.
바로 인근 통영대교의 멋진 야경을 촬영하는 것이다.
통영운하를 가로 지르는 통영대교의 푸른조명이 밤바다에 반사되어 황홀한 야경을 연출하고 있다.
대교를 한바퀴 돌아나와 호텔로 향한다.
손에는 뒷풀이용 맥주와 안주를 한아름 들고 오늘 통영에서의 첫밤을 보내려 한다.
통영부두 밤바다의 야경과 정담이 어울어진 첫날밤은 이렇게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