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322. 한가한 나들이
이글리지 골프장으로부터 내가 다친 보험금이라며 지난 번 내게 지불한 나머지 5만페소를 수표로 받았다.
지난 번에 받은 수표는 번거로워서 현금을 찾는 대신 이글리지 연회비로 지출했지만 이번 받은 돈은 아무래도 현금으로 바꿔야 한다.
다스마리냐스의 SM Mall 안에 China Bank에 가서 찾으란다.
모처럼 가는 길이니 이것저것 쇼핑도 하고 사야할 것들도 많다.
옆집 교수님이 심심한데 자기 차로 함께 가자고 하니 잘 됐다. 소풍 가는 사람들처럼 예쁜 옷을 차려 입고 즐겁게 나선다.
먼저 차이나 뱅크에 들렀는데 언제나 그렇듯 기다리는 사람도 많고 속터지게 느리다.
창구 하나는 Line Off이고 또 다른 창구는 놀랍도록 많은 동전 보따리를 들고 온 사람 때문에 줄곳 Busy이다.
겨우 창구 하나에서 급할 것도 없이 세월아 네월아 처리해 주는 직원에게 불만하는 사람도 없다.
엄청 기다린 후에야 내 차례가 왔다.
ID를 두 개나 보여주고 이름, 주소, 휴대폰 번호와 Signature를 한 다음에 Cash를 바꿨다.
점심시간이 훌쩍 넘어있다.
3층 어디쯤엔가 Aristo crat이라는 다소 생소한 Restaurant에 들렀는데 80년 역사의 이름있는 식당의 분점이라고 한다.
언제나 처음 오는 곳은 음식 주문이 어렵다. 그림을 보고 시켜서 그래도 참 맛있게 먹었다.
나는 미용실에 들려서 머리를 컷트하고 그동안 죠셉과 교수님은 발맛사지를 했다.
우리 동네 게이가 하는 미용실에 가면 50페소에 하는 머리 컷트를 이 SM안에서는 300페소이다. 이럴 때 나도 좀 고급 손님이 되어보고 싶다.
돈도 많이 생겼겠다 시간도 넉넉하겠다 이 참에 쇼핑도 하고 여러가지를 샀다.
특히 한국에서 가지고 온 후라이팬이 이제 너무 오래 되어서 새것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 크기 별로 모두 고급제품으로 샀다.
오는 길에는 한국마트에도 들렀다. 콩나물, 파, 두부, 어묵, 쌈장..찹쌀떡...
아침에 나갔다가 이래저래 저녁나절에 돌아왔다.
이렇게 하루를 어영부영 보냈어도 이웃과 공감하고 쇼핑하고 ,돈 쓰는 재미에 괜히 즐겁다.
진짜 할 일 없는 노인네들의 한가한 시간이었다. 그렇게 잔디를 돌며 죽을 힘을 다해 공을 치던 것과는 또 다른 맛.
첫댓글 그동안 많은 고생을 안겨 준
조그만 한 보상을 받으셨나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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