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진 아이들, 이종락 목사님
담장을 뚫어 만든 가로 70cm, 높이 60cm, 깊이 45cm 이 자그만한 박스에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은 신비한 일이다. 이 자그만한 박스의 명칭은 베이비 박스.
[ 베이비 박스: 키울 수 없는 아기를 데리고 가는 장소, 한국에서는 서울특별시 관악구에 위치한 주사랑 공동체교회의 이종락 목사가 최초로 만들었다. ]
나의 롤모델은 바로 베이비 박스를 처음 도입하신 이종락 목사님이시다. 이종락 목사님은 교회앞 대문에 버려진 신생아가 저체온증으로 숨질 뻔한 일을 겪고 나서, 원치 않는 임신을 한 미혼모나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는 부모 등에게서 아기들을 구하기 위하여 베이비박스를 만드셨다. 베이비 박스에 아이가 들어오면 5초 내에 띵동 하고 벨소리가 울린다. 벨소리가 울리면 아이만 보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나가 부모를 뵈러 가, 부모와의 만남이 성공하면 마음을 안정시킨 후 다시 품에 돌려보내는 부모도 있고, 피치 못 할 사정으로 교회에서 키우는 것을 결정하는 사례도 많다고 한다.
베이비박스에 찾아온 대부부의 이유는 경제적 이유 때문에 아이를 키울 수 없다는 경우가 많아,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는 미혼모들, 부모들을 위하여 한 달에 한 번 기저귀와 분유, 장난감, 속싸개 등의 물품과 생활비 명목으로 한 달에 20만원씩 지원하는 선행 역시도 꾸준히 하고 계신다. 처음 베이비박스가 도입되었을 때 아기를 쉽게 유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냐는 사회적 비판이 있었다. 그러나 목사님은 아기와 부모가 떨어지는 것이 쉽게 결정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불가항력적인 상황에 처해 떨어져야 한다면 아기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하여 베이비박스를 도입한 것이라고 주장하셨다. 흔히 보육원이나 교회에서 키워지는 아이들을 ‘버려진’ 아이들이라고 부르는 사회적 분위기가 대부분이지만, 이 목사님은 오히려 이 아이들이 여건이 되지 않음에도 생명을 살리고자 노력하였고 이 노력으로 인해 ‘구해져’ 이곳으로 온 아이들이라 칭하며 베이비박스의 아이들이 지켜진 아이들이라는 인식을 대중들에게 심어주기 시작하셨다.
그리고 이종락 목사님은 베이비박스를 더 설치할 생각이 없다는 말씀에 보태 “ 베이비박스가 없는 나라가 좋은 나라라고 생각해요. 사람을 살리고 존중하는 법이 존재한다면 그렇게 될 수 있겠죠. 사실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곳에서 버려지는 아이가 많기 때문에 그런 국가에는 베이비박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최근에 베이비박스가 설치된 국가들끼리 모여 나눈 얘기가 UN(유엔) 산하의 베이비박스 세계 협력기구를 만들자는 거였어요. 베이비박스가 아니면 죽을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 있는 국가를 돕자는 취지죠. 쉬울 거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아이들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한발자국 더 나아가고 있습니다.” (출처 : 투데이신문)라고 말씀하시며 꾸준히 생명을 살리 고자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이셨다.
이렇게 입양특례법 개정 이후 사회에서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을 해결하기 위해 위험을 감안하고, 외국의 사례를 모아 생명을 살리고자 노력하시는 모습에 큰 감동과 존경을 느꼈다. 사회의 제도에서 벗어난 엄마와 어쩌면 불행한 인생을 살아가야 할 아이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고 더 나아가 사회 전체의 인식까지도 바꾸기 위한 첫 발을 내딛으신 이종락 목사님처럼, 기존의 인식을 바꾸고 약자가 약자로 살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도록 이바지할 수 있는 구성원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