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코 국민음악가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 중 <몰다우(체코어로는 블타바)>를 프라하 필하모닉이
연주합니다.
도나우 강의 지류인 몰다우강이 시냇물이 점차 모여 대하를 이루면서 프라하를 관통하는 모습을 그린 명
곡입니다. 소설 <몽테크리스토 백작>에서 에드몽 당테스가 감옥을 탈출한 후 원수들을 하나씩 척결해 가
는 이야기가 마치 몰다우 강이 대하를 이루면서 흘러가는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 알렉상드르 뒤마의 "몽테크리스토 백작" ]
마르세이유라면 한때 세계의 마도로스들에겐 듣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항구의 이름이었습니다. 지중해 연안 최고의 항구로서 또 유럽의 문호(門戶)로서 뿐만 아니라 그 뛰어난 해항 풍정(海港 風情)은 마르세이유를 만국선(萬國船)의 모항(母港)이게 했고 유명한 라 카느비에르 대로(大路)는 온 선원들이 동경하는 꿈의 부둣가였습니다.
* 마르세이유 항구 입구의 샤토 디프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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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세이유가 이름을 떨친 것은 또 하나 이 항구에 들어서는 배는 반드시 그 앞을 지나야하는 하얀 성채(城砦)의 섬 샤토 디프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이 섬이 전하는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이야기는 4해(四海) 구석구석에 퍼져 있었습니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은 어느 새 전설로 화하여 마르세이유를 떠나는 배에 실려 세계 각처로 퍼져 나갔던 것입니다.
지금 마르세이유에는 배들이 신항(新港)에 정박하고 왕년의 라 카느비에르 대로(大路) 앞 구항(舊港)은 샤토 디프로 가는 유람선들의 선착장이 되었습니다. 유람선은 15분마다 떠납니다. 마르세이유 앞바다는 관광객들을 가득 태우고 뻔질나게 내왕하는 이 배들로 물길이 어지럽습니다.
* 샤토 디프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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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에서 1.5km 떨어진 샤토 디프는 전체가 성벽으로 둘러싸인 길이 200m가량의 바위 섬입니다. 16세기 때 항구를 지키는 요새로 세워져 한동안 감옥으로 쓰여오다가 1926년부터는 사적(史蹟)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프랑스 혁명 때의 유명했던 웅변가 미라보도 한 때 여기 갇혀 있었습니다.
섬의 한쪽 끝 절벽 가까이의 바위에 선 감옥 건물은 중정(中庭)을 둘러싸고 감방들이 층층이 나 있습니다. 맨 아래층 정면이 <에드몽 당테스의 방>, 그 왼쪽이 <파리아 신부의 방>, 에드몽 당테스는 소설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주인공이요, 파리아 신부는 이 소설에서 에드몽 당테스에게 보물섬을 가리켜 주고 이 감옥에서 죽는 괴인(怪人)입니다.
* 성 내부(매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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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방의 입구에는 이들이 실제로 갇혀 있었듯이 각 각 문패가 붙어 있습니다.
이런 시치미 때문에 샤토 디프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작중 인물을 실재(實在) 인물로 착각하게 마련입니다. 이것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작가인 알렉상드로 뒤마가 살아 있을 때부터 이미 그랬고 이에 당혹한 것은 누구보다도 뒤마 자신이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쓴 적이 있습니다.
“때때로 나의 소설의 주인공들은 내가 그들은 심은 땅에서 자라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이 주인공들이 실제로 있었던 인물인 것처럼 믿는다. 심지어는 그 사람을 직접 안다는 사람까지 나온다. 샤토 디프의 어떤 안내인은 파리아 신부가 감방에서 만든 것이라면서 생선뼈로 된 펜대를 팔고 있었다고 한다. 에드몽 당테스는 이 섬의 절벽에서 떨어뜨려지지도 않았고 파리아 신부는 펜대를 만들지도 않았다.”
* 보물을 감추어두었다는 몽테크리스토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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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아 신부의 펜대를 파는 사람은 없어졌으나 감방 안에 들어가 보면 <에드몽 당테스의 방>과 <파리아 신부의 방> 사이의 벽은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소설에서 파리아 신부가 굴을 파서 당테스의 방과 연결시키는 것을 실감시키자는 선의(善意)의 고의(故意)인 것입니다.
샤토 디프와 마찬가지로 소설에 등장하는 몽테크리스토 섬 자체는 유령의 섬이 아니라 지리상의 섬입니다. 지중해에서도 이탈리아 땅에 가까운 코르시카 섬, 엘바 섬은 나폴레옹의 탄생지, 유배지로서 역사상에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 엘바 섬의 40km 남쪽에 면적 10평방킬로미터 정도의 이탈리아령(領)인 몽테크리스토 섬이 실재(實在)합니다.
