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고로상이 부산에 와서
고독한 미식가 시즌8 마지막편을
찍었다고 합니다.
부산의 낙지볶음집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앉은 스틸컷이 있던데
뒤쪽으로 보이는 메뉴판에
낙곱새가 있습니다.
단순히 낙지볶음보다는
낙곱새를 주문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드라마 본편은 아직 안나왔지만
볼 것 없이 출동합니다.
마침 근처에
낙곱새집이 있습니다.
2인분 이상 주문가능이라
두개 주문합니다.
나온 양을 보니
둘이 먹기엔 좀 적습니다.
뚜껑 열지 말라
했으므로
뚜껑 덮고
기다립니다.
고로상은 안시켰을
소주 주문합니다.
인고의 시간을 거쳐
뚜껑을 엽니다.
당면부터 건져내고
첫잔 따릅니다.
안내문에 적힌대로
밥에 올려 비빕니다.
그냥 따로 먹는 게
낫겠습니다.
앞자리 아저씨의
체격과 상의 디자인이
인상적입니다.
같이 온 여성이
화장실 간 사이
수저와 물을 세팅합니다.
같이 온 여성이
체격도 작고 얌전해 보이는데
앞자리 아저씨를 이기나 봅니다.
우람한 아저씨도
여자에게 지고 사는데
제가 어찌
이기겠습니까...
얼마후 부산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고로상이 갔던 식당에 가서
그 자리에 앉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애들과 함께라서
메뉴도 애들에게 안맞고
음식맛도 못느낀 채로
고생만 하다
식당문을 나설 것입니다.
부산을 가도
부산이 아니고
낙곱새를 먹어도
낙곱새가 아닙니다.
얘들아~ 너희와 함께라면
아빠는 어디를 가든
무엇을 먹든 상관없단다...
부산은 아니지만
혼자라서 맛있습니다.
앞자리 아저씨도
볼 여유가 있습니다.
부산소주 대선을 앞에 놓고
부산기분 냅니다.
애들이 있으면
소주도 못마실 것입니다.
양 적은 낙곱새에 보조 맞춰
빨리 마셔서 그런가
취기가 더 오릅니다.
웨이팅석 연인들이 가여워
이만 일어섭니다.
식당앞 공원을 바라봅니다.
찬바람이 코에 들어옵니다.
나는 지금 더 먹고 싶은 걸까...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공원을 한바퀴 돕니다.
내면 깊은 곳에 던져진 질문이
메아리처럼 울립니다.
꼬치집에 앉습니다.
카운터석에 여자손님이 있어서
테이블석을 선택합니다.
고독한 미식가 시즌1 첫편에서
주인공을 맡은 꼬치입니다.
고로상은 이것을
피망에 으깨넣고 맛있게 먹던데
저는 메뉴에 없는 주문으로
사장님을 곤란하게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고보니 고로상도
시즌1보다 많이 늙었습니다.
저의 2010년대를
함께한 드라마입니다.
닭다리살 조각이
예상보다 실합니다.
한입 가득 들어옵니다.
꼬치가 끊기지 않게
꼬치가 식지 않게
술도 자연스레 이어지게
집중해서 요령껏 주문합니다.
혼자라서 가능한 집중입니다.
혼자라도 고독하지 않습니다.
..
낙곱새전골 11,000원 *2
대접밥 1,000원
소주 5,000원
닭고기완자 4,000원
닭다리대파 3,000원
염통 3,000원
똥집 3,000원
생맥주 3,000원
병맥주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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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곱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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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2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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