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냥 일지 제목을 별나게 써보고 싶었다뭐 그냥 그렇다구요
이제 일지 쓸 날도 며칠 안 남았는데 이렇게라도 특별함을 줘보고 싶었달까. 암튼 뭐 그렇습니다. 쓸 내용이 많지 않아서 그런 건 절대 아니구요. 사실 맞습니다.
오늘은 미친 오후 3연강이 있는 날. 첫 강의를 제외하곤 죄다 OT였긴 해도, 얼른 동방가서 연습해야지 대본봐야지 싶은 마음에 유독 들떠있는 날이였습니다. 한솔이가 펜을 협찬해줬고, 동방에 때마침 와있던 양준이와 독백 피드백 및 일부 수정을 거치는 동안 어제에 이어 신입생이 또, 무려 두 명이나 왔습니다. 활동인원이 갈수록 늘어나는게 점점 기대가 되더라구요.
그치만 앞날에 대한 기대보단 당장 있을 공연이 먼저겠죠? 교수님의 나이스한 OT 10-20분 컷 덕분에 일찍이 세미나실을 정리하고 일찍이 몸을 풀었습니다. 그러곤 다같이 빨다에서 밥을 먹고 돌아와 오늘의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공식적으로 학교에서 열리는 마지막 연습. 그치만 슬픔을 느낄 새도 없이 문제의 1, 2, 3막 담금질에 들어갔습니다. 저의 액팅에 대한 단점도 많이 찾을 수 있었고, 전체적으로도 아직은 조금 아쉽지만, 점점 나아지며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몸을 쓴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어느정도 줄고, 상체의 경직도 많이 풀린 게 보였습니다. 다들 하면 잘 하는 사람들이니까 큰 걱정 없이 제 연기에만 집중하면 될 것 같네요.
다행히 4, 5, 6막은 큰 걸림돌 없이 잘 넘어갔습니다. 윤재와 서현이의 5막, 6막은 날이 갈 수록 일취월장하는 듯 합니다. 대사에 호흡이 점점 자연스레 섞여가는 윤재, 액팅과 호흡으로 어색했던 대사의 사이들을 훌륭하게 채워 담아낸 서현. 드디어 알을 깨고 나오는 과정에 돌입했나봅니다. 이제 가장 큰 아니, 가장 걱정 아닌 걱정을 해야 할 사람은 바로 경빈이. 진짜 경빈아 너가 정말 연기를 못해서 막 이것저것 시켜보고 하는 게 아니야 ㅠㅠ 훨씬 잘 할 수 있으니 도와주는 것뿐! 그동안 앞선 막들에 시간을 투자하느라 불안이 많이 쌓인 모습이였다. 내일 자유연습때엔 변호사 파트 위주로 봐줘야 할 것 같다. 우리 극회의 명배우, 동아대의 자랑, 동아대의 얼굴, 부산을 대표하는 대배우, 한국을 넘어 세계를 재패할 연기계의 Masterpiece, K-POP은 사실 Kyeongbin-POP이였단 사실을 널리 알리게 될 최고의 배우! 경빈이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지금까지도 잘 해왔고 분명 공연때도 훨씬 잘 할 수 있을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렴.
이후 현태가 연출님에게 9막을 지도받는 동안 내일 연습 어떻게 할지, 2막에서 엄마의 액팅에 대한 고민 해결 등 자잘한 연습을 했습니다. 그러다 어제처럼 모두가 택시를 타고 가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서둘러 연습을 마무리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일부 인원은 택시를 타고 갔지만...그렇게 집에 가는 길에 문득 생각해보니 이제 공연이 이틀밖에 안남았다는 충격적인 사실에 입이 닫기지 않았습니다. 실은 그냥 너무 배고파서 빗물이라도 마실까 싶어서 입 벌리고 있었긴 해. 아무튼 진짜...시간이 너무 빠릅니다.
내일 무대팀 셋업 부디 안전하게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구요, 배우팀도 남은 이틀 심기일전해서 더 좋은 극을 만들어봅시다! 다들 항상 컨디션 유념하시구요, 몸좀 챙겨주세요 젭알 ㅠ (휴학생...도 특별히 끼워드림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