* 몽테크리스토 섬 선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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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섬에는 13세기 때의 승원(僧院)터가 남아 있습니다. 옛날에 터키 군이 이 섬에 침공했을 때 승려들이 달아나면서 섬 어딘가에 보물을 감추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옵니다. 뒤마가 이 섬을 보물섬으로 만든 것은 이 때문이었습니다.
뒤마는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나오기 3년 전인 1842년 이탈리아의 피렌체에 망명 중이던 나폴레옹의 동생 제롬을 찾아간 일이 있었습니다. 뒤마는 제롬의 아들과 함께 배를 타고 엘바 섬에 갔다 오는 길에 괴상한 바위섬을 목격했습니다. 뱃사람에게 섬 이름을 물으니 <몽테크리스토 섬>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 섬의 무너진 승원 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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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마는 제롬의 아들에게 같이 여행한 기념으로 <몽테크리스토 섬>이라는 제목으로 소설을 한편 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뒤마는 프랑스로 돌아와 약속대로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썼습니다.
뒤마는 <몽테크리스토 백작>에 손을 댕 무렵 파리의 혼잡을 피해 한적한 곳에 글을 쓸 집을 하나 지을 생각을 하고 마땅한 장소를 찾다가 파리에서 20km 떨어진 마를르 르 르와 마을에 아늑한 숲을 발견했습니다.
땅을 한 뼘씩 사들여 1844년 기공한 건물은 갈수록 계획보다 한 간씩 늘어나 1846년에 완공되었습니다. 착공을 하기 전 뒤마는 집 설 자리에 친구들을 불러 전축(前祝)의 파티를 열었습니다. 배우 하나가 여기에 참석하기 위해 기차로 마을에 내려 삯마차를 불러서는 마부에게 “몽테크리스토의 집으로!” 하고 외쳤습니다.
* 몽테크리스토 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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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짓기 시작도 하기 전인데 마차는 두말 않고 제 자리를 찾아와 멎었습니다. 뒤마는 이 말을 듣고 이 건물을 <몽테크리스토 관(舘)>이라 이름 짓기로 했습니다. 당시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신문에 연재가 되어 그야말로 낙양(洛陽)의 지가(紙價)를 올리던 때였습니다. 시골의 한 마부조차 훤히 알만큼 인기가 대단했던 것이죠.
소설의 연재가 끝나면서 완성된 몽테크리스관은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기념비같은 건물이 되었습니다.
* 바로 옆의 별관 샤토 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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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탕한 생활로 <파리의 임금님>이라 불리던 뒤마는 많이 써서 많이 벌어 많이도 탕진한 낭비가이기도 해서 몽테크리스토 관은 지은 지 2년 만에 팔아 버려야 했습니다. 인기 작가로서 그의 성명(盛名)에 값할 만큼 호사(豪奢)가 극(極)했던 이 3층짜리 저택은 지금 텅 빈 채 쓸쓸합니다.
곁에 서재용으로 따로 지은 별관은 뒤마 스스로가 에드몽 당테스의 감옥을 기념하여 <샤토 디프>라고 부르던 곳입니다.
* 영화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한 장면, 당테스와 파리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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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마는 북프랑스의 소촌(小村) 퓌 마을에서 죽어 2년 뒤인 1872년 향리 빌레르 코트레로 유해가 이장되었다가 지난 2002년 탄생 200주년을 맞아 프랑스 위인들의 묘소인 팡테옹으로 옮겨졌습니다.
* 프랑스 위인들을 묘소, 팡테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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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이 빅톨 위고의 묘,정면이 뒤마,오른쪽이 에밀 졸라의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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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상드르 뒤마(1802-1870)와 소설 몽테크리스토 백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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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상드르 뒤마의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세계에서 가장 재미나는 소설입니다. 평생 3백편이 넘는 소설과 희곡 등을 써낸 정력가이자 호걸이자 열혈한(熱血漢)이던 뒤마는 풍부한 상상력과 뛰어난 화술(話術)로 독자들을 열광시켜 <몽테크리스토 백작>에서도 신출귀몰, 변화무쌍한 줄거리는 모든 시대를 두고 인기를 모아 왔습니다.
이 작품은 에드몽 당테스라는 마르세이유의 선원이 샤토 디프 섬의 감옥에 오랫동안 갇혀 있다가 탈출하여 몽테크리스토라는 섬에서 보물을 찾아낸 후 몽테크리스토 백작 등으로 수시로 변신(變身)하면서 자기에게 무고한 죄를 씌운 원수들에게 차례로 복수를 한다는 파란만장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김래성의 번안인 <진주탑>으로 널리 소개되었고 소년,소녀들에게는 <암굴왕>으로 애독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